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백년대계 교육청 학교설립사업·3]"돈없어 학교 못짓는다" ?

도내 유휴교실 2천201개 46개학교 분량 1兆 규모 수요예측 잘못탓 '낭비'

왕정식·이주찬 기자

발행일 2007-01-12 제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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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빈교실 넘쳐나는데…

지난달 1일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상현중.

20여명의 학생들이 운동장에 모여 축구를 하고 있는 모습은 여느 중학교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5층 학교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차이는 확연히 드러났다. 각 학년별로 2개학급씩 달랑 6개 교실만이 학생들을 수용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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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탈의실, 컴퓨터실, 과학실, 도서실 등 학급 수보다 많은 특별 활동실 푯말들이 텅 빈 교실의 용도를 지정하고 있었다.

이렇게라도 용도가 지정되지 않은 유휴교실은 무려 12개나 됐다. 지난 2004년 개교한 상현중은 전체 62개의 교실중 24개 교실을 특별교실로, 19개는 관리실로 운영하고 있다.

최모 교무주임교사는 "비슷한 시기에 개교한 수지 2지구내 이현·소현중학교의 경우 정원을 채웠거나 채워가고 있는데 상현중은 인근 택지개발 등이 늦어지면서 학생수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빈 교실이 넘쳐 나고 있다.

교육청은 '당장 올해부터 돈이 없어 학교설립이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정작 일선 학교에는 빈 교실이 남아도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1일 현재 도내 유휴교실은 초등학교 907개, 중학교 937개, 고등학교 357개로 총 2천201개에 달하고 있다. 지난 2004년 1천384개였던 유휴교실은 2년새 817개가 더 늘었다.

교육청이 매년 각종 택지개발 계획과 인구유입동향 등을 파악, 학교설립수요를 예측해 학교를 짓고 있지만 이상하게 일선학교에서는 빈 교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의회 교육위원회 이태순 의원은 "교육청은 지난 2001년 63개, 2002년 77개, 2003년 52개, 2004년 60개교로 최근 4년간 252개교를 신설하고 교육부로부터 1만214개의 학급을 인가받았지만 2004년 기준으로 실제 학급은 8천830학급에 불과, 1천384개의 교실이 남아 돌게 됐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어 "남는 교실의 규모는 한 개 학교를 30학급으로 볼때 46개교 분량"이라며 "토지비용과 건축비 등 한 학교 평균 설립비용이 291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1조2천558억원의 예산을 낭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교육청이 서로 자기집 앞에 학교를 세워달라는 민원인들을 설득하는 대신 무조건 학교를 짓고 보자는 식으로 행정을 한 것이 원인"이라며 "과감히 학구조정 등을 통해 빈 교실를 줄여 나갔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도 교육청 관계자는 "수요예측을 잘못한 경우도 있지만 구도심의 경우 학생수 감소로 학교가 공동화돼 빈교실이 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택지개발지와 공동주택지를 우선으로 학교를 짓고 기존주택지에 대해서는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택지에 대해서도 수요예측에 대한 정확한 수정·보완 등을 통해 꼭 필요한 곳에 학교를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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