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부문

금년도 예심을 거쳐 올라온 16편은 대부분 소설쓰기에 대한 생각과 방법을 어느 정도 터득한 솜씨를 보여주었다. 그 중에 두 심사위원이 읽고 그 중에 '까치를 쏘다' '가을 빛' 'Cafe MONG Live', '가리봉 블루스' 네 편을 최종심에 올려놓고 의견을 나누었다.

'까치를 쏘다'는 문장이 다듬어져 있고 이야기도 소설로서 품격을 어느 정도 갖추었으나 주제가 너무 단순한 것이 흠이었다. '가을 빛'도 홀로된 아버지와 동거하게 된 딸의 갈등 심리가 비교적 진솔하게 나타나 있으나 너무 평범한 이야기였다. 반면에 'Cafe MONG Live'는 개성적인 문장으로 젊은이의 정서와 의식이 강렬하게 나타나 있으나 너무 조작적인 느낌을 받았다. 반면에 '가리봉 블루스'는 앞의 세 작품이 이르지 못한 부분들을 충족했다는 점에서 아주 쉽게 당선작으로 결정할 수 있었다.

작품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의 개성이 선명하며 독특하였다. 인물들의 언어와 행동 양식이 잘 형상화되었고, 그 대화나 인물에 대한 화자의 묘사 서술 처리도 돋보였다. 특히 가리봉동이라는 서울 변두리지역의 생태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잘 조화되었다. 절제된 언어도 일품이었다. 그런데 결말이 좀 허약한 것이 아쉬웠다.



최종심에 오른 네 편 모두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계속 공부하면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소설쓰기는 자기가 인식한 세계와 인간을 자기 방법으로 그려내야 한다. 유행이나 남의 방법을 따라가려고 한다면 성공할 수 없다. 그 방법은 인생에 대한 자기 삶의 방법이 되어야 한다. 그 만큼 소설은 인간적이어야 한다는 점도 소설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이동하·현길언 소설가


▲시 부문

신문사에서 예심을 거쳐 선자들에게 넘어온 100여편의 작품들을 숙독하며 떠오르는 느낌은 작품 수준의 균등화이다.

많은 응모자들의 시적 역량이 일정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이 꼭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주관적인 시적정서를 크게 흠잡을 데 없이 진술한 다수의 시들 앞에서 선자들은 시를 지향하는 응모자들의 유행적 안이주의와 대중적 규격화를 우려했다.

특히 압축과 절제가 시의 미덕이라는 점을 망각한 산문화 경향을 심각하게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평범을 넘어 기성시단의 구각을 깨트리는 치열한 고뇌는 신춘문예를 통해 새로운 시인으로 등장하려는 신인에게 으뜸으로 요구되는 덕목일 터, 선자들은 그 결핍을 읽으며 아쉬움을 가진다. 심사의 기준으로 시의 정신적 바탕과 깊이, 그리고 언어적 결정능력의 균형을 염두에 두었다.

최종적으로 논의된 작품들은 박복영의 '풀잎처럼', 김주관의 '송이보고서', 성유리의 '진혼제', 강전욱의 '불국 찾아 가는 길', 하재청의 '공단세탁소', 이명자의 '길이 휘청거린다' 등이었다.

이들 작품중 먼저 박복영과 이명자의 작품들이 제외되었다. 기성시인들의 그림자가 너무 짙게 드리워져 독창적 개성이 결핍되어 있었다.

김주관의 작품은 재기가 넘치나, 수사적 화려함으로 너무 멋을 부린 나머지 언어의 긴장이 부족해 감동을 주지 못했다. 하재청의 작품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길과 건강한 현실의식이 돋보였지만 곳곳에서의 부적절한 표현이 시의 품격을 훼손하고 있었다.

강전욱의 시는 독특한 발상과 언어로 선자들의 관심을 모았지만 함께 보낸 시들의 편차가 커 아쉽게 제외되었다.

마지막 남은 성유리의 '진혼제'를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육친, 죽음, 이별, 인연, 집착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몇 개의 알레고리를 통해 간결하면서도 비범하게 형상화해낸 능력이 돋보였다. 부디 끝없는 노력으로 한국시를 빛내는 큰 시인으로 대성하기 바란다. /하종오·김명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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