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을 푸르게·모범사례에서 배운다]주민과 함께… '녹색씨앗'이 되다

정진오 기자

발행일 2006-10-19 제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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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 학예대학 부설 유치원에 조성된 비오톱을 관계자들이 답사하고 있다.
120명 정도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 비오톱네트워크에는 70대 노부부도 있다. 평균연령이 65세 쯤으로 노후활동 보장공간이 되고 있을 만큼 학교 비오톱운동은 지역사회에서 자리잡았다. 이들의 활동은 물론 학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동네의 일반 자연관찰 등 녹색자원봉사가 이들의 `임무'. 식대와 교통비 등 모든 경비는 자원봉사자의 몫이라고 한다. 다만 혹시 있을 지도 모르는 사고에 대비해 회원들이 가입하는 `안전보험' 비용만 해당 구청에서 부담한다고 한다.

노인들이 비오톱네트워크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것은 예전에 있던 자연환경을 제대로 복원할 수 있는 `기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화가 이뤄지기 전에 있던 일본의 수려한 자연환경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는 세대가 이 운동을 펼쳐야 온전한 `지역 생태계'를 되살릴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2년째 비오톱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가토씨는 “아이들이 지역의 자연 속에서 놀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일반적으로 자연을 큰 습지와 공원, 비오톱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작은 비오톱”이라고 학교비오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일본에서는 학교마다 조성되는 비오톱을 서로 연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교 생태계를 연결하면 자연스럽게 지역이 연결되고, 그렇게 되면 지역 전체 생태지도가 그려진다는 것이다.

도쿄 시내 학교 비오톱 조성의 특징중 하나는 학교 건설 예정지에 비오톱을 우선 만든다는 것이다. 내년에 개교 예정인 학교 공사현장에는 벌써 비오톱이 만들어지고 있는 곳이 있다고 한다. 여기에선 예비학생들이 미리부터 이 비오톱 조성공사에 함께 하고 있다고 한다. 도쿄 최초로 운동장을 천연잔디로 깐 이즈미 소학교는 동네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모여 학교 화단을 조성했다. 이 학교의 잔디밭 관리는 전문가, 자원봉사자, 학부모, 학생들이 모두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물론 주말에는 지역 주민에게 개방된다.

일본에서 학교 비오톱이 지역에 가장 잘 열려 있는 곳은 사이타마현 고시가야시라고 한다. 33만명의 인구에 초·중학교 44개가 있다. 이 중 상당수 학교는 비오톱을 중심으로 한 환경학습 프로그램을 10년 이상 진행하고 있다. 많은 지역주민이 학교 비오톱에 관심을 갖고 있다보니 지역 기업에서도 스폰서로 참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러한 일본에서도 학교교육의 `폐쇄성'이 도마에 오르기도 한다. 어린 학생들을 상대로 한 범죄행위가 자주 일어나면서 학교를 외부와 차단하려는 당국의 조치가 내려지고 있는데, 안전만을 너무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안팎의 소통이 이뤄지지 않아 결국 학생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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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국내와 마찬가지로 상당수 교사들이 학교 비오톱에 대해 잘 모른다는 문제점도 있다고 한다. 교사들이 학교 생태교육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은 우리나 일본이나 마찬가지 숙제로 남아 있는 듯 했다.

일본이 학교 생태교육에서 앞서가는 부분 중의 하나는 지방정부와 환경단체와의 협약에 있다. 지방정부와 환경단체가 계약을 맺어 비오톱 사업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도쿄 학예대학의 히구치 교수는 “행정기관과 환경단체 등과 연계하지 않고 학교 독자적으로 비오톱 사업을 하는 경우에는 중심이 됐던 교사가 다른 학교로 옮길 때 문제가 된다”면서 “학교에서 환경단체에 의뢰하면 그 단체는 전문가를 파견해 협의해 사업을 해야지 함부로 만들면 장기적인 효과를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에서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 일찍부터 마련돼 오고 있다는 게 히구치 교수의 얘기다.

일본에서 가장 규모가 큰 환경단체로는 `일본 생태계협회'가 꼽힌다. 3만6천여 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으며 사무실에 근무하는 직원만 100여명에 달한다. 미국과 독일에도 지부가 설치돼 있다. 이 단체는 1989년부터 학교비오톱 운동을 펼쳐왔다. 1999년부터 이 단체는 보육원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 전국 학교의 비오톱 우수사례를 모아 2년에 한 차례씩 콩쿠르를 개최해 왔다.

일본 전역에 학교비오톱을 보급하고 있는 이 단체는 매년 1회씩 `비오톱 관리사' 자격시험도 치르고 있다. 이 시험엔 3천여 명이 응모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지역주민과 환경단체, 학교, 행정기관 등이 다방면에서 함께 하는 탓에 일본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학교비오톱 사업이 활성화했다고 한다.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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