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4일 오전 8시께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인천시 계양구 상야동 구간의 한 경사면 아래 수로. 이곳에는 페트병, 캔 등 각종 쓰레기가 가득 쌓여 있었다. 이 쓰레기들은 고속도로를 지나는 차량에서 버려져 경사면을 타고 수로 쪽으로 내려온 것으로 보였다.
이 일대는 한적한 곳이어서 차박 등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수로 쪽에는 음식물 등 생활쓰레기도 버려져 있었다. 비가 오면 쓰레기들은 수로를 따라 인근 경인아라뱃길이나 굴포천 등으로 흘러내려 간다.
계양구·도공·신공항하이웨이 등
도로변 사각지대 수거 안돼 방치
이날 장정구 생태역사공간연구소 공동대표와 함께 고속도로 주변 쓰레기 투기 실태를 살펴봤다.
장 대표는 "여기에 불법 주·정차 단속 현수막이 걸린 것을 보면 계양구청에서 점검을 나온다는 말인데 보다시피 쓰레기 수거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고속도로 경사면을 기준으로 양쪽을 관리하는 주체가 달라 경사면이나 수로에 있는 쓰레기들이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신공항하이웨이(주)는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와 경사면 일부를, 그 경사면 아래 수로 등은 계양구청에서 관리하고 있다. 장 대표는 이 때문에 관리 주체들이 서로 고속도로 경사면 쓰레기 관리에 소극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인천 계양구 병방동 방축천 부근에 있는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경사면과 수로에도 쓰레기가 가득 쌓여 있었다. 이들 쓰레기는 수로를 따라 인근에 있는 서부간선수로와 굴포천 등으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
쓰레기가 나뒹구는 경사면과는 달리 바로 옆 서부간선로는 깨끗했다.
페트병·캔 등 우천땐 아라뱃길 방류
곳곳 차박 음식물 등 버려지기도
장 대표는 "고속도로는 한국도로공사에서, 서부간선로는 계양구청에서 주기적으로 청소차를 운행하지만, 고속도로 경사면은 사람이 직접 걸어 다니며 쓰레기를 수거해야 하기 때문인지 그대로 방치돼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제1차 해양폐기물 및 해양오염퇴적물 관리 기본계획'을 보면 국내 연간 해양폐기물 발생량은 14만5천t이다. 해수부는 나뭇가지와 풀 등을 제외하면 60% 정도가 육상에서 나온 쓰레기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고속도로 경사면과 수로 등에 버려진 쓰레기들도 이에 속한다.
장 대표는 "봄이 되면 풀이 무성하게 자라 경사면에 있는 쓰레기가 잘 보이지 않아 수거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한국도로공사와 구청 등이 쓰레기 처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수진기자 we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