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모를 들꽃 흐드러진 언덕에서 아이들이 뛰어논다. 그러다가 지치면 파릇파릇 움이 돋는 잔디에 누워 시리도록 파란 하늘을 바라본다.
새의 지저귐이 귓가를 간지럽힐 때, 이따금씩 흘러가는 구름은 아이들을 상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구름은 새가 되고, 사자가 되고, 마차가 되고, 때론 괴물이 된다.
언제부턴가 사라져 버린 풍경이다.
아이들은 어느덧 나무와 들꽃보다는 컴퓨터와 인라인스케이트에 더 익숙해졌다. 풀 한포기 나지 않는 삭막한 인공구조물, 하늘을 뒤덮은 스모그, 쾨쾨한 매연에 순치돼 버렸다.
4월2일은 이처럼 푸르름을 차단당한 동심이 모처럼 자연을 만나는 날이다.
경인일보사와 가천문화재단이 공동주최하는 '푸른인천 글쓰기 대회'가 이날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인천대공원 자전거광장 및 시민의 숲 일원에서 펼쳐진다.
어린이들은 이날 새싹이 파릇파릇 돋아나는 봄과 어우러져 한바탕 글쓰기 잔치를 벌이게 된다.
인천시의 '300만그루 나무심기 사업'과 본보가 추진한 '그린인천 캠페인'을 계기로 열리기 시작한 '푸른인천 글쓰기 대회'는 올해로 3회째를 맞는다.
인천의 미래를 이끌 새싹들에게 나무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나무를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줘 도심녹지 부족, 녹지축의 단절, 토양의 산성화 및 건조화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인천을 푸른 도시로 가꾼다는 게 행사의 취지.
지난 두차례의 행사 동안 수많은 어린이들이 고사리 손으로 연필을 꾹꾹 눌러 푸른 인천에 대한 소망을 원고지에 담았다. 동행한 부모들도 덩달아 글쓰기에 동참하면서 가뭇없이 사라진 동심을 맛보았다.
올해 행사는 특히 지난 24일 시민의 성금으로 중앙공원 1지구에 희망의 숲이 조성된 것과 맞물려 의미를 더해준다.
'환경도시 인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작업이 희망의 숲에 이어 푸른인천 글쓰기 대회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푸른인천 글쓰기 대회는 보다 알차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인천의 '푸른 축제'로 거듭날 전망이다.
우선 기존 글쓰기 대회의 딱딱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활기찬 사물놀이가 행사의 시작을 알린다.
페이스페인팅에서는 꽃, 동물 뿐 아니라 '푸른 인천', '푸른 인천 만들기' 등 푸른 인천에 대한 다양한 소망이 동심에 새겨진다.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게 될 막대풍선 불기 등의 이벤트도 마련돼 있다.
특히 대회 시작과 함께 인천대공원에서 1주일간 열리는 '꽃전시회'는 대회 참가자들에게 최대의 볼거리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참가자 전원에게 노트, 나침반, 돼지저금통, 색연필 등 다양한 기념품을 제공한다.
본행사인 글쓰기 대회에선 인천시내 초등학생 및 학부모들이 행사 당일 제시되는 주제어에 따라 시, 산문을 창작하면서 평소 갈고 닦은 글솜씨를 선보이게 된다.
경인일보는 출품작들에 대한 엄정한 심사를 거쳐 대상(2명)을 비롯, 최우수상(18명), 우수상(54명), 입상(500명)을 선정, 오는 6월께 시상식을 갖는다. 또 학생 뿐 아니라 학부모 작품에 대해서도 대상(1명), 우수상(3명), 장려상(10명)을 선정, 시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푸른인천에 대한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을 널리 알리기 위해 수상작을 묶어 책자('푸른인천이 좋아요')로 발간, 배포키로 했다.
행사 관계자는 “'푸른인천 글쓰기 대회'는 단순히 글 잘쓰는 어린이, 학부모를 뽑는 대회가 아니라 푸른인천을 만들기 위한 시민축제”라며 많은 시민들의 동참을 당부했다. 참가문의:(032)861-3200
인천대공원서 야생화 3백여점 선뵈
은방울꽃, 원추리꽃, 노루기, 초롱꽃, 백리향….
'제3회 푸른인천 글쓰기 대회'가 열리는 인천대공원에 오면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소박하고 아름다운 야생화들을 만날 수 있다.
푸른인천 글쓰기 대회의 부대행사로 '2005년 제1회 야생화 전시회'가 인천대공원 꽃전시장에서 4월2일부터 8일까지 일주일간 열린다.
전시회 주제는 '들꽃 향기'.
잊혀져가고 사라져가는 우리의 들꽃 야생화를 보호 육성해 어린이들의 인성교육에 도움을 주고 야생화를 인천의 명물로 발전시킨다는 게 행사의 취지다.
야생화 전시회에는 야생화 분화 150점, 분경 100점, 석부작·목부작품 50점 실내 미니조경 3점, 야생화조형예술작 30점이 선보인다.
초가집 야생화 풍경과 아파트 베란다 조경 등도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행사를 주관하는 (사)한국들꽃문화원은 야생화를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야생화 2천본을 마련, 야생화 나눠주기 행사도 갖는다.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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