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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세대 간 대화는 사회 갈등 해결의 출발점

입력 2024-06-04 19:51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6-05 18면
청소년 자녀와 불편한 관계 늘어
부모세대 탐욕서 어려움 기인 생각
젊은세대는 무력감에 '삼포' 빠져
부모들이 먼저 아집·한탕 자인해야
타자에 대한 정의적 실천윤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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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
지나간 5월은 가정의 달이었다. 1980년 국제연합(UN) 총회에서 결의한 이후 한국도 2005년 제정을 했다. 이유는 사회 구성에서 가정의 역할과 책임이 날로 중요해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 '부부간의 폭력', '노인 학대', '아동 학대' 등 그 빈도와 강도(强度)가 더 심해지는 느낌이다. 과거 삼강오륜을 중시하는 동양적 유교전통에 기반을 둔 부모와 자식 간의 한국적 사유(思惟)는 이미 무너진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요즘 부모세대와 자식 세대 간의 공감대가 점차 약화하고 있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 근간에는 부모 세대가 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 두 세대 간의 구별법은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는 사람은 자식 세대이며 그렇지 않으면 부모 세대'라는 구별법이다. 아마도 자식 세대에게 스마트폰이 점점 유일한 친구가 되어 채팅, 검색, 맛집 예약, 심지어 애인도 스마트폰에서 직접 찾고 판단을 하니 부모에게 어떤 조력도 필요로 하지 않는 시절이 된 것이다. 사이버 공간에서 늘어나는 시간은 70~80년대 경제 성장을 이룬 산업 일꾼 경험을 가진 아날로그 부모 세대의 생각과 멀어지고 있어 상호 대화 단절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

최근 여성가족부에서 발표한 청소년 자녀와 부모와의 관계에 있어 자녀와의 불편한 관계가 2020년 11.1%에서 2023년 15.4%로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그 기반이 이들의 대화에 커다란 장벽이 지속해서 커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더욱 심각한 것은 부모와 자식 간의 상호 이해도에 있어서 2023년에는 사회생활을 유지하는 아버지(약 5.5%)보다 가정을 지키는 어머니가 약 9% 더 증가하여 어머니와 자식 간의 고립감이 점점 더 심화하고 있다.



이렇게 부모와 자식 간의 가치관 차이가 점점 벌어지는 현실은 부모 세대가 경험한 희생적 모습(성실, 부지런함, 노력 등등)을 자식 세대가 이제는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젊은 세대의 열악한 월급대비 생활비 증가, 내 집 마련의 어려움 등 그 원인이 부모 세대의 탐욕으로부터 기인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모 세대인 기득권자들의 일상화된 탈세 상속, 자녀 부정 입학과 군대 면제 등 그 탐욕에 무력감을 느끼고 스스로 '삼포(연예, 결혼, 출산 3가지 포기) 세대'로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부모와 자식 간의 가치관 차이가 대화 단절을 일으키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비법(秘法)은 없지만, 분명한 것은 세대 간의 단절을 막기 위해서는 부모 세대가 먼저 자신부터 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기 생각이 변하지 않고 남의 생각을 고치려 하는 아집(我執)에 가득 찬 세대임을 먼저 자인(自認)해야 한다. 자식에게 편법과 부동산 투기로 한탕 하려던 부모 세대였음을 고백해야 한다. 이제 '잘살아 보자'라는 가면(假面) 뒤에 추악함을 버리고 따스한 세상을 만드는 노력 역시 일차적 당사자는 부모 세대이다. 그냥 세월의 흐름 속에서 노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성숙한 어른이 되는 노력을 통해 도덕과 윤리적 규범을 재장전해야 한다.

가정의 달이 어찌 5월만인가? 가정은 건강한 사회 연대를 위한 기초이며 출발점이다. 사회 속 이웃에 대해 가정과 가정이 함께하는 연대로 연결되어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옆집과 나누고 대화하는 가정이 된다면 이것을 본 자녀 세대는 생각할 것이다. 타자(他者)에 대한 정의적 실천 윤리로서 자신을 재무장하는 다양한 노력의 첫 출발이 가정 내 세대 간의 따스한 대화이다. 이것이 이웃과 사회로 확장되는 것이며 역(逆)으로 사회가 안정화되고 밝은 사회라는 것은 각 가정 내의 대화가 상호 이해 속에 놓여 있음을 의미한다.

가정의 예(禮)가 사회의 도덕으로 상호 존중이 바탕이 되고 그 지킴은 남이 아니라 나 자신임을 생각하면, 또한 인생의 목표가 물질적인 것보다는 가정의 따스함이라는 것을 오늘 다시 생각해 본다.

/김영호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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