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은 우리를 자유롭게 해 주지요!"

여성 힙합 팀 ‘Lady, Action'을 만나다

김재경 기자

입력 2007-10-29 10: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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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 났다. 약속시간은 다가오고, 연락은 두절된 상태. 발로 뛰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 온 건물을 샅샅이 뒤져본 결과 어디선가 직감적으로 힙합을 즐기는 듯한 여학생들이 녹음실 문틈으로 보인다. 다행히 찾은 것이다.

‘레이디, 액션(Lady, Action)’을 만나기 위해 찾아간 서울 영등포에 소재하고 있는 하자센터. 청소년직업체험센터인 그 곳은 문화활동을 하고 싶은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과 기회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 곳에서 여성 힙합팀 ‘Lady, Action’을 만나 보았다.

팀명이 ‘레디 액션’인지 ‘레이디 액션’인지 구분이 잘 안된다고 팀의 리더인 안혜선(성신여대·3)학생에게 슬쩍 묻자 바로 그래서 그런 팀명을 만들었다고 한다. “레이디, 액션은 여자들이 힙합을 시작해보자는 의미에서 지었어요. 보통 사람들이 무엇인가 시작할 때 ‘레디액션’이라고 하잖아요? 저희는 ‘레디’를 여성이라는 뜻의 ‘레이디’로 고쳐서 두 가지 의미를 다 뜻하고 싶었어요.” 기자의 무지를 재치 있게 덮어주는 답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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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그녀들을 찾아갔을 때는 점심시간.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연습을 하던 그녀들은 배가 너무 고프다며 팀의 리더인 안혜선 학생에게 ‘불만 아닌 불만’을 늘어놓는다. 안혜선 학생을 제외한 김보미(은행고·2), 임수연(현대고·1), 이예현(중산고·1), 김령화(동화고·1) 학생은 고등학생. “팀 특성상 연령이나 지역기준은 없어요.” 가입의 문이 언제나 열려있다고 했다.

‘언니들’이라는 하자센터 힙합강좌에서 결성된 힙합 팀으로 시작하여 지금의 ‘레이디, 액션’이라는 여성힙합팀을 결합하였다는 그녀들은, 그 이후에 커뮤니티를 이용하여 전국의 힙합을 좋아하고 '스트릿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팀원으로 가입하고 있다며, 소수의 팀이 아닌 다수가 모여서 즐기는 팀이라고 소개해주었다.

“앞으로 3주간 매주 금요일마다 라디오 녹음과 진행도 하게 됐어요.” ‘레이디, 액션’은 단지 랩을 하는 친구들이 아닌 MC와 DJ, 그리고 B-GIRL 활동까지 힙합에 관련한 모든 활동을 두루 한다고 ‘레이디, 액션’의 팀 구조와 활동을 설명했다. 이번에 참여하게 된 라디오 프로그램은 ‘마포FM 뮤직콩’이라는 홍대인디밴드를 소개해주는 코너라고 했다.

클럽문화의 ‘메카’인 홍대거리에서도 공연을 한다는 그녀들은 수도권지역이라면 어디서나 공연이 가능하다며, 그 동안의 많은 경험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하자센터에서는 1개월에 1번 공연과, 격주별로 수업이 없을 때마다 녹음실에서 연습을 해요. 그리고 행사가 있으면 공연을 나가기도 하고요.” 공연 중에 갑자기 MIC가 끊겨서 당황했던 경험도 들려주었다. 하지만 장비고장이 발생하였어도, 언제나 연습하던 것처럼 ‘레이디, 액션’만의 힙합을 보여줬단다.

녹음실을 찾아가 인터뷰를 하는 중에도 마이크를 잡고 서슴없이 랩(Rap)을 들려주는 그녀들은, 힙합을 할 때만큼은 노래에 집중력을 발휘하며 열심히 연습하지만, 가끔 수다에 빠지면, 보통 여학생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수다의 장’을 이루다가 연습시간이 끝나버린 경우도 허다하다고 했다. “엇! 이거 자꾸 우리 단점만 말하게 되면 안 되는데!” 애교 섞인 변명은 오히려 그녀들의 당당하고 솔직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 주었다.

힙합과 함께한다면 언제나 즐거울 것 같은 그녀들에게도, 활동을 하면서 힘든 점과 걱정은 있다고 한다. “공연을 다닐 때 DJ를 하는 친구들은 가냘픈 손목으로 무거운 장비를 직접 들고 다닌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문제일 뿐이다. “사실 아직 우리사회의 시선이 여성힙합팀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저희 같은 힙합을 좋아하는 여성들이 활동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분들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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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목표가 더욱 확고하다는 ‘레이디, 액션’. “사람들의 시선이 여자들끼리 무엇을 하겠냐는 인식이 있어요. 그 선입견을 깨트리기 위해 활동을 더 열심히 하죠.” (임수연 학생) “처음에는 오기 때문에라도 계속 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는데, 이제는 많은 활동 덕에 저희와 함께하는 많은 친구들이 있어요” (이예현 학생)

그녀들은 앞으로도 힙합을 좋아하는 많은 여자 친구들이 망설이지 말고 서슴없이 힙합의 문을 두들겼으면 좋겠다면서, 그러기 위해 ‘레이디, 액션’과 같은 여성힙합이 더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들에게 힙합은 떼려고 해도 뗄 수 없는 자신들의 삶이라고 했다. 그녀들에게는 힙합은 그 자체로 흥분을 주고 희열을 느끼게 하는 음악활동인 듯했다.

점차 한국에도 ‘스트릿문화’와 힙합이 소수음악장르를 넘어서서 대중화되고 있다. 다른 문화와 같이 힙합 역시 문화이고 패션이며,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놀이와 같다. 그녀들의 당찬 각오와 계획처럼, ‘레이디, 액션’의 무한한 앞날과 함께, 그녀들의 꿈인 ‘한국여성힙합’의 발전을 기원해본다. /김재경 기자(경기대 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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