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시흥시 정왕동의 시흥물환경센터 시설 모습. 2022.11.28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
K-Water(한국수자원공사) 컨소시엄이 시흥시와 협약을 맺고 운영 중인 시흥물환경센터의 악취 저감 시설 개선사업이 1년째 표류하고 있다. 사업비 부담을 놓고 컨소시엄과 시흥시 간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며 애꿎은 주민들만 오랫동안 악취에 노출되고 있다.
29일 오후 시흥시 정왕동 오이도공원 인근에서 만난 주민들은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하수처리장 악취 때문에 잠 못 이루는 일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정왕3동에서 20년째 살고 있는 최모(75)씨는 "오래된 화장실 냄새 같은 게 나는데 안개가 낀 날은 더 심해진다. 한동안은 안 나다가 요새 들어 또 스멀스멀 올라온다"고 토로했다.
이곳에서 직선거리로 800m가량 떨어진 곳에는 하수와 오물을 처리하는 시흥물환경센터가 있다. 하수처리장의 특성상 당연히 냄새가 날 수 있으나, 최근 들어 악취가 풍기는 일이 잦아졌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실제 시흥시로 접수된 해당 센터와 관련된 민원은 2019년 10건, 2020년 15건, 2021년 2건, 2022년 17건으로, 지난해를 제외하곤 매년 10건 이상의 민원이 발생했다.
이러한 악취를 포함해 하수처리 시설 운영 시 발생하는 애로 사항을 줄이고자 관리대행사인 K-Water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악취 저감 시설개선의 설비 용역을 실시했다.
이를 토대로 공사 시행 방안까지 마련했으나 시설 설치에 들어가는 40억원가량의 예산을 누가 부담하느냐를 놓고 관리대행사와 지자체가 책임 공방을 벌이는 탓에 실제 사업이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물환경센터 저감 개선 1년째 표류
수자원공사 컨 "보수비 市가 내야"
市 "복합관리대행… 수탁자 책임"
예산 책임 공방의 저변에는 복잡한 운영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시흥물환경센터는 '복합관리대행사업' 협약을 거쳐 K-Water 컨소시엄이 20년간 시설을 관리하는 구조다.
지난 2017년 이 같은 계약을 체결한 뒤 시흥시는 하수처리 시설 등의 운영을 대행사에 맡겼다. 이에 따라 시흥시는 운영대행료로 연간 155억6천300만원을 K-Water 컨소시엄에 지급하고 있다.
K-Water 컨소시엄의 대주주인 한국수자원공사는 시흥시에서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8일 오전 시흥시 정왕동의 시흥물환경센터 시설 모습. 2022.11.28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
한국수자원공사 시화사업본부 관계자는 "컨소시엄 측은 관리 대행을 하는 것이고 자산은 시흥시 것이다. 개보수에 들어가는 기본적인 비용은 시에서 부담해야 한다"며 "곧 배곧신도시 등이 들어서 기존 저장 시설의 용량을 초과하는 하수가 유입되면 현재 지급되는 운영대행료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시흥시는 복합관리대행 계약을 근거로 시설 운영에 드는 추가적인 비용은 대행사에서 자체적으로 부담해야 한다고 본다.
시흥시 관계자는 "이미 매년 대행사에 지불하는 운영비에는 악취 저감 관련 비용도 포함돼 있다. 애초에 복합관리대행은 단순관리대행과 달리 수탁자(대행사)가 운영을 책임지는 것이기에 시설 운영 시 드는 추가 비용도 컨소시엄 측에서 부담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영래·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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