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산행

[송수복과 떠나는 즐거운 산행]·전라남도 보성군 일림산

바다·녹차내음 담은 그곳 봄날의 끝을 너와 함께…
   
▲ 일림산 정상에서 바라본 득량만 전경.
   

"한반도 13정맥의 하나인 금남호남정맥이 주화산에서 시작하여 남서쪽으로 내장산에 이르고, 내장산에서 남진하여 장흥 제암산(帝巖山)에 이르며, 제암산에서 다시 일림산을 지나 남해를 끼고 동북으로 상행하여 광양 백운산(白雲山)에 이르는 산줄기이기에 남해 득량만의 푸른 바닷물결을 바라보며 산행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김흥선(56) 등반대장의 설명이다.

이어서 "일림산과 제암산, 사자산에 걸친 능선은 철쭉군락지로 유명한 곳이고 규모는 전국에서 가장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김흥선 등반대장의 말에 모두들 기대하는 눈빛이었지만 지난주를 정점으로 화려한 자태의 철쭉은 지고 있다는 부연설명에 먼 곳까지 왔는데 조금은 아쉽다는 표정들이다.

산행기점인 용추폭포 입구 주차장에 들어서니 오전 11시를 조금 넘긴 시각인데도 전국각지에서 온 많은 사람들과 차량들이 분주히 오가며 산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차량에서 내린 일행들과 간단하게 체조를 하고 입장료를 받지 않는 매표소를 지나 구름다리를 건너니 북미산 소나무 밭길이 이어지면서 산행이 시작되는데 야트막한 산길이 아기자기하게 이어지고 30여분 정도 오르자 작은 계곡의 시원한 물줄기가 취재팀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행들이 모두 올 때까지 여기서 기다리세요." 김흥선 등반대장의 지시에 모두들 반가워하며 물가에 모여 흐르던 땀도 씻어보며 잠시 여유를 가져 보는데 10여분 가량 쉬었을까 최후미가 물가에 도착할 즈음 김흥선 등반대장이 선두를 출발시킨다. 골치에 도착하니 선두그룹이 기다리며 식사할 장소를 찾는데 다른 일행들이 곳곳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관계로 곧바로 골치산 정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골치에서 골치산까지는 꾸준한 오르막이어서 다소 힘이 들긴 하였지만 가족끼리 산행하는 사람들이 여럿 보일 정도로 무난한 코스다. 얼마쯤 왔을까…. 산중턱에서 "아이스케키 !!"를 외치는 장사꾼이 등산객들에게 천원 한 장으로 가장 시원한 단맛을 느끼게 해주고 있었는데 예전의 장사꾼들과는 많이 다른점 하나가 쓰레기는 반드시 가져가는 것 이었다. 등산객들이 버리는 물병까지도 자신이 준비해온 쓰레기 봉투에 담아 한가득인 모습을 보면서 한낱 장사치들로만 여겨왔던 생각을 고쳐먹기로 해본다.

■ 분쟁의 대상이 되어버린 산 이름=식사를 마치고 가볍게 내리막과 오르막을 거치자 일림산 정상에 모두가 모여들었다.

봄날의 화사한 요염함을 철쭉꽃의 향연으로 쏟아 부으며 여름을 맞이하고 있는 일림산 정상에서의 조망은 시원한 남해바다 득량만의 모습과 손에 잡힐 거리에 있는 사자산, 제암산 등 호남정맥의 줄기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데 아직은 시들지 않은 꽃들과 억새밭으로 이어진 등산로 주변으로 산죽도 멋스럽게 군락을 이룬 남해의 절경이 이곳이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산의 정상에는 지자체든 산악단체든 정상표지석을 세워놓았을 법한데 아무리 둘러 봐도 생뚱맞은 묘지 1기와 비석만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어서 그 연유가 궁금하던 차에 김종기(57) 수원 시의원의 설명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국립지리원 발행 지도상 현재 서 있는 이곳에서 동북방향에 있는 628.8m 봉우리를 일림산으로 표기해 놓았고 지금까지 문제없이 지내오다가 최근 보성군과 민간 산악단체가 현재의 장흥군 주장의 삼비산에 비석과 제단을 만든 것이 화근이 되어 이를 장흥군측에서 철거하고 비석을 묻어 버렸다"면서 그 자리를 보여주었는데 아닌게 아니라 일림산으로 표기된 정상석이 땅에 60%가량 묻혀 있었다. "얼마전 전라남도 지명위원회에서 보성군 손을 들어 주었으나 장흥군이 이에 승복하고 있지 않아 불편한 관계에 있다"고 하였다.

일림산 정상에서 하산을 위해 회령삼거리 방향으로 10여분 정도 가다 보니 등산로 좌측으로 보성강 발원지의 표지판이 보이는데 시간관계상 다녀 올 수 없어서 그대로 진행하기로 한다. 일림산 정상에서 호남정맥 능선과 녹차밭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인 회령 삼거리까지 오른편으로 득량만의 풍경을 마음껏 즐기며 산행을 할 수 있어서 좋고 두어군데 급경사 내리막을 제외하곤 무난한 산길이어서 어려움 없이 가족들과 산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며 회령삼거리 표지판으로부터 회령다원 주차장 까지 30여분 정도 소요된다.

■ 녹차수도 보성="일반적으로 알려진 촬영지로 유명한 차(茶)밭은 '대한다원'으로 이번 산행 하산길에 위치한 '회령다원'에서 북쪽으로 10여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고 말한 이원석(46) 회원이 "이곳 보성은 해양성기후와 대륙성기후가 맞물리고 사질토양에다 강수량도 많아 차를 생산하기에 알맞은 조건으로 활성산 자락에서 시작하여 현재 보성군 1천285 농가가 1천23ha의 면적에서 전국 생산량의 40%를 생산해내고 있으며 1985년부터 '다향제'라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며 일주일만 일찍 왔어도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이곳 회령다원 주차장에도 하산하는 등산객들을 기다리는 버스들이 즐비하였고 차밭으로 놀러나온 많은 가족단위 또는 연인들이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차밭을 이렇게 저렇게 오가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김종기(57) 의원이 "녹차가 좋다라는 것만 알고 차나무 종류는 모르는 사람이 태반일 것"이라며 현재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차나무는 중국소엽종 계열로 온대성 기후에 알맞고 추위에도 강한 품종이나 수입연대를 알 수 없고, 전남지방 일부 다원에서 대량으로 재배하고 있는 차나무는 일본에서 수입한 '야부키다종' 차나무로 생산량이 많고 추위에 강한 특징이 있다"고 설명해 준다. 아울러 "녹차의 카페인 성분이 임산부에게 좋지 않으며 일반인도 하루 두잔 이상을 마시는 것은 좋은 음용법이 아니다"라고 말하는데 장경선 회장이 녹차 두 잔을 따라 이미 한잔을 들고 있는 김흥선 등반대장에게 강권한다. 녹차밭을 가득 메운 햇살이 능선 너머로 아스라해지던 오후 5시에 보성을 출발한 버스가 수원에 도착한 시각은 10시 55분이었다.

■산행안내
■ 교통
   
광주→보성=광주광천버스터미널에서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9시4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직행버스 이용. (062)360-8114

보성→한치=시외버스 공용터미널에서 1일 3회(06:00. 11:40, 15:40)운행하는 웅치 ·삼수 경유 회령행 군내버스 이용. 군내버스 안내 (061)852-2777

또는 보성에서 오전 6시10분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는 율포 경유 회령행 군내버스 이용. 회령에서 한치까지는 4㎞거리

■ 등산로
1. 용추계곡~골치~일림산~회령삼거리~회령다원 (3시간)
2. 용추계곡~골치 ~일림산~골치~용추계곡 (2시간20분)
3. 용추계곡~일림산~용추계곡 (2시간)
(전구간 가족 산행에도 무리 없는 구간)

■수원 좋아요 산악회
   
창립 14주년의 관록있는 산악회로 100여명의 정회원이 활동 중이며 산행계획 공지 후 하루만에 전좌석이 예약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좋으며 부부동반이 많고 대개가 오랫동안 산행을 같이해온 막역한 사이로 40~50대의 연령층이 주를 이룬다.

매년말 축적된 회비로 시청, 구청을 통해 소개 받은 불우이웃에게 장학금 수여, 독거노인 생활비 지원 등 선행을 실천하고 있는 모범적 산악회이다.

정기산행은 매월 둘째주 일요일이며 수원농생명과학고 앞에서 오전 7시 출발이다.
회장: 장경선 019-245-0010
등반대장: 김흥선 011-214-4400

■ 송수복 등산칼럼니스트 약력
-대한산악연 경기연맹 구조대
-수원시 등산연합회 전문위원
-수원시 스포츠클라이밍연합회 기획이사
-킬리만자로, 캉첸중가 등 해외원정 등반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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