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발목잡힌 2014 亞게임]GB·접근성 '흑자운영 산넘어 산'

주경기장 부지, 수익시설 종류·면적 제한 '발목'…

김명래 기자

발행일 2008-09-16 제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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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국제경기를 치른 뒤 흑자운영에 성공한 곳은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하나 뿐이다. 상암경기장을 제외한 전국 9개 월드컵경기장, 잠실운동장,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등을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은 마땅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종합경기장의 '사후활용'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2014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신설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요구하는 인천시는 경기장 사후활용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아직 세우지 못했다.

시는 상암경기장의 사례를 본받으면 흑자운영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경기장 설계에 수익시설 공간을 반영해 '경기장 면적 최소화, 수익시설 면적 극대화'를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상암경기장을 벤치마킹하면 인천도 사후 활용에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은 오산이다. 우선 상암동은 인천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신설 부지와는 달리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익시설 설치 면적과 종류 등에 있어 규제를 받지 않았다. 지난 해 112억원의 흑자를 낸 상암경기장의 수익시설 면적은 8만4천238㎡로 문학경기장(1만2천8㎡)의 7배에 이른다. 대형할인점·스포츠센터(6만2천128㎡), 복합영상관(1만1천504㎡), 사우나(3천825㎡), 예식장(4천141㎡) 등이 경기장 동편 1, 2층에 자리잡고 있다.

문광부가 서구 연희동에 주경기장을 신설하는 것을 승인한다고 해도 이곳에는 1만6천500㎡가 넘는 쇼핑센터를 입점시킬 수 없다.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편익시설 종류와 설치 범위를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3천㎡ 미만의 면적에 설치가능한 수익시설은 슈퍼마켓, 일용품소매점, 게임제공업소, 공연장, 전시장, 도서관, 선수전용숙소, 체육관련 사무실, 체육의학정보센터 등으로 제한돼 있다. 아시아경기대회지원본부(이하 지원본부)는 쇼핑센터 면적 제한을 5만8천㎡까지 늘리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시 뜻대로 법 개정이 되지 않으면 애초 계획한 수익모델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상암경기장은 시민 접근성이 좋다. 서울 도심과 가깝고,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이 경기장 지하와 연결돼 있다. 걸어서 상암경기장에 찾아올 수 있는 거리에 있는 가구수만도 1만여세대에 이른다. 서울시설관리공단측은 상암경기장의 하루 평균 유동인구를 3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시는 인천 인구가 2008년 현재 260만명에서 2014년 이후 320만명까지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주경기장 예정부지 인근에 위치한 청라·검암·경서지구, 루원시티 주민들과 미디어촌·선수촌 입주민들의 발걸음이 많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지원본부는 '반경 3~5㎞이내 거주 예상 세대수' 등과 같은 기본적 현황조차 분석하지 않았다. 인천 도심과 근접한 문학경기장의 경우 연간 이용객은 300만명. 하루 평균 1만명에도 못 미친다.

아시아경기대회지원본부(이하 지원본부)는 사후활용계획에 대해 "상암경기장 운영사례를 모델로 해 다양한 수익 및 문화시설을 배치할 경우 흑자운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시설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지에 대한 세부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다. 지원본부가 문광부에 제출한 사후활용계획 자료는 서류 한 장에 모두 담겨있을 정도로 구체적이지 못하다. 문광부를 설득할 수 있는 논리가 그만큼 빈약하다는 증거다.

서울시설관리공단 월드컵경기장사업단 이순형 부장은 "상암경기장도 초기에는 사후활용을 문제삼아 반대여론이 높았다"며 "치밀한 계획 수립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원본부 관계자는 "아직 주경기장 신설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세부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며 "특정 종목에 한정되는 기존 경기장 형태에서 탈피해 각종 이벤트, 행사 등 다목적 공간을 설치하는 방향으로 사후활용이 이뤄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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