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인 가구가 꾸준히 늘면서 작은 사이즈의 종량제 봉투를 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 내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5ℓ 규격부터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도내 일선 지자체 등에 따르면 통계청에 올라온 '경기도 가구원 수별 가구' 자료를 보면 2021년 기준 도내 1인 가구는 154만명으로 전년 대비 13만명 이상이 증가했다. 전체 가구 대비 1인 가구 비율도 27.6%에서 29.2%로 1.6%p 늘었다.
도내 지자체 8곳만 5ℓ 이하 판매
1인 가구들 봉투 채우기 버거워
음식물쓰레기도 작은 규격 원해
이처럼 1인 가구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도내 31개 지자체 중 8곳을 제외한 나머지 지자체에선 여전히 이들이 필요로 하는 작은 규격이 아닌 5ℓ 규격 이상의 쓰레기 종량제 봉투만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봉투 역시 모든 지자체에서 1ℓ 규격부터 판매하고 있다 보니 1인 가구에 맞는 작은 규격이 하루빨리 도입돼야 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18일 수원시 모바일 시민참여 플랫폼인 '새빛톡톡' 홈페이지에 올라온 '작은 사이즈의 종량제 봉투 제안' 토론에는 이날 현재 기준 329명의 시민들이 공감한다는 의견을 남겼다. 230여 개가 넘는 댓글 대부분이 '1인 가구가 많아지고 있는 시대에 필요한 제안'이란 입장이다.
화성시 반송동에서 자취를 시작한 지 4달째인 김정원(26)씨는 "혼자 사는 사람에게는 5ℓ 종량제 봉투도 크다"며 "처음엔 봉투를 구매한 것이 아까워서 채우려고 일주일 이상을 모아놨더니 날벌레가 꼬여 견디기 힘들었다. 그 후부터는 봉투의 3분의 1도 못 채우고 그냥 버릴 때가 많다. 하루빨리 1인 가구에 맞는 종량제 봉투가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원시 이의동에 거주하는 1인 가구 김모(25)씨는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매번 다 채우지 못하고 버리다 보니 아까워서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구매를 생각하고 있다"면서 "1인 가구는 계속해서 늘고 민원 역시 꾸준히 제기되는 만큼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일선 지자체 관계자는 "5ℓ 종량제 봉투 수요 증가 폭이 크지 않아 더 작은 규격의 종량제 봉투를 신설하자는 본격적인 논의는 진행하고 있지 않다"며 "작년 9월에 비해 올해 9월 5ℓ 종량제 봉투 판매량이 142만여 장에서 143만여 장으로 소폭 증가한 것은 맞지만, 더 작은 종량제 봉투를 만들었을 때 수요가 크지 않고 관리 비용만 늘어날까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