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성단] 러시아 떠나는 스타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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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와 펩시콜라는 지구촌 탄산음료 시장 패권을 겨루는 라이벌이다. 후발 주자 펩시는 팝스타 프린스를 내세우고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자 참신한 마케팅 전략을 설계했다. 1980년대 중반 지구촌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코카콜라보다 더 맛있다는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코카의 아성을 뛰어넘지는 못했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이를 '브랜드' 힘으로 본다. 소비자들은 맛보다는 상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거다. 코카콜라 상표는 펩시에 비해 소비자 뇌리에 강력하고 호의적으로 인식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로 소비자 대부분은 제품을 사는 정확한 이유를 모르며 그저 어렴풋하게 알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비이성적 소비행태를 겨냥한 판매전략이 있다. 뇌과학과 생물학, 심리학을 결합한 '뉴로 마케팅'이다. 코카콜라는 상표를 모르게 했을 때보다 미리 알려주고 맛 테스트를 했을 때 선호도가 더 높았다는 것이다. '브랜드 파워'의 막강한 영향력을 활용하려는 기법이 뉴로 마케팅이다.



코카콜라, 맥도날드, 피자헛에 이어 스타벅스와 나이키가 러시아를 떠난다. 스타벅스는 130개 매장을 모두 접기로 했다며 2천여명 직원들에게는 6개월 치 급여를 지급하고 구직활동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진출 15년 만이다. 외신은 나이키도 러시아 최대 가맹점과 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햄버거와 커피, 탄산음료는 중독성이 강하다. 빅맥과 아메리카노 커피에 길든 모스크바 시민을 겨냥한 유사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는 이유다. 러시아 음료 생산업체 '오차코보'는 최근 탄산음료인 '쿨 콜라', '팬시', '스트리트'를 내놨다. 코카콜라, 환타, 스프라이트를 대체한 '짝퉁' 제품이다. 하지만 모스크바 시민들 입맛을 달랠지는 미지수란 전망이다.

소비에트연방국을 승계한 러시아는 국력은 쇠했어도 경제 자유화와 개혁·개방 노선을 추구했다. 비록 독재정권이나 서방세계와 다르지 않은 소비문화가 정착됐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민들 삶의 질이 1980년대 구소련 수준으로 회귀하는 양상이다. 맥도날드와 스타벅스 매장이 떠난 모스크바 거리는 활력을 잃었다. 우크라이나 전황은 수렁이 깊다. 푸틴을 향한 국민들 마음도 차갑게 식었다. 독재자의 몰락이 멀지 않은 느낌이다.


/홍정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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