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오후 1시50분 해양경찰청 전용부두. 기자를 태운 해경 BELL-412 헬기가 이륙했다.
월미도 문화의 거리와 인천항 갑문 등 제11회 바다그리기 대회가 열리는 곳을 둘러보기 위해 이륙한 헬기는 곧장 전용부두에서 200가량 떨어진 인천항 갑문 150 상공을 날았다.
북항 목재부두에 쌓인 원목과 남항 컨테이터부두에 주차된 수출용 자동차들의 모습이 한눈에 펼쳐졌다. 헬기가 인천항 갑문 주변을 돌자 바다그리기 대회에 참가한 어린 학생들이 하늘을 향해 손을 흔들어댔다.
이후 헬기는 월미산을 끼고 맥아더장군상이 있는 자유공원으로 향했다. 자유공원은 주말을 맞아 가족단위로 나들이 나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었다. 나무그늘에 자리를 잡은 학생들은 눈앞에 펼쳐진 인천항과 대형 선박을 화폭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인천 앞바다로 다시 머리를 돌리자 뿌연 안개 속으로 서울 여의도에 있는 63빌딩과 맞먹는 인천대교의 상징인 거대한 주탑이 위용을 드러냈다. 총연장 12.3㎞의 인천대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다리다. 인천 앞바다를 건너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 상공을 날았다. 하늘 높이 치솟은 64층짜리 주상복합건물과 우리나라 태백산맥 지형을 본떠 디자인된 컨벤시아, 내년 3월 개교를 앞둔 인천대 송도캠퍼스가 제법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었다. 매립이 완료된 송도 5·7공구 정중앙에는 포스코 R&D센터가 본격적인 공사에 나서고 있었다.
헬기는 바다그리기 대회가 열리고 있는 송도 LNG 인수기지 상공을 돌고 최근 철거공사가 시작된 숭의운동장으로 머리를 돌렸다. 일제시대인 1920년과 1934년 각각 육상장과 야구장으로 건설된 숭의운동장은 인천고와 동산고 등 1960년대 인천 고교 야구의 전성기를 이끌었고 이후 프로야구 구단들의 전용 홈구장으로 쓰여왔다.
기자를 태운 헬기는 마지막 목적지인 월미도 문화의 거리를 크게 한 바퀴 돌고 해경 전용부두로 되돌아왔다. 헬기에서 내려다본 인천. 끊임없이 변화하는 인천의 역동성을 실감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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