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地籍)이 국력이다·11]지적재조사 방법론 >하<

비용·시간 효율성 사실경계 > 도상경계

취재반 기자

발행일 2007-07-18 제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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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초반 안양시 평촌 일대를 신도시로 개발하면서 동안구청은 1994년 인근 지역 4천여 필지의 축척변경사업에 나섰다.

신도시 개발지역의 제각각이던 축척을 500대 1로 통일시키면서 인근 지역의 축척도 이와 맞춰야 했기 때문이다. 당초 사업 관계자들은 해당지역에 불부합지가 넘쳐났던 만큼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체 면적 중 단 8필지만 토지대장상의 면적을 맞춰주지 못했다.

지적도상에 나와있는 토지경계를 현장에 복원하는 '도상경계방식'이 아닌 행정기관의 중재하에 토지소유자들의 합의에 따라 토지 경계선을 결정하는 '사실경계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토지경계선이 당초 지적도상과 차이가 나는 대신 토지 소유 면적은 지켜주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동안구청 관계자는 "도상경계방식을 사용했다면 지금도 사업을 끝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엄청난 소송에 시달렸을 것"이라며 "지적재조사 사업이 이뤄진다면 당연히 사실경계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지적법은 도상경계방식을 원칙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지적재조사 사업이 이뤄진다 해도 도상경계방식에 따라 사업이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 지적도에 나타나 있는 토지경계를 현장에 복원시킨 후, 이를 기준으로 다시 재측량작업에 나서는 것이다.

하지만 지적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지적재조사 사업은 '특별법'을 통해 사실경계방식으로 사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상경계방식은 2단계 사업(현장복원 및 재측량) 방식이기 때문에 관련 비용 및 사업 기간이 대폭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100년 동안 방치돼 왔던 토지경계를 현장에 복원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설령 가능하다 해도 지적도상의 토지정보가 정확하다는 보장은 누구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당연히 토지경계를 둘러싼 소송도 급증할 수밖에 없다.

반면 사실경계방식은 당사자간 합의를 기초로 하기 때문에 면적의 증감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토지 소유주들이 불리할 이유가 전혀 없다. 필지당 면적 증감이 일어난다 해도 청산 절차에 따라서 증가 면적은 돈으로 환수하고, 면적이 줄어드는 경우에는 돈으로 보상해주면 되기 때문에 큰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는 안양시 동안구의 예에서 뿐만이 아니라 이미 지적재조사에 나선 네덜란드, 대만, 일본 등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한국토지공법학회 관계자들은 "일반적인 민사사건의 경우에도 사전조정제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지적재조사 사업도 조정제도를 바탕으로 사실경계방식을 취한다면 사업의 효율성은 높이면서도 관련 예산 및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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