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극이 시작하기 전 한 배우가 관객들한테 수화를 가르쳐 주며 마당극을 소개한다. 이 마당극의 제목인 '둥글어진다'는 돌고 돌면 다시 그 자리라는 것이고, 낮아진다는 것은 삶의 이치를 말한다. 그러나 이 제목엔 특별히 정해진 의미가 없다. 관객들이 제목에 의미를 부여할 때 그것이 이 마당극의 의미가 되는 것이다.
이 마당극은 뇌성마비장애인과 정신지체 장애인 서로를 도와가며 평범한 사회인으로서의 자신의 목표를 이루는 과정을 마당극으로 풀어냈다. 정신지체장애를 갖고 있는 ‘종수’라는 인물과, 김밥을 파는 그의 어머니, 같이 사는 뇌성마비장애가 있는 형과, 사복지사 ‘복실’이를 중심으로 마당극이 전개된다.
처음엔 종수의 꿈 내용으로 아무대사 없이 마당극이 진행된다. 관객들이 “무슨 내용인가?” 하고 마당극에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다. 꿈속에선 뇌성마비로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 하는 ‘형’이 일어나 뛰고, 춤을 춘다.
다음엔 종수와 형의 일상이 그려지는데, 형이 학교 가는 것을 종수가 도와 같이 간다. 그러나 학교 가는 길 횡단보도가 없어지고 육교가 생겨 다른 길로 가야하는 불편함과, 길에 턱이 있어 휠체어를 타고 가기 불편해 주위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는데 불쾌해 하는 사람, 힐끔힐끔 보다가 도와주고 자기 갈길 가는 사람이 나온다. 또, 지하철을 타는데 공익요원이 몸도 불편한데 사람 많은 출근시간에 나오느냐고 면박을 주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서 현대인이 장애인을 무시하고, 단지 동정 때문에 장애인을 돕는 것이라는 게 확연히 드러난다.
종수의 생일 날. 복실이와, 종수의 어머니는 집에서 파티 준비를 하고, 종수와 형은 엄마의 선물을 사러 백화점으로 간다. 백화점 직원은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앞에서 친절하게는 대하지만, 뒤에선 그 둘이 빨리 갔으면 하는 속내를 보인다. 종수는 어머니의 스카프를 선물로 사고, 자신의 생일날 어머니께 선물을 드린다. 여기선 장애인도 부모님께 효도를 한다는 것을 보여주며, 오히려 현대에 부모님께 무관심한 몸 건강한 사람들보다 장애를 가진 종수가 낫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게 평범한 일상을 그려 장애인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꿔주려 만든 마당극은 마지막에 종수는 그렇게
▲ 황가영(강서고) | ||
이 마당극은 장애인들은 공감하고, 비장애인들이 장애인들을 바로 보는 시각을 갖게 하는 그런 마당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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