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수원 kt wiz의 선발 투수 고영표(33)가 무쇠팔을 자랑하 듯 맹위를 떨치고 있다. 단 하루를 쉬고 선발 등판한 토종 에이스 고영표가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투구를 펼쳤기 때문이다.
고영표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오프(준PO) 1차전에서 LG 트윈스 타자들을 상대로 4이닝 동안 3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kt는 고영표의 역투로 LG를 3-2로 누르고 준PO 1차전을 승리로 가져왔다. kt는 남은 4경기 중 2경기를 이기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특히 선발 투수 고영표는 최근 8일 동안 4번을 마운드에 오르는 등 기적의 역투를 펼치고 있다.
그는 지난 달 28일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5이닝 동안 48개의 공을 던지며 1실점 해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어 지난 1일 인천 SSG 랜더스와 5위 결정전에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1과 3분의2이닝 동안 18개의 투구 수를 기록하며 1실점 했다. 이어 3일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WC) 결정 2차전에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14개의 공을 던져 무실점 호투하는 등 마법의 기적을 이뤄냈다.
일주일 동안 세 차례 불펜 등판한 고영표는 보직을 바꿔 준PO 1차전에선 마침내 선발 투수로 나섰다. kt는 정규시즌 막판부터 ‘지면 떨어지는’ 치열한 순위싸움으로 선발 자원을 총동원했고, 이날 투입할 마땅한 선발 투수가 없었기에 고영표의 선발은 모험과도 같았다.
그러나 고영표는 본인이 선발 등판하겠다고 자원했고 이강철 감독도 고영표를 믿었다. 물론 고영표는 기대 이상으로 호투했다.
1회 투심 패스트볼과 낙차 큰 체인지업으로 상대 팀 선수들의 타격 타이밍을 무너뜨렸고 2회에는 중심타자 문보경, 오지환, 김현수를 모두 잡아내며 퍼펙트 피칭을 이어갔다. 고영표는 3회에도 박동원을 상대로 체인지업 4개를 연거푸 던지며 세 차례 헛스윙을 유도해 삼진 처리했고 체인지업을 뿌려 후속 타자 박해민은 2루 땅볼, 문성주는 투수 앞 땅볼로 유도하면서 깔끔하게 정리했다.
투구 수 30구가 넘어간 4회에는 잠시 흔들렸다. 1사 이후 신민재와 오스틴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2-1이 됐지만 문보경을 내야 뜬공으로 잡아 한숨을 돌린 뒤 오지환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으나 김현수를 투수 앞 땅볼로 유도해 스스로 위기를 극복했다.
고영표는 이날 계획보다 많은 56개의 공을 던졌다. 체인지업은 37개, 투심은 19개였다.
고영표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2회가 끝난 뒤 이강철 감독님이 괜찮냐고 물어보셔서 100구까지 던질 수 있어 평소와 같이 봐달라고 했다”며 “다만 4회에 지친 모습이 나와 감독님이 끊어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등판에 대해 “올해 정규시즌 때 부진했고, 팔꿈치 부상 여파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며 “뒤늦게 컨디션이 올라오는 것 같다. 힘이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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