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수 칼럼

[김헌수 칼럼] 우리도 기준금리 조정의 필요성이 있다

입력 2024-06-17 20:10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6-18 18면
주요국 중앙은행들 美 연준보다
오히려 '적정한 인하시기' 저울질
미국도 고금리로 경기둔화 우려
美 경제와 연관성 높은 한국도
양적완화 이전 수준 인하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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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수 전략인재연구원장·교수
전월 중순 유럽중앙은행(ECB)에서 이달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 사실화했다는 소식이 있다. 이는 미국보다 금리를 먼저 조정하겠다는 의지이며, 유로존 시장의 물가가 세계 여타 지역보다 빠른 회복을 되찾은 시그널로 스웨덴과 스위스를 비롯하여 유럽의 각국 국가들도 정책 금리를 인하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한편 미 연준(Fed)에서도 작년 9월 이후 기준금리가 5.25~5.5%로 오랜기간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올 하반기 11월경 한 차례 베이비 스텝으로 인하할 조짐도 보인다. 미국은 아직도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확인되지 않아 통화정책의 완화를 위해서는 좀 더 나아진 물가지수의 호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 기준금리 인하를 주저하는 것 같다.

우리의 경우 애초 한국은행이 제시한 경제·성장률 전망치 2.1%에서 최근 수출 호조와 소비 심리 회복에 따라 2.5%로 높였다. 그동안 고물가로 모두가 어려워했으나 전문가들은 이미 정점을 찍고 일부 조정 중에 있어 경기 회복에 좀 더 속도를 붙이기 위해서는 중앙은행이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우려반 기대반의 목소리도 점차 더 커지고 있다.



불가피하더라도 과도한 기준금리의 인상은 부작용으로 대출 이자율 상승과 경제 성장의 둔화를 비롯 자금 차입이 어려워 투자 감소, 실업률과 금리를 상승시켜 부채 부담이 가중돼 높은 금리는 환율 상승과 내수 타격에 이어 주식 및 부동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나 우리의 경우 이상 현상으로 불경기 중에 물가가 계속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도 진행 중이다.

2019년 COVID-19가 오기 전까지만 해도 기준금리는 1.25%였으나 팬데믹으로 이어지며 급기야 경기가 위축돼 그에 따른 경기활성화나 부양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상황에 각국 중앙은행과 우리도 경기부양을 도모키 위해서 양적완화를 발표하기에 이르렀고 사후관리의 일환인 한 번에 빅 스텝까지 인상했던 사례가 지금은 매우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 중에 있다.

기준금리가 3.5%대를 유지하는 건 각국 기준금리를 고려할 땐 여러 복합적 요소가 있다. 인플레이션은 통화가 과다하게 유동하면서 물가를 상승시키는 특성도 있다. 좀 더 높은 수익을 찾으려 자금흐름을 왜곡시켜 때론 불경기가 계속되는데 물가를 부채질하는 스테그플레이션을 촉발시켜 내수시장을 더 어렵게 만드는 원인을 제공해 통화정책의 재고가 필요하다.

최근 전 세계는 팬데믹과 더불어 양적완화 이후 대부분의 국가들이 디스인플레이션의 국면에 진입을 진단함에 내달부터 동시다발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과 중국 인민은행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미 연준 보다 오히려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리기 위해 '적정한 인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 같다.

블룸버그 경제조사기관인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지난달 하순, "4월 말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에 오는 7월 금리 인하 가능성도 아직 유효하다"며 "이미 유럽은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했었고 중국은 경기 부양과 디스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응하려고 각각 6월 중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며 조심스레 흐름을 전망하는 7월의 인하설과 교차 중이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설에 대한 기대감에 대부분의 국가들이 일제히 환호를 보내는 추세다. 일각에선 인플레이션의 하강을 확신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보는 이도 있다. 지난달 하순 뉴욕 증시와 S&P 500지수, 나스닥 지수는 당일 종가 기준으로 올 들어 11% 이상 상승했고 24차례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운 계기는 결론적으로 인플레이션의 하강까지 확신은 이르지만 기준금리 조정의 필요성은 분명히 있다. 미국도 고금리 때문에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있다. 미 경제와 연관성이 높은 우리도 기준금리를 양적완화 이전 수준으로 인하되길 바란다.

/김헌수 전략인재연구원장·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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