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을 푸르게·모범사례에서 배운다]日 도심녹화

옥상·외벽·자투리 공간마다… '초록빛 청량제' 도시를 식히다

정진오 기자

발행일 2006-11-09 제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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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 시내는 인도 주변의 콘크리트를 덩굴식물로 뒤덮거나 인도 가장자리를 숲길로 조성한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How to cool city!'
 일본 도쿄의 대표적 정원인 `신주쿠교엔(新宿御苑)'이 올 해 개원 100주년 행사를 열면서 일본 환경성이 주최한 별도 전시회의 주제다. `어떻게 하면 도시를 시원하게 할 수 있을까'란 내용이라면 빌딩 숲이 적당할 것 같지만, 일본이 대표하는 공원에서 `뜨거운 도시'를 걱정하는 기획전시회를 갖는다는 것 자체가 이채로웠다. 행사를 정부가 나서 준비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었다. 또 이 기획행사에 일본의 대표적 기업들이 스폰서를 하고 있었다.

 정문 앞에는 플라타너스 가로수가 정결하게 배치된 프랑스 정원이 있고, 안쪽으로 한참을 걸어가니 영국식 풍경정원, 그리고 전통적인 일본식 정원이 조합된 퓨전 정원으로 분위기가 무척 독특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 곳에서 도시열섬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그 대안을 찾는 행사를 여는 것은 평소 사는 도시와 정원에 나와 느끼는 산뜻함과의 큰 차이를 실감하란 뜻으로 보였다.

 정원 입구에 있는 `안내 센터' 전체가 심각한 도시열섬 현상을 도심녹화로 이겨낼 수 있다는 내용으로 가득 찼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인한 뜨거운 공기가 사람의 건강에 어떤 악영향을 끼치는 지, 또 그 열섬현상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 지 등이 다양한 분야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었다. 특히 수많은 회사가 이 열섬화를 막을 수 있는 특수한 공법의 `상품'을 내놓고 있었다.
 이번 전시회가 주는 해답은 `도심녹화'였다. 빌딩을 나무로 할 수도 없고, 도로를 흙으로 낼 수도 없으니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는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그 속에서 최대한 많은 공간을 푸르게 가꾸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란 것이다.

   
 
  ▲ 도쿄 스미다구청사 옥상이 '옥상 녹화의 경연장'으로 탈바꿈해 있는 모습.  
 
 따라서 일본은 지금 건물 옥상이나 벽면, 길거리 자투리땅 등 도심에 온통 나무나 화초 심기에 열중이다.
 옥상녹화를 비롯한 도심녹화에 있어 가장 앞서가는 일본의 지방자치단체 중 한 곳이 도쿄의 스미다구(墨田區)다. 이 곳의 도심녹화사업에 대해선 서울시 등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스미다구가 도심 속에서 녹지를 최대한 넓히기 위한 방법으로 내세우는 것은 두 가지. 첫째 주민에게 묘목을 나눠 줘 집에서 스스로 심게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건물 자체를 녹화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관청이 나서는 것 보다는 각 가정에서부터 시작해 나무와 꽃을 심어야 도심녹화 본래 취지도 제대로 살리고 그 효과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또 모든 건물의 외벽이 복사열을 발산해 열섬화를 가속화하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건물 옥상엔 나무를 심고, 벽면엔 덩굴식물을 심자는 것이다.

 스미다구는 구청 스스로가 모범을 보이고 있었다. 구청 본청사 바로 앞에 있는 자전거 보관소 건물에선 벽면녹화가 시작되고 있었고, 청사 옥상은 녹화의 경연장이었다. 그래선지 스미다구청사 옥상은 늘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의 `옥상녹화 견학지'로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스미다구는 전문 안내요원까지 둬가면서 외지인들의 방문에 최대한 협조해 주고 있었다.
 구청사 4층의 옥상에는 40곳의 옥상조경회사에서 내놓은 견본품을 전시 중이었다. 이를 보고 마음에 드는 옥상녹화 콘셉트를 주민이 택하란 것이었다.

 구는 개인 건물에 옥상녹화사업을 실시할 경우 사업비의 50%를 지원해 준다고 한다. 3년 전부터 이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아무나 녹상녹화를 할 수는 없다고 했다. 반드시 건물 안전검사를 통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옥상녹화에 따른 무게를 건물이 감당할 수 있는 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옥상녹화 조경회사는 저마다 무게를 가볍게 하는 것을 무척 중요한 포인트로 삼는다고 한다.
 이런 지원책이 있고나서 벌써 21곳의 대형빌딩이 옥상녹화를 실시했고, 소학교와 중학교 5곳이 동참했다고 한다. 특히 일정규모 이상의 모든 신축건물은 옥상녹화를 의무화했다고 하니 도시화의 첨병이라는 일본이 얼마나 도시열섬화 탈피를 위해 애쓰는 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도쿄는 아예 조례(자연보호 조례)로 옥상녹화 의무화를 못박고 있단다.

 스미다구 관계자는 “옥상녹화를 많이 해 여름철에도 에어컨이 필요없을 만큼 도시를 시원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여름철 에어컨이 없는 도시가 가능할까. 언뜻 상상하기 어려운 장밋빛 꿈같이 보이지만 정부, 지방자치단체, 각 가정 등 일본에서 펼치고 있는 도심녹화 사업이 몇 년 동안 죽 계속된다면 실현 불가능한 일도 아닐 듯 보였다.

=일본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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