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이어트 위해 약물중독 불사하는 청소년들

입력 2024-09-05 20:06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9-0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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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여성 청소년들의 '마른 몸'에 대한 동경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 사회에 팽배한 '외모 지상주의'와 유튜브, SNS 등 각종 미디어에서 이를 확대·재생산하며 판단력 등이 부족한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관념을 확산시킨 탓이 크다. '뼈말라'(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몸), '프로아나'(거식증에 찬성한다는 의미로 과할 정도의 체중 감량)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2019년 질병관리청의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중·고생 2만9천282명 중 정상 체중임에도 스스로 뚱뚱하다고 인식하는 비율, 즉 자신의 신체 이미지 왜곡률은 여학생이 69.1%, 남학생은 66.2%나 됐다.

마른 몸에 대한 집착은 각종 질병 등으로 이어져 심각성이 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섭식장애 환자의 경우 2018년 8천517명에서 2022년 1만2천714명으로 늘었는데 이중 10대 이하 여성 거식증 환자가 2018년 275명에서 2022년 1천874명으로 7배 가까이 폭증했다.

체중감량에 도움을 주는 식욕억제제 등 약물 오·남용 및 중독으로 진료받은 10대가 2020년 1천146명에서 2023년 1천839명으로 늘었고, 지난해 약물관련 진료를 받은 10대 여성은 1천486명으로 남성(353명)의 4배를 넘는다. 10대 마약사범 증가 원인 중 하나로 마약류 다이어트 약이 꼽힌다. 중독 우려가 높아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처방이 금지된 다이어트약 '디에타민'(일명 나비약)은 온라인에서 광고와 불법거래로 버젓이 유통중이다. 나비약을 대리 처방받아 판매하다 구속된 사례 중 10대가 포함된 경우가 상당수다. 마약류 향정신성 비만 치료제의 남용은 우울, 환각, 자살 충동 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전문가들은 왜곡된 신체이미지 관련 교육을 강화해 올바른 기준과 개념 형성을 도와야 하고, 가족 또는 친구가 치료를 권하는 등 주변의 보살핌과 관심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더불어 학생건강 관련 통합사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경기도교육청이 약물 오남용 치료 등 학생 맞춤형 건강 지원을 위해 전국 최초로 체험형 학생건강증진센터를 지난 5월 개관했다. 하지만 학생건강 관련 조례가 4개로 쪼개지면서 통합적인 사업 진행은 어려운 상태다. 청소년은 우리사회의 미래다. 이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한 성장을 위해 정부, 지자체, 지역사회 등 모두가 주저없이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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