정치의 조목에 대해 정치학 교과서이자 중국 고대 공식 역사기록인 '서경'에서는 여덟 가지로 제시하였다.
첫째가 식생이다. 사람들은 모두 먹어야 생존하면서 삶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급한 것이 식생이다. 둘째는 재화이다. 재화를 증식시켜 국가의 생산력이 높아지고 경제력이 강해져야 국민들이 의지하고 살 수 있다. 셋째는 제사이다. 국민들이 먹고 살 만하고 국가의 경제력도 탄탄하면 조상에게 보답하는 예도가 없을 수 없기에 보본의 예를 마련하였다. 넷째는 주거이다. 국민들이 편안히 기거할 거처가 있어야 양생과 제사가 행해질 수 있기 때문에 국토를 관장하여 주택과 거주생활환경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다섯째는 교육이다. 편안하게 거처하면서 성품이 잘못되지 않도록 교육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여섯째는 형벌이다. 교육으로 해결이 안 되는 경우 형벌로 바로잡아 보정해야 하기 때문에 치안과 형벌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일곱 번째는 외교이다. 국내외 왕래하면서 교제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국가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여덟째 군사이다. 합리적인 예절로 해결이 안 되는 국제관계는 부득이 군대를 동원해야 하기 때문에 맨 마지막에 놓았다고 하였다.
어느 시대든 정치에서 식생과 경제의 문제가 일순위에 있는 것은 바뀔 수 없다. 그래서 '주역'에서 고을을 수리할 일이 있어도 우물이 나오는 자리는 손을 댈 수 없다고 하였다. 식생의 대명사인 물이 나오는 자리는 다른 자리로 옮겨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이니 결국 우선은 민생과 경제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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