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보냈으나 아직 오지 않은 겨울을 준비하는 용계~조계골
용문사 주차장에 들어서기 전 오른편으로 용계~조계골로 가는 길이 갈라지며 안내판이 나오는데 이 길을 따라 오를 경우 산행들머리인 밤나무 밭까지 600여m를 발품을 팔아야 하기에 용문사 주차장까지 차로 올라가고 용문산 광관단지를 알리는 비석을 바라보며 오른편 상가사이로 난 길을 따라 용계~조계골 초입으로 접어든다.
두 개의 계곡이 만나는 합수점에서 오른편의 밤나무밭과 민가 사이의 길을 따라 들어서면 용계골을 따라 오르는 길이다. 계곡에 들어서면서 능선을 올려다 보며 암릉코스로 오를 경우와 일반적인 등산로를 따를 경우에 대해 회원들에게 설명을 마쳤다. "기왕 가는 길인데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가 있는 암릉길로 가자"는 김영경(58)회장의 제안에 따르기로 한다.
밤나무밭을 지나 1㎞ 남짓 오르다 보면 우측으로 절벽이 보이고 그 아래 마당이 있는데 무속인들이 자주 왕래한 흔적이 남아 있다. 17분여쯤 갔을까 삼거리 이정표가 서있는 계곡 합수점에 섰다. 계곡을 따라 계속 오르면 중원산(상봉·2.85㎞)으로 가는 길이다. 일행들은 애초 계획대로 이정표상의 중원산을 오르기 위해 우측의 능선 길을 따라 오르기로 하는데 거리상으로는 1.95㎞가 남았다. 잠시 뒤처진 일행들을 기다리며 숨을 고르고 있는데 싸늘한 기운이 금방 몸으로 전해져 오싹하다.
#산책로 같은 계곡길이 끝나고 본격적인 오르막의 시작
대부분의 산행이 그렇듯이 계곡이 끝나가면서 능선으로 붙는 길은 가파른 힘든 구간을 넘어야 하는 고통이 따른다. 이곳 또한 예외는 아니어서 합수점 삼거리를 지나 작은 계곡을 따르다 다시 우측으로 붙는데 밧줄이 곳곳에 매여 있고 두텁게 앉은 낙엽들로 인해 발밑이 미끄러워 밧줄에 의지하며 오르게 된다.
등산스틱을 준비하지 않은 회원들은 이곳과 하산길에서 다시금 후회를 하게 만들기도 한다. 사실 늦은 가을부터 이른 봄까지 등산스틱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등산조력자가 아닐 수 없기에 반드시 갖고 다녀야 한다. 가을 낙엽으로 인한 미끄러움을 한 겨울의 눈이 대신하고 이른 봄에는 해빙기의 질퍽한 흙이 미끄러움을 더해주므로 등산스틱의 유용함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숨가쁘게 30여분을 올라 겨우 능선에 서니 널따란 공터가 펼쳐져 여전히 뒤처진 일행을 기다리기로 하고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이후 중원산까지 암릉길이 이어지는데 그다지 어려울 것 없는 길이다. 북한산, 도봉산의 바위들처럼 매끄러운 바위가 아닌 쇄락형 암석으로 잡을 것과 디딜곳이 많은데다 밧줄까지 매어져 있어서 힘들지 않게 지날 수 있고 위험한 구간도 없다.
#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맞닿은 용문산을 멋지게 조망할 수 있는 중원산 고스락
암릉길이라곤 하지만 조망은 그다지 훌륭한 편은 아니나 중원산 정상에서는 최상의 조망권을 보장한다.
특히 용문산을 바라보는 맛이야말로 일품이라 할 수 있으며 헬기장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둘러앉아 점심식사를 하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이곳에서 북쪽 방향으로 바위지대를 따라 10여분을 가면 우측으로 중원폭포 가는 길이 나오는데 이곳은 맑고 풍부한 수량으로 여름철에 산행하면 좋은 곳이다.
취재팀은 남동쪽의 중원리 방향으로 나있는 능선길을 따라 하산하면서 후미를 민봉기(48) 총무에게 떠맡기고 서둘러 내려서는데 낙엽이 너무나도 많이 쌓여 있어서 좀처럼 속도를 내기가 어렵고 여기저기서 미끄러지며 비명과 탄성이 나왔다. 수북이 쌓인 낙엽이 가파른 내리막에 가득하니 어쩔 수 없이 주저앉아 엉덩이로 밀고 내려오는 회원이 있을 정도로 낙엽이 많은 길이다. "산행구간 전체에 침엽수의 개체수 보다 활엽수가 월등히 많이 분포한 까닭에 몇몇 구간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낙엽이 많은 코스였다"는 민봉기 총무의 말처럼 어느 산의 구간보다도 많은 낙엽으로 인해 산행의 어려움은 다소 있었지만 마음껏 낙엽을 밟는 기회도 가졌으니 좋은 추억 하나 건지고 가는 셈이다.
중원리로 하산하는 길은 마을에서 산나물이나 약초를 채취하기 위해 주민들이 오르내렸던 길이 여럿 나있으므로 반드시 선두와 후미는 긴밀한 연락체계를 갖추고 중간에 다른 길로 빠지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한다. 만약에 일행을 놓쳤을 경우 중원리 주차장으로 집결하도록 당부도 잊지 않았다. "여름철만이 아니라 겨울에도 산행하기 좋을 것 같아서 앞으로 자주 찾게 될 것 같네요"라고 말하는 조동이(44·여) 총무의 말대로 다녀간 사람이면 중원산의 멋스러움을 잊지 못할 것이다.
산행안내
■ 등산로
1코스:용문사주차장~용계·조계골~중원산~중원폭포~ 중원리(5시간)
2코스:용문사주차장~용계·조계골~중원산~중원2리
(4시간)
3코스:중원리~중원폭포~싸리재~중원산(상봉)~중원 산~중원리(5시간 30분)
■ 교통
1.중원리: 서울~6번 국도~양평~용문~용문교에서 331번 지방도로 좌회전, 금곡리에서 오른쪽길 선택~광탄리~중원리
2.용문: 서울~6번 국도~양평~용문
3.청량리~용문(1일 10회 출발하는 중앙선 및 영동선 탑승, 용문역서 하차), 용문~용문사(용문버스정류소에서 1일 15회 운행)
문의:양평군청 산림경영사업소 031~770~2349, 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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