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을 푸르게 모범사례에서 배운다·5]"우리는 이미 가든에 살고있다"

목동훈 기자

발행일 2006-12-26 제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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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가포르 국립공원 중 하나인 보타닉공원. 산책로가 유료공원 못지 않게 잘 조성돼 있다.  
 

[5]하나의 공원,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공원 속에 도시를 만든 느낌이었다. 과장해서 표현한다면 하나의 공원이나 다름없었다. '가든시티'(Garden City)'라는 수식어가 지나치지 않았다.

싱가포르 녹화의 특징은 도심녹화와 공원·가든이 조화롭게 이뤄졌다는 것이다. 공원 등은 관광상품으로 자리잡아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동시에 이 나라 국민의 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도심 곳곳에 조성된 녹지공간은 국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었다.

싱가포르의 면적은 697.1㎢. 인천(964.53㎟)보다 적고 서울(605.52㎢)에 비해 조금 넓다. 인천과 다른 점은 기후이고 같은 점은 녹화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싱가포르는 어느정도 녹지를 확보해 가꾸고 있지만 인천은 아직 조성 초기단계이다.

지난 20일 싱가포르에 도착해 처음 방문한 곳은 도시재개발청(URA). 싱가포르는 넓은 공원과 테마공원, 수변공간 등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도시재개발에 있어 싱가포르의 녹지정책이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궁금했다. 도시재개발청 1~2층에는 도시홍보관이 마련돼 있었다. 도시홍보관의 테마는 '야간경관' '녹화정책' '수변공간' '국가역사' 등이었다. 이중 '녹화정책'을 홍보하는 공간에는 'Garden City, City in a Garden'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 아래에는 '우리는 이미 가든에 살고 있다. 집근처에서 공원과 녹지공간을 접할 수 있다'는 글이 있었다.

싱가포르 '공원 및 수변계획 2003'(Park & Waterbodies Plan 2003)의 핵심내용은 모두 6가지. '더 넓은 자연미와 수변공간을 국민에게 개방한다' '공원과 국민이 가까워지도록 연결한다' '다양한 가로경관을 개발한다' '하늘 아래 더 많은 공원을 조성한다' 등이다.

싱가포르의 '녹화정책'은 도시재개발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똑같은 건축물이 하나도 없는 싱가포르. 디자인이 같으면 건축허가를 얻기 힘들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건물에서의 녹화는 인테리어와 같은 개념이다. 도시재개발청 관계자는 "자신이 일하거나 지은 건물에 조성된 녹화는 그들의 퀄리티를 말해 준다"고 설명했다.

   
 
  ▲ 옛 시청 앞에 위치한 파당공원. 가끔 열리는 행사를 위해 녹지 그대로 보전하고 있다고 한다.  
 

도로 중앙차선에는 키 큰 나무가 일정한 간격으로 심어져 있고 그 밑에는 잔디나 작은 나무들이 있었다. 차도와 보행공간 사이에 반드시 완충녹지가 설치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완충녹지와 보도의 너비가 비슷하다. 좀 한가한 거리는 완충녹지 폭이 보도의 5배나 됐다.

싱가포르의 도심녹화를 살펴보기 위해 번화가로 이동했다.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통해 이동했지만 방음벽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대신 큰 나무들이 방음벽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비상시 활주로로 사용하기 위해 나무를 심지 못하는 고속도로에는 화분들이 놓여져 있었다. 고속도로 나들목 부분에 조성된 녹지는 나무와 꽃들로 만든 예술작품 같았다. 고가도로 밑에도 반드시 녹지가 조성돼 있었다. 싱가포르에서 나대지를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건물과 건물을 연결하는 다리와 육교는 벽면녹화로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다.

싱가포르가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녹지정책과 교통정책이 연관성을 갖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도로가 일방통행(One Way)으로 돼 있고 일부 화물차량은 제한속도가 60~80㎞/h로 제한돼 있었다. 싱가포르는 차량 수를 억제하고 있다. 차량의 가격을 올리고 일정 기간 이상 운행한 차량은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고 한다.

싱가포르강 주변 번화가에는 고층건물이 많았다. 세계 금융기관들이 대거 밀집해 있다고 한다. 건물들은 중간이나 옥상에 녹색띠를 두르고 있었다. 건물과 건물 사이 공간과 건물 3~4층 테라스에는 나무와 연못·분수대가 조성돼 있었다. 녹지가 콘크리트의 삭막함을 풍요롭고 여유롭게 만들어 주는 느낌이었다.

싱가포르의 특징은 녹화가 힘든 곳에 어김없이 화분이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계단 양측은 물론 아파트 복도 곳곳에 화분이 놓여져 있었다. 집안에서도 화분을 가꾸는 국민이 많다고 한다. 현지인에게 그 이유를 묻자 "화분은 집안 인테리어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도시의 공원은 우리에게 그늘을 만들어주고, 여러 명이 함께 모여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라고 했다.

싱가포르 도심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공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공원은 옛 시청 앞에 위치한 파당공원. 우리나라의 여의도공원과 같은 곳이다. 도시 중심에 위치해 있지만 개발하지 않고 잔디밭으로 보전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산책로에서 앤더슨교를 건너면 머라이언 공원이 있다. 싱가포르 강가 주변에는 나무들과 벤치 등 레크리에이션시설이 조성돼 있어 비즈니스맨의 휴식처로 활용되고 있었다.

   
 
  ▲ 도로 중앙과 양 측에 레인트리가 식재돼 있다. 빗물을 막아주고 그늘을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보타닉공원은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국립공원이다. 인천으로 따지면 인천대공원 같은 곳이다. 국민에게 개방된 공원으로 입장료는 없다. 테마별로 꾸며놓은 이 공원은 입장료를 받아도 될 만큼 볼거리가 많고 잘 정돈돼 있었다. 특히 곳곳에 조각·조형물이 설치돼 있어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었다. 잔디밭에 모여 대화를 나누는 사람, 기념촬영을 하는 예비부부, 조깅을 즐기는 사람 등이 눈에 띄었다. 관리인들은 며칠 전에 비가 온 터라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었고, 인부들이 떨어진 낙엽들을 곳곳에서 주어담고 있었다.

다음 찾은 곳은 센토사 섬(Sentosa Island)이다. 제주도와 같은 곳이다. 센토사 섬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잘 꾸며놓은 정원이었다. 워터월드(수족관) 등 이 곳에 위치한 여러 관광시설을 보지 않아도 섬 자체가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녹지와 수변공간이 잘 어우러진 '이스트 코스트 파크'. 바닷물을 막아 만든 저수지에는 레일을 통해 수상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다. 옆에는 해변가를 따라 조깅코스가 조성돼 있었고, 해변 안 쪽에는 공원이 만들어져 있었다.

   
 
  ▲ 싱가포르 한 상점가의 주차장. 주차면에도 녹화가 돼 있다.  
 

싱가포르는 열대성 기후. 인천(한국)은 온대성기후에 속해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이 뚜렷하다. 때문에 싱가포르와 인천의 녹지환경을 비교한다는 자체가 어리석을 수도 있다. 그러나 씨를 뿌리거나 나무만 심으면 알아서 자란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인 등 값싼 노동인력을 이용해 도시의 수목을 매일 가꾸고 있으며, 여기에 쓰이는 장비도 첨단화돼 있다. 각 공원과 주거·지하철역 등을 잇는 연결녹지와 잘 정돈된 가로환경 등에서는 녹지확보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또 한 번 만들어 놓고 그대로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가꾸고 중장기 계획에 의해 확충·개선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나무와 꽃 등 자연환경을 아끼고 사랑하는 국민성도 '푸른인천'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일 것이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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