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점 '프리미엄 뷰티관' 고객용 제지 주장… 인권위 권고와 상반
사진은 롯데백화점 인천점 모습. /경인일보DB |
"고객용, 직원용 화장실을 구분하다니요."
롯데백화점 인천점이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고객용' 화장실 이용을 막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롯데백화점 인천점은 최근 지하 1층에 '프리미엄 뷰티관'을 조성해 화장품 매장 51개를 입점시켰다. 매장 직원들은 백화점 측이 단장을 마친 후부터 지하 1층 고객용 화장실 3곳을 이용하지 못하게 막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화장품 매장과 식품관 등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지하 1층(약 1만6천㎡)에 단 하나뿐인 직원용 화장실만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6년째 인천점 한 화장품 매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A씨는 "고객용 화장실을 이용하려다 직원용 화장실로 가라고 제지당했다는 직원이 늘고 있다"며 "추석을 앞두고 손님이 늘어 더 바쁜데 매장 바로 옆 고객용 화장실은 이용하지 못하고 정반대 모퉁이에 있는 직원용 화장실까지 가야 해 불편하다"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9년 백화점 등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점포 내부의 모든 화장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고용노동부에 권고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같은 해 '백화점의 화장실을 고객 전용으로 지정해 직원들의 사용을 금지해선 안 된다'는 내용의 '사업장 세면·목욕시설 및 화장실 설치·운영 지침'을 발표했다.
민주노총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이하 노조)은 지난달 29일 롯데백화점에 이러한 조치를 시정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이서영 노조 사무처장은 "백화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평소에도 손님을 응대하느라 자리를 오래 비울 수 없어 화장실에 자주 가지 않으려고 물을 마시지 않거나 화장실에 갈 때는 뛰어서 간다"며 "다른 백화점들은 화장실을 고객용과 직원용으로 구분하지 않는 추세다. 롯데백화점 인천점의 조치는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 인천점 관계자는 "매장 직원들에게 고객용 화장실을 이용하지 말라고 공지하거나 제재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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