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원점독립캠페인 Ⅱ 지적(地籍) 재조사 해외현장을 가다·7]

매매할때마다 측량하고 등기 합의해야, 정부는 지자체에 일임 '나몰라라' 일관

윤인수·김무세 기자

발행일 2007-12-14 제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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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후된 지적은 2000년대 초 일본의 부동산 거래시장까지 침체시켰다. 토지나 주택을 매매할 때마다 측량을 새로 해야 하고 등기할 때도 이웃과 합의를 해야하니 부동산 시장이 제대로 형성될 수가 없었다."

일본 민간 지적기업들의 연합체인 토지가옥조사사회연합회(이하 연합회) 관계자들은 낙후된 지적이 공적인 피해는 물론 개인들에게도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일본은 이같은 이유 때문에 2000년대 초반부터 지적재조사 사업에 대대적인 손질을 가했지만 여전히 사업의 진행이 더디기는 마찬가지다.

   
  ▲ 일본 토지가옥조사사회연합회 타다가츠 우에다(上田忠勝) 이사(사진 오른쪽)가 1920년대에 제작된 지적도를 펼쳐 보이며 일본 지적제도 전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무세기자·kimms@kyeongin.com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핵심적인 원인을 중앙정부의 무관심에서 찾았다.
중앙정부가 사업 초창기부터 재조사 사업에 필요한 측량 등 기본적인 작업은 물론 재조사 사업의 가장 큰 난관인 토지 경계분쟁 문제조차 철저하게 '나몰라라'는 식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토지 경계분쟁을 공적기구의 개입 없이 당사자들이 알아서 해결하도록 했다.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높기로 유명한 일본에서 경계분쟁이 제대로 해결될 수가 없는 구조인 것이다.

정부도 이와 같은 문제점을 인식, 지난 2003년부터 경계 분쟁이 발생하면 민간 지적기업의 연합체인 연합회의 중재과정을 의무적으로 거치도록 했다.

하지만 연합회 역시 민간기구여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실례로 지적재조사 진행률 전국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오사카현 연합회의 상담 건수는 2005년 15건, 2006년 2건에 불과했다.

연합회 오사카현지부 경계문제상담센터 아사이타카(淺井敬) 위원은 "연합회의 결정이 법적 효력이 없다 보니 처음부터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이러다 보니 많은 토지소유자들이 연합회 중재과정을 아무 실효성도 없는 요식행위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법원이 연합회의 결정을 존중해주는 것도 아니다.
연합회의 타다가츠 우에다(上田忠勝) 이사는 "경계분쟁이 법원까지 가게 되면 경계확정소송과 소유권확인소송 등 2단계 소송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연합회가 경계확정을 어떻게 했든 소유권확인소송에서는 이와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일본의 분쟁해결 과정의 어려움을 전했다.

지방자치제 실시가 뜻하지 않게 지적재조사 사업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물론이고 민선단체장들조차 자신의 임기 내에 끝낼 수도 없는 지적재조사 사업에 커다란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다.

오사카현 토요나카시(豊中市) 야나가와 시게노부(柳川衆信) 주간은 "일본의 지적재조사 사업방식이 지방정부와 민간에만 맡겨 놓다 보니 결과적으로 사업이 더 어려워졌다"며 "처음부터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조사 사업에 관여했다면 상황은 많이 달랐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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