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보존 아닌 문화재 보수 가능
부평구, 활용방안 수립 용역 추진
주민·관광객 발길 모을 공간 예정
"그동안 동네 한가운데 흉물스럽게 방치돼 주민들의 골칫거리였는데, 새로 단장한다니 반갑네요."
인천 부평구 부평2동 '미쓰비시 줄사택' 주변에서 10년 넘게 살았다는 이순희(65)씨는 "오랫동안 줄사택이 노후된 채 방치돼 동네 미관을 해치고 해충들도 생겨나 속상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17일 찾은 부평 미쓰비시 줄사택은 빈집으로 방치된 지 오래돼 지붕이 무너져 내리고 나무로 된 벽면은 썩어 있었다.
줄사택 사이의 좁은 골목길은 사람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나무판자로 막혀 있고 녹슨 자물쇠가 출입문마다 걸려 있었다. 줄사택 주변으로는 무성하게 자란 잡초와 쓰레기 더미가 있었다.
일제강점기 미쓰비시제강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의 숙소(부평 미쓰비시 줄사택)가 단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3일 국가유산청은 줄사택이 있는 부평동 일원 1천329㎡ 대지를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하겠다고 예고했다(6월14일자 4면 보도=미쓰비시 줄사택 '핍박의 역사' 길이 남는다).
등록문화유산은 지정문화유산과 달리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문화재가 가진 가치를 알리기 위해 문화재를 보수하거나 일부 구역을 새롭게 단장할 수 있다.
국가등록문화유산 예고 기간이 다음 달 13일 끝나면 부평구는 줄사택에 대한 안전보건 종합진단을 실시하고 보존·활용 방안을 수립하기 위한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이씨는 "미쓰비시 줄사택이 어떤 역사적 가치를 가졌는지 설명하는 전시 공간이 있으면 사람들이 많이 찾을 것 같다"면서 "일부 건물을 철거해 공간이 남으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작은 공원도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고질적인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줄사택을 허물고 주차장을 지어야 한다는 요구와 이곳을 문화재로 등록해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섰다.
이에 부평구는 주민·전문가·공무원 등으로 협의체를 꾸려 운영했으며, 이들이 내놓은 의견대로 지난해 8월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을 신청했다.
오랫동안 방치된 줄사택을 보수하고 새롭게 활용할 길이 열리자 주민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주민 황정숙(69)씨는 "이미 줄사택이 철거된 부평3동에는 경로당, 독서실, 헬스장 등 편의시설이 생겼다"며 "장애가 있는 아들이 있는데 인근에 중증장애나 뇌병변장애를 가진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평구는 줄사택을 주민과 관광객이 찾는 공간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부평구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등록문화유산은 일부 공간을 철거하거나 변형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니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공청회나 설문조사를 실시해 주민들 의견을 적극 수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부평구, 활용방안 수립 용역 추진
주민·관광객 발길 모을 공간 예정
인천시 부평구 미쓰비시 줄사택이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될 계획이다. 17일 줄사택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이순희(65)씨가 사택을 가리키며 빠른 관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2024.6.17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
"그동안 동네 한가운데 흉물스럽게 방치돼 주민들의 골칫거리였는데, 새로 단장한다니 반갑네요."
인천 부평구 부평2동 '미쓰비시 줄사택' 주변에서 10년 넘게 살았다는 이순희(65)씨는 "오랫동안 줄사택이 노후된 채 방치돼 동네 미관을 해치고 해충들도 생겨나 속상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17일 찾은 부평 미쓰비시 줄사택은 빈집으로 방치된 지 오래돼 지붕이 무너져 내리고 나무로 된 벽면은 썩어 있었다.
줄사택 사이의 좁은 골목길은 사람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나무판자로 막혀 있고 녹슨 자물쇠가 출입문마다 걸려 있었다. 줄사택 주변으로는 무성하게 자란 잡초와 쓰레기 더미가 있었다.
일제강점기 미쓰비시제강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의 숙소(부평 미쓰비시 줄사택)가 단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3일 국가유산청은 줄사택이 있는 부평동 일원 1천329㎡ 대지를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하겠다고 예고했다(6월14일자 4면 보도=미쓰비시 줄사택 '핍박의 역사' 길이 남는다).
등록문화유산은 지정문화유산과 달리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문화재가 가진 가치를 알리기 위해 문화재를 보수하거나 일부 구역을 새롭게 단장할 수 있다.
국가등록문화유산 예고 기간이 다음 달 13일 끝나면 부평구는 줄사택에 대한 안전보건 종합진단을 실시하고 보존·활용 방안을 수립하기 위한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이씨는 "미쓰비시 줄사택이 어떤 역사적 가치를 가졌는지 설명하는 전시 공간이 있으면 사람들이 많이 찾을 것 같다"면서 "일부 건물을 철거해 공간이 남으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작은 공원도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고질적인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줄사택을 허물고 주차장을 지어야 한다는 요구와 이곳을 문화재로 등록해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섰다.
이에 부평구는 주민·전문가·공무원 등으로 협의체를 꾸려 운영했으며, 이들이 내놓은 의견대로 지난해 8월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을 신청했다.
오랫동안 방치된 줄사택을 보수하고 새롭게 활용할 길이 열리자 주민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주민 황정숙(69)씨는 "이미 줄사택이 철거된 부평3동에는 경로당, 독서실, 헬스장 등 편의시설이 생겼다"며 "장애가 있는 아들이 있는데 인근에 중증장애나 뇌병변장애를 가진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평구는 줄사택을 주민과 관광객이 찾는 공간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부평구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등록문화유산은 일부 공간을 철거하거나 변형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니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공청회나 설문조사를 실시해 주민들 의견을 적극 수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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