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숨소리에 피리가 달렸구나
들숨 따라 날숨 따라 파도 타는 하얀 시트
한참을 노 젓기 했나
잠에 빠진 돛단배
-우형숙 |
이오장 시인 |
지구에서 보는 달은 밤에만 볼 수 있고 그것도 앞쪽만 보인다. 그 모양도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 작아졌다 커졌다 주기적인 변화를 보여준다. 영원히 뒤를 보여주지 않는 달은 형제와 같은 존재다. 앞을 이해하고 전부를 보여주는 것 같아도 삶의 위치에 따라 전부를 알지 못하는 게 형제다. 친구도 이와 같아 아무리 친하다 해도 그 속을 다 알 수는 없다. 달에 비해 태양은 다르다. 지구의 모든 것을 관장하지만 태양에 오를 수 없고 접근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전부를 줘 지구의 생명을 관장하면서도 자신의 희생과 헌신을 보여주지 않는다. 바로 우리의 어머니다. 우리는 어머니를 위대하다고 한다. 하지만 생명을 준 어머니에 대한 존경심과 희생에 감사할 뿐이다. 우형숙 시인은 그런 위대한 어머니가 병상에 누워있는 모습에서 비로소 어머니의 위치에서 자신을 어렴풋이 바라본다. 어머니의 목에 피리가 달려있어 삶을 연주하며 자식에게 다 보여준다. 가르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삶의 현실을 지나오며 알게 된 것들은 전부 보여준다. 한참을 노 젓기 하듯 잠에 빠진 모습에서 우리는 어머니의 숨결을 셈해 봐야 한다. 그것이 태양 같은 어머니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것이고 오르지 못할 태양을 몸에 새긴 것이다.
/이오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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