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일부 '투명페트병' 구분안해
서구 비닐 따로 수거 홈피 안내 없어
환경부 새 지침 미반영… 개선 필요
19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의 한 다세대 주택 플라스틱 분리수거통이 투명 페트병과 플라스틱을 함께 모으도록 되어있다. 2024.9.19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의 일부 기초자치단체들이 잘못된 쓰레기 분리배출 방식을 홈페이지에 안내해 주민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인천 부평구 홈페이지에 있는 재활용품 분리배출 지침을 보면, 모든 페트병과 플라스틱을 뚜껑과 부착된 상표를 제거한 뒤 함께 버리라고 돼 있다. 남동구와 강화군, 옹진군도 이와 같이 페트병과 플라스틱을 함께 배출하라고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환경부의 지침에 어긋나는 내용이다. 환경부는 2020년 투명 페트병을 다른 플라스틱과 구분해 버리도록 지침을 바꿨다. 투명 페트병은 다른 혼합물이 섞여 있지 않아 새 페트병, 섬유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고품질' 플라스틱이기 때문이다.
남동구 청소행정과 관계자는 "투명 페트병과 다른 플라스틱을 구분해 수거하고, 재활용 선별장에서도 이를 분리해 처리하고 있다"며 "현재 구청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지침은 환경부의 새로운 지침을 반영하지 않은 예전 자료"라고 해명했다.
19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의 한 다세대 주택 플라스틱 분리수거통이 투명 페트병과 플라스틱을 함께 모으도록 되어있다. 2024.9.19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재활용품 수거 업체의 처리 방식에 맞지 않은 내용을 안내하는 경우도 있다. 강화군의 재활용품 수거 업체는 플라스틱과 스티로폼을 구분해 수거하는데, 강화군 지침에는 이를 함께 배출해도 된다고 적혀 있다. 서구는 비닐류를 따로 수거하면서도 구청 홈페이지에는 비닐을 배출하는 방법을 안내하지 않았다.
환경부는 지자체별로 여건에 맞게 분리배출 방식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본인이 사는 지역의 쓰레기 분리배출 방식을 확인하기 위해 지자체 홈페이지를 참고하고 있다.
미추홀구에서 제로웨이스트숍(자원순환가게)을 운영하는 한소영(36)씨는 "쓰레기를 분리배출하려고 각 지자체 홈페이지에 올라온 지침을 확인해 보면 잘못된 내용이 포함된 경우가 종종 있다"며 "환경단체가 만든 분리배출 안내 사이트가 더 정확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부평구에 살고 있는 최영애(86)씨는 "살고 있는 빌라의 재활용품함을 보면 투명 페트병이 다른 플라스틱과 섞여 있다. 이를 구분해 버려야 하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며 "어떻게 쓰레기를 배출해야 하는지 안내문을 나눠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시민들이 쓰레기 분리배출 방식을 쉽고 편리하게 알 수 있도록 지자체가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지역마다 수거 업체가 다르고 도시인지 농촌인지에 따라 많이 배출되는 쓰레기 품목 등이 다르다 보니 유연하게 분리배출 품목을 정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각 지역 상황에 맞는 정확한 쓰레기 분리배출 방법을 시민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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