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민(광명북고)이 지난 3월 치러진 '2023 독일 주니어오픈대회'에서 남자복식 1위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독일 주니어오픈 대회 출전 당시 모습. /YONEX German Junior 2023 캡처 |
시속 330㎞. 무서운 속도로 셔틀콕이 네트 위를 가로질러 오지만, 선수들은 익숙하게 받아쳐 낸다. 상대편이 서 있는 지점을 보면 공이 어느 방향으로 향할지 가늠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왼손잡이' 이종민(17·광명북고)이 코트 위에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왼손으로 받아쳐 낸 공은 상대의 예측을 어지럽힌다. 경기 흐름을 읽는 특유의 감각 덕에 공격에도 가속이 붙는다.
'2023 독일 주니어오픈 대회' 남자복식 1위, '2023 네덜란드 주니어오픈 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복식 3위. 이종민은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도 활약하며 금빛 성과를 차근차근 일궈내는 배드민턴 유망주다.
이종민은 최근 독일서 얻은 금메달에 대해 "큰 대회에서 우승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대진표에 있는 상대 선수들의 전적을 보니 긴장이 됐다"며 "파트너였던 박범수(당진정보고) 선수와 감독님, 코치님, 트레이너 선생님들이 응원해줘서 우승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이야기했다.
독일·네덜란드 주니어오픈 1·3위
회장기 전국학생선수권서 2관왕
"국가대표로 올림픽 금메달 딸것"
이종민은 복식 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다. 지난해 '2022 한국중고배드민턴연맹 회장기 전국학생선수권대회' 남자고등부 복식(1학년) 3위와 '2022 밀양 원천 요넥스 코리아 주니어오픈 배드민턴선수권대회' 혼합복식(U-17) 2위 등 좋은 결과를 내보이기 시작했다.
올해는 겨우 1분기가 지났는데도, 해외 대회는 물론이고 '2023 한국중고배드민턴연맹 회장기 전국학생선수권대회' 고등부 혼합복식(2학년)과 남자복식(2학년)에서 우승하며 매섭게 질주하고 있다.
김재훈 광명북고 배드민턴부 코치는 "이종민의 차분한 성격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배드민턴 경기에서 장점으로 작용한다. 좋은 네트플레이를 선보이며, 공을 끝까지 보고 처리해내는 선수"라며 "복식 선수로서 장래가 기대된다. 심폐지구력과 근력을 조금 더 보완한다면 좋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보였다.
지난 10일 치러진 '2023 대한배드민턴협회장기 전국종별배드민턴대회' 남자고등부 복식 결승전에서도 이종민은 박선호(광명북고)와 함께 2위라는 쾌거를 이뤘지만, 그는 인터뷰 내내 아쉬움을 드러냈다.
네트플레이를 할 때 나오는 헤어핀이 특기인 이종민은 "나만의 장점을 더 보여줄 수 있었는데,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경기를 마무리 지어 아쉬웠다. 경기를 되짚으면서 보완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해외 무대를 치르면서 자신감은 물론, 성과에 대한 욕심도 무럭무럭 자란 이종민은 더 큰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
이종민은 "같은 왼손잡이인 일본의 와타나베 유타 선수의 플레이를 좋아한다. 키가 작고 힘도 약하지만, 경기를 제압하는 능력이 좋아서 본받고 싶다"며 "올해 치르는 경기에서 단식, 복식 모두 우승하고 싶다. 훗날 국가대표 선수가 돼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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