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성단] '동네 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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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은 인간의 중추신경계를 지배한다. 강력한 진통효과로 아파도 아픈 줄 모른다. 반대로 엄청난 각성 효과로 집중력과 성적 쾌감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린다고 한다. 바이엘사가 아편을 정제해 만든 신약이 헤로인(Heroin)이다. 복용하면 영웅(Hero)처럼 힘이 솟구치니 모든 약의 영웅이라 작명했단다. 19세기 말 일본에서 개발된 필로폰(Philopon)의 어원은 '노동을 사랑한다'는 의미의 그리스어 필로포누스(Philoponus)라는데, 피로회복제로 상품화됐다. 우리가 아는 히로뽕이다.

의학적인 진통 및 각성 효과에도 불구하고 마약이 치명적인 이유는 중독으로 인한 의존성이다. 한번 시작하면 끊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대마초는 미국 일부 주에서 합법일 정도로 중독성이 낮다고 한다. 문제는 더욱 강한 마약(Hard drug)으로 향하는 게이트웨이 드럭(Gateway drug 입문약물)인 점이다. 대마초나 엑스터시가 필로폰으로 가는 통로라는 얘기다. 배우 김부선은 2004년 대마 사용 금지로 행복추구권을 침해받았다며 위헌소원을 제기했다. 헌법재판소는 일언지하에 '합헌'을 결정했다. 대마초의 위력적인 중독 효과 때문이었다.

전세계가 마약과 전쟁 중이다. 공항, 항만은 물론 국경과 해상에 감시망을 깔아 마약의 진입을 막고 있다. 특히 미국은 멕시코, 콜럼비아 등 남미 마약 카르텔들과 기약 없는 전쟁을 수행한 지 반세기가 넘었다. 하지만 마약 유통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남미 마약 카르텔들은 중무장한 사병들로 대항한다. 경찰을 비롯한 공권력도 카르텔의 돈에 오염됐거나 무용지물이다.



전쟁을 선포할 정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최근 우리 사회에도 마약 사범 증가 추세가 심각한 수준이다. 2014년까지 1만명 안팎이던 마약 사범이 이후 급증해 최근엔 2만명에 육박하기도 했다. 추적이 어려운 온라인 유통을 감안하면 실제 마약 사용자는 훨씬 많을 것이 확실하다. 지난달 광주에서 교통사고를 낸 사람과 수원의 내연 남녀가 스스로 마약 투입 사실을 시인하는 일도 있었다. 연예계를 비롯한 일부 계층의 일탈 수준을 넘어 마약이 우리 동네 곳곳에 번진 증거로 보인다.

마약범죄의 특성상 임계점을 넘는 순간 대처할 수 없다. 전쟁을 선포할 지경이면 이미 지옥이 펼쳐진 것이다. 미리 뿌리 뽑는 게 최선이다. 공권력의 분발을 촉구한다.

/윤인수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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