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자! 웰니스 인천
강화군 랜드마크 꿈 익어가는 '금풍양조장' [즐기자! 웰니스 인천·(3)]
100년을 발효한 이야기가 혀끝에서 술술
일제강점기 지어진 건물… 건축양식 잘 보존
2022년 인천시 시도등록문화유산 지정 '가치'
예약 방문 '시음-투어-만들기' 2시간 코스
친환경 지역 쌀에 온수리 지하수로 빚어내
대표 막걸리 '금풍양조' 등 부드러운 달콤함
양태석 대표 "술만 팔지는 않는다" 경영 전략
관광 플랫폼으로 성장… 세계시장 진출도 준비
2023년 인천 웰니스 관광지로 선정된 '금풍양조장'은 술에 더해 '술 이야기'를 파는 양조장으로 전국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명소다. 금풍양조장을 찾아와 막걸리를 즐긴 인원이 지난 한 해 약 1천500명이다.
인천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에 자리잡아 100년 가까이 세월의 풍파를 견뎌 온 금풍양조장. 1969년 이후 양씨 집안 삼대가 대를 이어 운영하고 있다. 식품공학도 출신의 기획자인 손자는 오래된 술 공장을 온수리뿐 아니라 인천과 강화군의 '랜드마크'로 키워 나가는 꿈을 품고 매일 막걸리 향을 찾아오는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금풍양조장 입구. 양조장은 2022년 인천시 시도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2024.7.25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
100년 가까운 역사를 품고 있는 양조장이다 보니 대략적인 양조장 역사를 알아두는 것도 좋다. 1931년 김학제씨가 '금풍양조장'이라는 이름으로 창업한 것이 금풍양조장 역사의 시작이다.
재물을 뜻하는 금(金)이라는 글자와 풍년(豊)을 바라는 뜻을 담아 '금풍(金豊)'이라는 이름을 붙였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현 금풍양조장 양태석 대표가 설명한다. 금(金)자는 창업자의 성씨에서 따왔을 가능성도 있다.
양조장은 1957년 금풍양조주식회사로 발족하며 회사가 형태가 됐고, 이 회사를 1969년에는 현 양태석 대표 조부인 양환탁씨가 인수했다. 조부와 부친(양재형)은 '강화탁주합동제2공장'(1970년대 초~1990년대 초) 이름으로 양조장을 운영했다.
운영 중단을 거친 뒤 '마니산술도가주식회사'(2003~2007년), '강화온수양조장'(2011~2020년)이 양조장을 빌려 사용했다. 2020년부터는 양태석 대표가 양조장 운영을 모두 책임지고 있다.
금풍양조장 건물은 지난 2022년 10월 '인천광역시 시도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됐을 정도로 가치가 있다. 금풍양조장 건물이 일제강점기에 조성됐는데, 근대 공장의 건축양식이 잘 보존·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건축 당시 원형을 대체로 유지하고 있으며 개항기 이후 강화도 지역 양조 산업의 변화와 발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역사적 가치도 인정받았다.
손님을 맞는 양조장 1층. 2024.7.25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
금풍양조장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먼저 전화로 예약을 마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투어'(2만원), '셀프체험'(3만원), '마커스'(5만원) 등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양 대표는 "체험비가 전혀 아깝지 않도록, 즐겁고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강조한다. 오히려 그 체험비 이상의 경험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양조장을 방문하면 양조장 건물 바깥 모습을 살펴보고 입구에서 기념 사진을 남겨두는 것이 좋다. 양조장에 들어서는 순간 즐길거리가 쉴새 없이 쏟아지기 때문에 '인증숏 숙제'를 미리 해 두자는 차원이다.
양조장 1층 사무실 벽면. 2024.7.25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
양조장에 들어서면 직원들이 안내해준다. 이곳에서 준비한 체험 프로그램은 크게 막걸리를 맛볼 수 있는 '시음'과 양조장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투어', 그리고 직접 막걸리를 만드는 '만들기'로 구분할 수 있다.
직원들은 방문객이 먼저 시음할 수 있는 자리로 안내한다. 여기서 예쁜 술잔에 종류별로 담긴 막걸리를 마실 기회를 준다.
시음 순서는 알코올함량 6.9도의 이곳 대표 막걸리인 '금풍양조'로 시작해, 9.6도로 '크리미'한 느낌의 프리미엄 막걸리 금학탁주 블랙, 13도로 높은 도수의 금학탁주 골드, 그리고 9.6도인 강화 인삼향이 가득한 금학탁주 그린 순으로 이어진다. 양조장이니 술도 판매한다. 가격은 7천500원, 2만8천원, 3만3천원 등이다.
기자도 이곳 대표 막걸리인 금풍양조 맛을 봤다. 탄산이 없고 부드러우면서 적당히 달콤한 맛이 입안을 즐겁게 했다. 강화에서 생산되는 친환경쌀과 옛날부터 물(水)로 유명한 온수리 지하 관정에서 끌어올린 물로 만들어낸 막걸리다.
양조장 2층으로 향하는 계단. 2024.7.25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
시음이 끝나면 2층으로 올라가 본격적으로 양조장을 둘러볼 차례다. 2층에는 온갖 물건들로 가득하다. 모두 양조장에서 예전부터 사용하던 것들이다. 일제시대 건축 양식을 볼 수 있는 목조 구조가 그대로 보이는 천장도 이색적이다.
한편에는 100년전 옛 양조장의 모습을 가상현실 공간으로 둘러보는 VR 코너가 만들어져 있다. 옛날 막걸리 공장의 모습을 볼 수 있다.
1층으로 내려오면 만들기 체험이 진행된다. 직원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고두밥을 치대고, 물을 섞고, 막걸리를 걸러보기도 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만든 막걸리는 집으로 가져가 숙성시키면 되는데 술이 익어가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넉넉하게 2시간 정도면 여유롭게 금풍양조장의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다.
양조장 1층에 마련된 막걸리 만들기 체험 공간. 2024.7.25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
양 대표는 양조장을 맡아 운영하고 2021년부터 술을 판매했다. 그는 후발주자로 술을 많이 팔아 이윤을 남기는 '제조업'으로서 양조장이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술은 팔지만 절대로 술만 팔지는 않겠다"는 경영 전략이 수립됐다.
양 대표는 이곳 금풍양조장을 '관광 플랫폼'으로 키우기로 결심했다. 그 후 양 대표의 계획대로 금풍양조장은 성장하고 있다.
양조장에서 만든 캠핑용 막걸리. 2024.7.25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
양 대표는 대학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는데, 졸업 후에는 20년 가까이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IT 기업의 제품을 '런칭'하는 마케팅 기획사에서 일했다. 그의 기획력과 식품공학도로서의 지식이 양조장과 결합해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있다.
양 대표는 비누, 화장품, 방향제, 차 등과 막걸리가 협업해 다양한 상품, 다양한 경험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어떤 결과물이 나올 지는 모르겠지만 잘 될 때까지 계속 노력을 이어갈 생각이다. 동네책방, 강화 약쑥 등 지역 특산품과도 다양한 이벤트를 시도했다.
양태석 금풍양조장 대표. 2024.7.25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
그는 해외 진출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이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세계 시장 진출 목표를 세워두고 있었다. 여러 나라에 다양한 양조장을 만들어 키워가겠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10년후에요? 아마 전 세계에 뻗어있는 우리 양조장을 한 곳씩 둘러보면서 세계일주를 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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