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원정길 3~4시간 '재판 지연' 전국최고
인구·경제성장·대규모 신도시… 요건 넘쳐
법안 여러절차 거쳐 22대 상정 미룰 이유없어
부천·김포 등 430만 주민숙원·권리 보장돼야
2023년 인천고등법원 설치법안에 대한 인천시민의 110만 서명운동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그 후 2024년 초부터 21대 국회에서 인천고등법원 설치법안에 대한 심의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이뤄졌다. 300만 인천시민들의 염원을 담은 서명지가 국회와 법원에 전달됐고, 인천시민들은 국회가 반드시 인천고등법원 설립법안을 통과시켜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러나 소위원회 심사에서 영남권 의원들의 '인천이 해사법원을 정리해 달라'는 황당한 요구 때문에 법안 심사가 보류됐다가 결국 회기가 종료함과 동시에 법안이 폐기됐다. 인천시민들의 서명과 줄기찬 요구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인천시민들의 염원을 무시하고 만 것이다. 그리고 다시 22대 국회에서 인천고등법원 설립법안이 발의됐고 현재 심의를 기다리는 중이다.
인천에서 재판받기 위해서 서울까지 가는 괴로움은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른다. 서울 원정재판을 위해 가고 오기 위해서는 3~4시간 이상의 장시간이 필요하다. 재판을 신속하게 받게 하라는 헌법의 명령은 인천에는 통하지 않고 있다. 인천의 재판 지연 기간은 전국 최고다. 또한 인천지역의 연간 항소심 사건 수는 2023년을 기준으로 2천502건으로서 이미 대전고등법원의 2천480건, 대구고등법원의 1천874건을 각 초월했다. 시민 1인당 항소심 사건의 비율은 서울 다음으로 최고다. 이렇게 인천, 부천, 김포시민들은 인천고등법원이 없어서 서울 서초동까지 가는 부담을 언제까지 지어야 하는가.
인천은 이미 인구로는 부산 다음으로 세 번째로 많은 도시이나 부산의 인구도 곧 역전할 기세다. 2022년 지역내총생산도 104조원로서 부산을 넘어 서울 다음으로 많다. 광역시 중에 고등법원이 없는 곳은 인천과 울산뿐이지만 울산은 인구 100만명이 무너질 정도로 쇠퇴하고 있는 도시다. 인천처럼 성장하고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도시는 세종 이외에는 없는 실정이다. 인천이 경제적으로 성장하는 이유는 천혜의 공항과 항구가 있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고부가가치의 산업들이 인천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송도의 바이오의료산업, 영종의 항공 물류 지원사업, 청라의 로봇산업 및 금융업, 남동공단의 첨단부품산업 등 인천을 이끄는 산업들은 성장성이 높은 산업들이다. 인천은 송도, 청라, 영종의 3대 경제자유구역 이외에 검단, 루원, 구월, 학익 등지에 신도시가 대규모로 개발돼 인구 유입이 많다. 이러한 기업과 인구의 증가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국가기관의 사법행정서비스가 이에 부응해 늘어나야 한다. 그만큼 인천에 고등법원을 설치해야 할 이유가 넘치는 것이다.
최근 22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법원설치법안을 임기 초에 다루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법원설치법안을 하나도 통과시키지 못한 사정이 있고, 그 중 인천고등법원 설치법안은 여러 절차를 거쳐서 모든 논의가 다 끝난 상태였다. 그러므로 인천고등법원 설치법안의 상정과 심의를 미룰 이유가 전혀 없다. 또한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된 법원설치법안에서도 부산해사법원 설치에 관한 법률은 상정돼 있지만, 인천에 해사법원을 설치하는 법안은 없는 상태다. 그리고 인천고등법원 설치는 인천, 부천, 김포 등 430만명 주민들의 숙원이며, 신속한 재판을 받을 당연한 권리로 보장돼야 하는 것이므로 해사법원과 아무런 관련이 없고, 부산을 포함한 영남지역과 무관하다. 다시 국회가 해사법원과 연계해 인천고등법원의 논의를 미룬다면 300만 인천시민의 요구를 무시하는 처사다. 그러므로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지역이기주의에 빠지지 말고 인천고등법원의 설치 필요성과 지역 주민의 민원을 잘 헤아려 주어야 한다. 그리고 22대 임기 초에 국회에서 인천고등법원 설치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언제 다시 논의될지, 통과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그러면 인천시민이 누려야 할 신속한 재판을 권리의 보장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이번 기회를 인천시 지역 국회의원들과 인천시 담당자들은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인천고등법원 설치법안의 통과에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
/조용주 인천지방변호사회 고법 유치특별위원장·변호사
인구·경제성장·대규모 신도시… 요건 넘쳐
법안 여러절차 거쳐 22대 상정 미룰 이유없어
부천·김포 등 430만 주민숙원·권리 보장돼야
조용주 인천지방변호사회 고법 유치특별위원장·변호사 |
인천에서 재판받기 위해서 서울까지 가는 괴로움은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른다. 서울 원정재판을 위해 가고 오기 위해서는 3~4시간 이상의 장시간이 필요하다. 재판을 신속하게 받게 하라는 헌법의 명령은 인천에는 통하지 않고 있다. 인천의 재판 지연 기간은 전국 최고다. 또한 인천지역의 연간 항소심 사건 수는 2023년을 기준으로 2천502건으로서 이미 대전고등법원의 2천480건, 대구고등법원의 1천874건을 각 초월했다. 시민 1인당 항소심 사건의 비율은 서울 다음으로 최고다. 이렇게 인천, 부천, 김포시민들은 인천고등법원이 없어서 서울 서초동까지 가는 부담을 언제까지 지어야 하는가.
인천은 이미 인구로는 부산 다음으로 세 번째로 많은 도시이나 부산의 인구도 곧 역전할 기세다. 2022년 지역내총생산도 104조원로서 부산을 넘어 서울 다음으로 많다. 광역시 중에 고등법원이 없는 곳은 인천과 울산뿐이지만 울산은 인구 100만명이 무너질 정도로 쇠퇴하고 있는 도시다. 인천처럼 성장하고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도시는 세종 이외에는 없는 실정이다. 인천이 경제적으로 성장하는 이유는 천혜의 공항과 항구가 있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고부가가치의 산업들이 인천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송도의 바이오의료산업, 영종의 항공 물류 지원사업, 청라의 로봇산업 및 금융업, 남동공단의 첨단부품산업 등 인천을 이끄는 산업들은 성장성이 높은 산업들이다. 인천은 송도, 청라, 영종의 3대 경제자유구역 이외에 검단, 루원, 구월, 학익 등지에 신도시가 대규모로 개발돼 인구 유입이 많다. 이러한 기업과 인구의 증가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국가기관의 사법행정서비스가 이에 부응해 늘어나야 한다. 그만큼 인천에 고등법원을 설치해야 할 이유가 넘치는 것이다.
최근 22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법원설치법안을 임기 초에 다루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법원설치법안을 하나도 통과시키지 못한 사정이 있고, 그 중 인천고등법원 설치법안은 여러 절차를 거쳐서 모든 논의가 다 끝난 상태였다. 그러므로 인천고등법원 설치법안의 상정과 심의를 미룰 이유가 전혀 없다. 또한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된 법원설치법안에서도 부산해사법원 설치에 관한 법률은 상정돼 있지만, 인천에 해사법원을 설치하는 법안은 없는 상태다. 그리고 인천고등법원 설치는 인천, 부천, 김포 등 430만명 주민들의 숙원이며, 신속한 재판을 받을 당연한 권리로 보장돼야 하는 것이므로 해사법원과 아무런 관련이 없고, 부산을 포함한 영남지역과 무관하다. 다시 국회가 해사법원과 연계해 인천고등법원의 논의를 미룬다면 300만 인천시민의 요구를 무시하는 처사다. 그러므로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지역이기주의에 빠지지 말고 인천고등법원의 설치 필요성과 지역 주민의 민원을 잘 헤아려 주어야 한다. 그리고 22대 임기 초에 국회에서 인천고등법원 설치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언제 다시 논의될지, 통과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그러면 인천시민이 누려야 할 신속한 재판을 권리의 보장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이번 기회를 인천시 지역 국회의원들과 인천시 담당자들은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인천고등법원 설치법안의 통과에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
/조용주 인천지방변호사회 고법 유치특별위원장·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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