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자랑, 이강인(레알 마요르카)과 정우영(SC프라이부르크)을 응원합니다."
6일 오전 3시 40분께 인천 중구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영하 3℃, 입김이 나오는 추운 날씨에도 태극전사들을 응원하러 모인 400여 명의 시민이 경기장 좌석을 하나둘씩 채웠다. 붉은색 유니폼과 붉은 악마 머리띠, 태극기 등 저마다 응원 도구를 챙겨온 시민들은 응원단의 북소리에 맞춰 '대~한민국'을 목청껏 외쳤다.
후반 29분에 이강인 선수가 교체 투입된 뒤 백승호가 만회골을 터뜨리자, 전반 대량 실점으로 침울했던 경기장엔 큰 함성이 울려 퍼졌다.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인 이곳에서 시민들은 인천 출신 이강인과 정우영에 대해 남다른 애정과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구 축구전용경기장 '대한민국'
-3℃ 한파에 400여명 자리 채워
이강인은 2011년 발렌시아 유소년 팀으로 유학길에 오르기 전까지 인천 유나이티드의 축구 꿈나무 아카데미(취미반)를 거쳐 12세 이하 유소년팀(육성반)에 입단해 초등학교 고학년 형들과 그라운드를 누볐다.
정우영은 인천 유나이티드 15세 이하 팀인 광성중과 18세 이하 팀인 대건고 출신으로 독일 프로축구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한 바 있다.
이모(40)씨는 "우리 팀이 예선 경기를 뛰면서 피로도가 축적됐는데 그때마다 이강인이 후반전에 투입돼 경기 흐름을 주도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며 "인천의 자부심인 이강인 선수가 내년 아시안컵에선 더 크게 활약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모(25)씨는 "정우영 선수가 이번 월드컵에서 많은 경기를 뛰진 못했지만, 아시안컵 등 국제무대에서 더욱 활약하길 바란다"며 응원했다.
오전 6시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시민들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뛴 선수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냈다.
이날 응원을 이끈 붉은악마 인천지회 부회장인 김종식(44)씨는 "코로나19로 중단됐다가 오랜만에 재개된 거리 응원이었다"며 "추운 날씨에도 시민들과 함께 16강전을 응원할 수 있어서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백효은·이수진기자 100@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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