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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경기] 미래 10년 여주 발전 초석 마련… 민선 8기 6개월 돌아보며

이충우 초임 시장의 '뚝심 행정'… 정부·SK 양보 이끌어냈다
입력 2022-12-18 20:27 수정 2022-12-18 20:39
지면 아이콘 지면 2022-12-19 11면

여주시복합행정타운 후보지결정위한 공론화
여주시복합행정타운 후보지 결정을 위한 공론화위원회는 시민대표참여단으로 참여한 시민 189명을 대상으로 지난 3~4일 이틀간 심도 있는 숙의 토론을 거쳐 최종 후보지를 결정했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

경기도 31개 지자체 중 여주시만큼 역동적으로 민선 8기를 시작한 곳도 드물다. 이충우 시장은 취임하자마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일방적인 용수 공급 문제로 정부와 SK하이닉스에 각을 세웠다. 작은 지자체의 초임 시장으로서 쉽지 않은 싸움이었다.

하지만 협상 시작 4개월 만에 SK하이닉스와의 상생 협약을 이끌어냈다. 40년 여주 발전을 막아온 중첩규제에 관한 중앙정부의 긍정적인 검토 의견까지 현실화 된다면 10년 여주 발전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것이 지역의 중론이다.

오래 묵은 현안 과제들도 뚝심 있게 밀어붙여 최근 공론화 과정을 거쳐 여주시 신청사 이전 예정지를 발표했다. 오는 23일에는 2곳으로 압축된 가축분뇨공동자원화시설 부지도 확정 발표한다. 민선 8기 여주시의 6개월 시정을 돌아보며 지방자치제가 나아갈 바를 살펴본다.

특별한 희생에는 정당한 보상 뒤따라야
이 시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 7월5일 경기도가 주관한 용인반도체클러스터 현장 시찰과 간담회에서 "정부와 SK는 상생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일방적인 공업용수 공급에 문제를 제기하며 강하게 맞섰다.



이 시장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운영을 위해 여주 남한강에서 일일 26만5천t의 물을 가져가야 하는데, 국가와 경기도의 경제발전 측면에서 뜻을 함께해야 하지만 '상생'에는 어느 한쪽의 희생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제동을 건 것이다.

국책사업이란 명분으로 힘없는 작은 지자체에 충분한 협의나 합리적인 지원 없이 희생을 강요하는 중앙정부와 SK 측에 처음으로 부당함을 지적한 것이다.

용수공급에 관한 이야기는 이 시장이 후보 시절 마을을 방문하다 들은 것이 계기였다. 이어 당선 직후 인수위 보고를 받으면서 이 시장은 '우리가 지금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구나'란 판단이 들었는데 그 불만이 간담회 자리에서 터졌다.

이 시장은 "간담회에서 여주시가 당연히 해줘야 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너무 억울하더라. 그래서 '난 그렇게 못한다. 여주 시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섰다"고 설명했다.

일방적 공업용수 공급 문제제기 강경 맞서
친기업 일부 언론 '지역 이기주의' 몰기도
 


이렇게 시작된 싸움은 지난 7월28일 여주시의회가 반대 성명을 발표하면서 힘을 보탰다.

그러나 모두가 우호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것은 아니었다. 친기업의 입장에 선 일부 언론에서 '지역 이기주의'라며 시를 몰아세웠다. 이 시장은 "이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말한다. 묵묵히 온갖 규제를 감내하며 40년 가까이 견뎌온 여주시민들이 받았을 상처에 마음이 아팠기 때문이다.

이후 지난 8월11일 여주 관내 200여 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남한강 물이용 상생위원회'가 결성됐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들고 일어난 것이다. 1천장의 반대 현수막이 내걸리고, 서명운동과 함께 정부에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거세게 반발하자 정부와 SK하이닉스의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단합된 투쟁이 이어지자 수차례 협상 요청에도 꿈쩍 않던 SK하이닉스는 물론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경기도의 정책 담당관들이 잇달아 상생 방안을 찾기 위해 시를 찾았다. 김선교 국회의원과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의 당정 간 중재도 큰 힘이 됐다. 그리고 지난 11월21일 국회에서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용수 인프라 상생협력 협약식'이 체결됐다.

남한강 물이용 상생촉구 결의대회 9월5일1
여주남한강물이용상생위원회와 1천여 명의 시민들은 지난 9월5일 여주시청 앞에서 '남한강 물이용 상생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여주남한강물이용상생위원회 제공

정부-지자체-기업 상생 협약… 10년 여주 발전 초석
상생협약 내용은 크게 SK하이닉스와 중앙정부, 기관으로 간추려진다. SK하이닉스는 시에서 조성하는 산업단지에 20개 이상 반도체 기업이 유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며, 용인시와 안성시 수준의 지역상생 사회공헌사업(ICT사랑방, 행복 IT Zone, 행복 도시락 및 노인·청소년 사업 등)을 오는 2025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그리고 여주지역 반도체 인력양성을 위해 여주대에 반도체 강좌 편성과 유휴 장비 지원, 관내 중·고등학교 이공계 진로 멘토링을 지원하며 쌀 소비촉진을 위해 매년 여주쌀 200t을 구매하기로 약속했다.

중앙부처와 경기도에서는 자연보전권역 내 공장 신·증설 관련 폐수 배출이 없는 공장의 신·증설 규모를 2천㎡까지 가능하도록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령' 개정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자연보전권역 내 6만~10만㎡ 규모의 도시개발사업(창동)에 적극 협의해 주기로 했다.

자연취락지구 등 마을이 형성된 지역에 대한 하수처리구역 확대와 소규모 마을하수도 확충, 수질오염총량제 지역개발부하량 여주시장의 자율권 확대, 한강수계관리기금 주민지원사업 확대 등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하기로도 했다.

경기도는 여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내외 신산업 기술기업 유치활동과 산업단지 1개소를 추진하기로 했고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주거복지향상 및 대학생·청년 등 취약계층을 위해 수요에 부합하는 공공임대주택(300호)을 건설하기로 약속했다.

협상안 성과 20여 업체 2천~3천명 고용창출

이 시장은 "협상안에 모든 분야의 요구를 다 담을 수는 없었지만 적잖은 성과가 있었다. 산업단지가 조성되면 20여 개 SK하이닉스 협력업체와 신산업 기업체가 들어오고, 이를 위해 하수처리구역 및 하수처리시설 확충과 공공임대주택이 건설되면 2천~3천명의 일자리 창출과 인구유입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국토 균형발전이나 수질 보전이라는 정부의 국정 목표를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적어도 10년 여주 발전의 초석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여주의 발전을 옭아매는 중첩규제 완화를 위해 팔당 유역 7개 시·군과 연대해 법 개정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충우여주시장 포커스경기 (1)
이충우 여주시장. /여주시 제공

복합행정타운도 여주역세권 일원으로 결정
이 시장은 '시민들의 불편을 하루라도 빨리 끝낸다'라는 신념으로 취임 당일 '여주시 복합행정타운 건립 추진 계획'을 제1호로 결재했다.

그는 "올해 안에 최종후보지를 결정하겠다"며 그 방안으로 후보지 선정 타당성 조사 용역과 공론화 과정을 결합했다. 타당성 조사 용역에서 추려진 다수의 후보지를 공론화위원회에 안건으로 제안해 시민들의 의견 수렴·숙의 과정을 거친 뒤 최종 후보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복합행정타운' 의견수렴 거쳐 연내 장소 결정


이 과정을 거쳐 시는 지난 9일 공론화위의 권고안대로 후보지를 여주역세권 좌측 일원(가업동)으로 확정했다. 내년 초부터 신청사 건립에 따른 기본계획 및 타당성 조사 용역을 비롯한 각종 행정절차를 조속히 추진해 임기 내 착공을 목표로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시장은 "청사 이전으로 우려되는 원도심 공동화 문제와 이를 극복할 활성화 대책을 내년 상반기부터 전문기관 용역을 통해 마련할 것"이며 "하동 제일 시장과 옛 경기실크 부지, 현 극장 예정지와 옛 극장 부지 주변, 창동 먹자골목 등에 도시재생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많은 사람이 찾아올 수 있도록 시민, 상인회와 충분히 협의해 빠르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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