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학교설립사업 흔들리는 백년대계·1]구멍난 예산

왕정식·강주형 기자

발행일 2006-12-12 제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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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이 '아우성'이다. 수천억원의 예산으로 매년 50여개의 학교를 짓고 있는 교육청이 당장 내년부터 돈이 없어 학교설립추진이 불가능하다며 난리다. 학교를 짓느라 빚도 해마다 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일선 학교에는 빈 교실이 남아 돈다. 남는 교실을 돈으로 환산하면 1조원에 달한다. 학교신설사업의 현주소와 문제점을 조명했다. <편집자주>

"내년요, 앞이 깜깜합니다. 더이상 학교 신설 못합니다."

도 교육청 학교설립담당자는 "경기도가 8천억원에 달하는 학교용지매입비부담금을 제대로 주지 않는데다 택지내 학교용지를 5년무이자방식으로 공급해온 한국토지공사마저 내년부터 일시불을 요구, 학교 신설사업 전체가 위기에 빠졌다"며 걱정을 쏟아냈다.


11일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7월 교육청은 교육부에 내년 학교신설물량으로 56개교를 신청했으나 교육부는 택지개발지와 공동주택지에 학교를 우선 공급하는 것으로 43개교에 대한 물량만 승인했다.

교육청은 이에따라 총 43개교에 대한 학교용지매입비 7천60억원중 절반인 3천530억원은 교육부에서, 나머지 절반은 경기도로부터 받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경기도는 교육청의 기대와는 달리 내년 학교용지매입비 부담금으로 1천326억원만 예산에 배정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 경우 내년 2천2억여원의 예산이 모자라 결국 학교부지매입사업을 추진할 수 없게 된다"며 "도는 법에 매입비중 절반을 부담하게 돼 있는데도 이런 저런 이유로 지난 96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8천억원에 달하는 돈을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학교용지매입비 부담시기를 놓고 '2001년 이후'를 주장해온 도는 지난 8월 교육부가 부담시기를 '법시행이후(96년 이후)부터'라며 교육청의 의견을 수렴하자 최근 학교용지매입비 분담비율 등에 대해 재차 유권해석을 신청, 분담비용 지급을 미루고 있다.

교육청은 이외에도 지난 9월 토공이 '2000년부터 택지내 5년 무이자방식으로 공급하던 학교 용지공급조건을 내년부터 일시불 및 3년할부(이자부리)로 변경하겠다'고 통보해 옴에따라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몰렸다.

지난해말 기준, 토공에 대해 149개교 6천100억원의 채무를 지고 있는 교육청은 그동안 계약금과 중도금만 내고 학교용지를 확보해왔다.


교육청 관계자는 "도가 부담금을 다 주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부족으로 토공의 일시불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며 "현행 계약조건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토공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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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토공 본사 관계자는 "타 시도 교육청들과는 이미 오래전부터 일시불 및 3년할부(이자부리)를 조건으로 학교용지를 공급해왔다"며 "형평성 차원에서 도 교육청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그동안 학교용지를 감정가로 공급하도록 했던 학교용지특례법의 법조항이 지난 7월 개정돼 초·중학교는 조성원가의 50%, 고등학교는 70%로 공급하도록 해 우리도 경영난이 예상되는 만큼 더이상 교육청에 무이자할부방식으로는 학교용지를 공급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와관련 교육계의 한 인사는 "학교설립사업의 위기가 이처럼 뻔히 보이는데도 교육청이 그동안 너무 안이하게 대처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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