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원점독립캠페인 Ⅱ 지적(地籍) 재조사 해외현장을 가다·4]

정확한 地籍에 나라 힘 집중

윤인수·김무세 기자

발행일 2007-12-07 제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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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지적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제에 의해 도입된 만큼 우리나라와 똑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오히려 일본의 대만 점령시기는 우리나라보다 더 빨랐기 때문에 2차 세계대전 이후 대만의 지적제도의 정확성은 우리나라보다 뒤처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하지만 대만은 1972년부터 지적재조사사업에 나서 지난 2005년에는 이미 도시 전 지역의 지적재조사 사업을 끝마쳤다.


▲미군의 폭격을 전화위복의 계기로=대만의 근대지적도 일제에 의해 도입됐다. 일본이 청일전쟁에서 승리, 시모노세키조약에 의해 대만을 할양받자 토지(세) 수탈을 위해 지적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이를 위해 일제는 대만총독부에 토지조사국을 설치하고 1898년부터 본격적인 지적사업에 나서 마침내 1914년 대만의 근대지적을 완성했다.

하지만 대만총독부가 2차 세계대전 중 미군의 폭격을 받으면서, 대만의 근대지적은 기본부터 흔들리게 됐다. 결국 대만은 1972년 항공측량에 의해 일부 지역을 실험측량하고 이를 바탕으로 1975년 7월부터 본격적인 지적재조사사업에 나섰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2005년 전 도시지역의 재조사사업을 완성했다.

하지만 대만이 지적재조사 사업에 나선 것은 꼭 미군의 폭격 때문만은 아니다.

중국측량공정학회 곽옥구(郭玉)감사는 "전 세계적으로 수치측량 기술이 도입된 것은 1982년이다. 이는 82년 이전에 도해측량으로 작성된 지적도는 여전히 문제가 많다는 의미다. 때문에 사업이 모두 끝난 지금도 도해측량으로 작성된 지역은 또 다른 재조사 사업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며 "미군의 폭격이 있었든 없었든 지적재조사 사업은 실시됐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대만의 토지정보에 대한 관심은 지적재조사 사업 담당부처인 내정부(內政府)의 위상에서도 확인된다. 정부 부처 중 두번째로 실세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내정부가 지적재조사 사업을 담당한 것이다. 오랜 독재의 역사 때문에 국방부가 가장 실세 권력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가장 핵심부처에 지적재조사 사업을 맡긴 것이다.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臺北)는 중국 본토와 매우 가까운 거리다. 때문에 대만은 핵심적인 행정부처를 제2의 도시인 타이쭝(臺中)으로 이전시켰는데 이 때 가장 먼저 타이쭝으로 이전한 정부부처 중의 하나가 지적재조사를 담당하는 내정부 토지측량국이다.

토지측량국 유정륜(劉正倫) 부국장은 "국가의 3대 요소 중 하나가 국토라면, 지적재조사 사업을 펼치는 부서가 가장 먼저 이전하고 이를 담당하는 부처에 힘이 실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정부의 의지가 성공의 열쇠=대만은 지적재조사 사업진행의 신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전체 예산의 80%를 중앙정부가 떠맡고 있다. 재정이 취약한 지방정부가 이를 빌미로 사업을 지연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봉갑(逢甲)대학교 숙보도(輔導) 교수는 "해외 사례를 보면 정부가 사업만 벌여 놓고 인력과 예산을 나몰라라 한 나라치고 지적재조사 사업이 단기간에 끝난 나라가 없다. 가장 중요한 게 정부의지인 것이다. 지방정부마다 재정력이 다른 만큼 당연히 예산은 중앙정부가 떠맡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대만은 또 애초 정부가 독점하던 지적재조사 업무의 일부를 1997년부터 민간업체에 위임했다.

소규모 업체의 난립, 취약한 인력구조, 개인측량사의 자질저하 등의 우려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이제는 이에 대한 걱정을 조금도 하지 않는다.

타이쭝 중정지정(中正地政)사무소 진방무(陳芳茂)주임은 "정부가 모든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 좋기는 하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예산과 인력이 필요하고, 결국 사업 자체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일부 분야에서는 민간업체의 기술이 더 뛰어나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또 민간업체에 대한 불안감은 기술력, 재정력 등을 총괄적으로 검토하기 때문에 조금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한국도 지적측량을 꼭 공공기관이 독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 수치측량 ?
토지경계나 면적 등의 정보를 수치로 표현하는 측량방식으로 도해(圖解)측량의 반대개념이다. 모든 정보를 수치로 측량하기 때문에 해당정보는 바뀌지 않는다. 반면 도해측량은 관련 정보를 그림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외부요인(온도, 습도)에 따라서 관련 토지정보가 변경된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1980년대 중반 이후 수치측량을 도입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도해측량을 고집하고 있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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