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주인 항의해도 밀어붙여… 오산시 '불도저 행정'

입력 2024-06-17 20:25 수정 2024-06-17 20:32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6-18 7면

토지주, 2년전 도로구역 지정 '발견'
부당함 호소했지만 협의 없이 진행
관련법상 '의견청취 절차' 공람뿐
문제 없다는 市… "접수내용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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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시 세교동 106번지 일대 신설도로 예정부지. 2024.6.17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어떻게 땅 주인한테 확인도 없이 사유지에 버젓이 도로를 내겠다는 건가요."

오산시민 A씨는 17일 "주민이 직접 뒤져보지 않는 이상 전혀 절차를 알 수 없는 깜깜이 계획에 절대 응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시는 앞서 지난달 4천596㎡에 달하는 A씨 일가족의 농지를 포함한 6차선 도로를 신설하는 내용의 사업계획 고시 공고를 냈다. 사업시행자는 물론 준공 예정일까지 이미 지정돼 실시계획인가만을 앞둔 상태다.



A씨는 절차상 막바지에 이르는 동안 사유지임에도 정작 토지주에게는 시에서 별다른 안내나 협의도 없이 도로 신설을 강행해 왔다고 주장했다. A씨가 처음 사업계획을 인지한 건 지난 2022년 12월로, 당시 자신의 땅을 다른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직접 알아보던 중 이미 도로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걸 발견했다.

이후 1년6개월 가까이 시에 부당함을 제기해 왔지만, 향후 절차에 대한 별다른 협의는 없었다. 최근 공고를 통해 이제는 착공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사실만 거듭 확인했을 뿐이다. 이에 곧장 이의제기 의견서를 접수했다는 A씨는 "한참 전부터 해당 부지에 문화시설 사업을 준비해 왔는데, 모두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며 "이렇게 주민을 무시하고 행정편의적으로 해도 되는 것이냐"고 분개했다.

 

오산 세교동 106 농로11
오산시 세교동 106번지 일대 신설도로 예정부지. 2024.6.17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오산시가 땅 주인도 모르게 대규모 사유지가 포함된 도로 신설 공사를 깜깜이로 추진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앞서 인근 개발구역의 시행을 맡았던 민간시행사가 도로를 신설해 추후 시에 무상귀속시킬 예정인 것을 두고, 지자체가 이해관계를 앞세워 원주민 의견을 묵살했다는 의혹마저 불거지고 있다.

시에 따르면 신설 도로는 총 9만5천354㎡ 규모로 오산시 세교동 부근 국도1호선에서 양산동 주택단지로 이어지며, '양산4지구 도시개발사업추진위원회' 등이 사업시행자로 결정됐다. 양산3구역 지구단위계획상 이 도로는 구역 외 시설로 지정돼 있고 도로 개설 후엔 시에 무상귀속될 예정이다.

시는 법적 공고 규정을 준수해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관련법상 주민의견 청취 규정 자체가 한시적이고 유명무실한 탓에 토지주마저도 직접 찾아보지 않는 이상 인지하기 힘든 실정이다.

국토계획법상 지자체 도시계획시설사업의 의견청취 절차는 2개 이상 지방일간지 및 지자체 홈페이지에 최소 14일 공람하는 것이 전부다. 이에 대해 시는 절차가 잘못되진 않았으나, 접수된 이의제기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실무진 인사 교체로 지난해까지의 민원 처리 상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확인이 필요하다"며 "사업시행자 측에 이의제기 의견서를 전달해 회신을 기다리고 있고 전달받는 소견을 바탕으로 향후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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