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48주년기획 20년만에 다시찾은 섬]석모도

갈매기도 바람도 쉬었다가는 '섬속의 섬'

김종호·임성훈 기자

발행일 2008-06-25 제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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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모도는 30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섬이다.

행정안전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발표한 '2008 휴양하기 좋은 섬 베스트 30'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인천에서는 석모도 포함, 대이작도, 덕적도, 대청도 등 4개 섬이 베스트 30에 선정됐다.

행안부와 관광공사는 "최근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되고 바다여행 수요가 늘면서 천혜의 관광자원인 국내 섬 3천여 개 가운데 1%를 엄선해 '휴양섬 베스트 30'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강화군 외포리 선착장에서 석모도로 향하는 배에 몸을 실었을 때, 섬에 가까워질수록 '베스트 섬'에 대한 호기심은 증폭됐다.

   
선착장에서부터 줄곧 동행한 갈매기들과 정이 들만 하니 어느덧 석모도다. 7분이나 걸렸을까? 배에서 내려 석포리 선착장을 따라 오르니 목선을 한 채 올려놓은 듯한 음식점 간판이 눈에 띈다. 맞은편 석모도 농수산물 젓갈시장에선 상인들과 관광객들의 흥정이 어우러지면서 섬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거대한(?) 섬 강화도에 딸린 석모도는 '섬 속의 섬'이었다.

'휴양섬 베스트 30' 선정 과정에서는 문화유적·경관 등 볼거리와 독특한 별미·향토음식 등 먹거리, 조개잡이·갯벌체험·하이킹 등 체험거리, 숙박 등 편의시설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다고 한다.

과연 석모도는 베스트 휴양섬에 걸맞은 면모를 갖추고 있었다.

바닷물이 빠지면 갯벌에 맨발로 걸어 들어가 조개를 잡는 등 갯벌 체험을 할 수 있는 '민머루 해수욕장', 서해낙조가 일품인 국가어항 '어류정항'과 초보자의 낚시터로 유명한 '장구너머항', 가족 동반 산행지로서 서해에서 불어오는 해풍을 받으며 산과 바다의 정취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해명산, 한국의 3대 관음 성지로 널리 알려진 '보문사' 등은 석모도의 대표적인 관광코스다.

   
▲ 한국의 3대 관음 성지로 널리 알려진 사찰중의 하나인 보문사. 안개로 둘러싸인 경내가 운치를 더하고 있다. 이 절은 신라 선덕여왕(635)때 창건됐으며 절 아래 바닷가에서 어부가 불상 나한상 22구를 그물로 건져 절 우측 석굴에 봉안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중 보문사는 고(故) 육영수 여사가 범종을 기증할 정도로 즐겨 찾았던 사찰로 알려져 있다. 이 바람에 석모도로 향하는 최단 경로인 강화읍~양도~외포리 구간 도로가 다른 구간 도로보다 먼저 포장이 됐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삼산면 주민자치위원회 안세옥 위원장은 "1960년대 후반 보문사로 향하는 육영수 여사와 같은 배를 탄 적이 있는데 영접을 나온 군부대 관계자들에게 육 여사가 '나는 사적인 일로 왔으니 신경쓰지 말라'고 당부하는 소리를 들었다"며 "국모로서 추앙받을 만하다는 느낌을 받은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 석모도 선착장 앞에 위치,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는 젓갈시장. 새우젓이 특산물로 인기다.
석모도에는 먹거리도 풍부해 구수하고 찰진 밥맛을 자랑하는 석모도 쌀을 비롯, 잡는 시기 또는 담근 시기에 따라 오젓, 육젓, 추젓, 동백, 하젓 등으로 이름은 물론 용도 또한 다양한 '밥도둑' 새우젓, 소주 안주로 일품인 밴댕이와 병어 등은 지역 특산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밴댕이는 20여년 전까지만 해도 어류정 인근 바다에서 조업을 하던 어민들이 그물을 들어올리다 끊어야 할 정도로 많이 잡혔다고 한다.

석모도가 영화 '시월애'의 촬영지였다는 사실은 이 섬의 아름다운 풍광을 대변하고 있다. 이른 새벽 해명산에 오르면 석모도가 얼마나 빼어난 풍광을 가진 섬인지 실감할 수 있다. 안개 위나 구름 위를 걷는 신선이 된 듯한 착각 속에 아침 안갯속의 능선을 종주하다 보면 석모도 인근에 점점이 박혀있는 섬들은 물안갯속에서 둥둥 떠다니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자신도 모르게 발길 멈추고 바위에 걸터앉아 넋을 잃고 바라보게 만드는 산이다. 그러나 이처럼 풍부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석모도의 전부는 아니다.

이제 이 섬은 그 어느 섬보다 역동적인 섬으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처음 발견했을 때 하늘로 십수까지 치솟았다는 온천수는 석모도의 역동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 석모도 매음리에서 발견된 70도가 넘는 뜨거운 온천수가 개발이 늦어지면서 넘쳐 흐르고 있다.
온천수가 나오는 매음리 일대에서는 20여 가구가 온천수로 난방을 하고 있었으며 수온이 최고 70~80도에 달한다는 온천수를 이용해 계란을 삶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강화군은 해명해수온천 개발, 용궁온천랜드 개발 등 온천을 활용한 관광·휴양형 개발계획을 추진중이다.

또 매음리 114의 10 일원 폐염전 79만4천㎡를 활용해 18홀 규모의 골프장 및 콘도미니엄과 골프장을 조성하는 '삼산 석모도 골프장 조성사업'도 2009년 준공을 목표로 본격화하고 있다.

복합다기능 어항으로 개발중인 어류정항 앞바다에서는 공사와 맞물려 일부 방파제가 수면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어류정항은 해양 관광 유통 기능을 갖추고 기상 악화시 어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긴급 대피처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런가 하면 석모리 산 154의 1 일원 128㏊와 산 89 일원 54㏊에서는 각각 자연휴양림 조성사업과 수목원 조성사업이 추진중으로 지난 3월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이 완료된 상태다.

이같은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주민들도 한껏 고무되는 듯했다.

"20년전 석모도가 화력발전소 건립 예정지로 떠올랐을 때 당시 화력발전소를 유치하지 않은 것을 통탄하는 주민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때 화력발전소를 유치했더라면 지역 발전이 훨씬 앞당겨졌으리라 생각하는 것이지요."

안세옥 위원장의 말 속에서는 지역 발전에 대한 주민들의 열망이 읽혀졌다.

이처럼 주민들 사이에서 섬 개발에 따른 기대감이 높은 것은 그동안 석모도가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춘 역사·문화의 고장에 걸맞지 않게 낙후성을 면치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화군은 2006년도 기준으로 재정자립도 13.5%, 지역내 1인당 총생산(GRDP) 1천11만6천원으로 지역낙후도 지수가 전국 170여개 지자체 가운데 하위권에 속한다. 이러한 강화군 내에서도 석모도가 중심인 삼산면 지역은 상대적으로 더욱 낙후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대부분의 주민들은 석모대교 건설을 지역발전을 보다 앞당길 수 있는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었다.

내가면 외포리와 삼산면 석포리를 잇는 석모대교(삼산연륙교) 건설사업은 이미 수립된 상태로 오는 2015년까지 663억원이 투입돼 길이 2.22㎞, 폭 12 규모로 건설될 예정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석모도를 찾는 관광객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교통정체로 인한 불편이 가중되고 있고 특히 2012년께에는 온천개발, 휴양림 조성, 어항 개발 등 각종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관광 및 휴양객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석모대교 건설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석모대교건설 추진위원회 김영태 위원장은 "석모도는 우리나라에서 15번째로 인구가 많은 섬으로, 석모도보다 인구가 훨씬 적은 섬에도 다리가 놓여졌는데 2015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에 많은 주민들이 불만을 품고 있다"며 "처음 석모대교 건설에 반대했던 주민들도 상당수 석모대교 건설을 반기고 있고 석모대교의 조기 건설은 이제 석모도의 최대 숙원사업으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변화의 길목에 서 있는 석모도. 어쩔수 없이 45.6㎢ 크기의 이 섬은 앞으로 모습을 달리하고 2천300여명 주민의 삶도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섬 곳곳에서 발산되는 역동성이 섬 본연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기를 바라며 섬을 빠져나왔다.

   
▲ 그리 크지않은 항구지만 국가어항으로 관광어항으로 거듭나고 있다. 4월부터 주꾸미를 시작으로 밴댕이, 꽃게 등을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다.

사진/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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