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백시종 그림 박성현

대결 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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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악!"



무하마드가 얼굴을 감싸 쥔다. 무하마드가 감쌌던 손바닥을 편 것은 한 번 더 복부를 차이고, 그리고 몸을 비비 꼬고 나서다. 그가 펴 보인 손바닥 안이 하얗다. 이빨이 뿌리째 뽑혀 쏟아져 나온 것이다. 검붉은 피도 엎지른 물처럼 금세 손바닥을 흥건히 적시고 있다.

"야 이 새까! 너 베트남에 뭐하러 왔어!"

금방이라도 또 한 차례 킥할 것처럼 계속 으르렁 거린다.

"뭐하러 왔느냐고 묻잖아!"

"건 왜 물으시오?"

"왜 묻냐구? 정말 몰라서 물어!"

"모르겠는데…."

"이 새끼, 능청 떠는 것 좀 봐! 너 어제 에너지성 장관 면회 신청했어, 안 했어?"

"그야…."

"이 새끼 아직도 오리발 내미는구만. 너 오늘 죽고 싶어?"

금세 발길질이 날아들 조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하마드가 입을 연다.

"텍사코에서 보낸 사람들이라면, 대상을 잘못 골랐소. 난 그쪽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오."

"어쭈, 이 새끼. 아가리 한 번 제대로 놀리는구만. 야, 임마! 우리는 네놈 본색이 뭔지 다 알구 왔어! 야 새꺄, 너 얼마 송금했어!"

"송금이라니…."

"알카에다에게 송금 했잖아!"

"알카에다…."

"얼마 송금 했어!"

"…."

"36만 달러 맞아!"

"당신들은 누구요?"

"대답이나 해 새꺄!"

"누군지 신원을 밝히지 않는 사람에겐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겠소."

"어쭈! 이게 죽고 싶어 환장했군."

한 녀석이 여송연을 지포 라이터로 피워 문다. 두어 모금 깊게 빨아 들이자 불꽃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그 불을 무하마드 얼굴 가까이 가져간다.

"네놈 얼굴에 이걸 비벼 끌 거야. 알겠어!"

무하마드가 얼굴을 뒤로 피한다. 이미 공포에 질려 퍼렇게 경직된 얼굴이다. 하긴 폭력 앞에 당당히 맞설 장사는 없다. 그것도 어디 웬만한 폭력인가. 폭력 그 자체가 무법적인 완력이지만, 이건 잔인하고 잔혹하다 못해 감히 눈 뜨고 볼 수 없는 상황의 연속이다. 적당히 겁을 줘서 돌려 보낼 요량이 아니다. 아예 목숨을 빼앗기로 작정된 시나리오 같다. 담배 불꽃을 만들고 있는 사내가 말한다.

"야, 새꺄! 우리가 누군지 알고 싶어!"

무하마드는 대답하지 않는다.

"알고 싶냐구 물었잖아!"

만신창이가 된 무하마드가 드디어 고개를 끄덕인 것은 브랑누 갈기 머리 사내가 이번에는 주먹으로 어금니 부분을 내리 찍듯 가격하고 난 뒤다. 그는 이미 전의를 상실한 사람이다.

무자비하고 잔혹한 세 명의 사내를 말로 설득해서 위기를 넘기겠다는 생각을 아예 포기한 상태다. 이젠 고분고분한 태도로 그들의 처사에 맡길 수밖에 없는, 말 그대로 순종과 복종만을 표방한 얼굴이다.

사내가 말한다.

"네 놈이 테러 게릴라 비밀 조직에 헌금하듯 우리도 테러 근절 비밀 특공대를 조직했단 말이야."

사내가 담배 연기를 한 번 더 빨아들인 다음, 그것을 무하마드 얼굴에 후, 뿜어 내며

"자비르 알 할리파 무하마드!"

소리를 지른다. 하나 그는 대답하지 않는다.

"대답해 새꺄! 무하마드!"

"…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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