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를 수도권의 제주로

[백령도를 수도권의 제주로!·3]부실관광이 '섬 망친다'

저가·덤핑 공세… 섬 이미지 '추락'… 모든서비스 제공 여행수익 독차지…
   
▲ 여행사를 통해 백령도 관광에 나선 관광객들이 사곶해변을 구경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엔 여행사가 7개나 된다. 주민들은 이들 여행사가 백령도를 망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여행사의 저가공세로 섬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은 물론이고, 여행사들이 관광수입을 거의 독차지하는 바람에 주민들에게는 정작 돌아가는 게 없다는 얘기다.

여행사를 통해 관광에 나선 사람 대부분은 백령도에서 첫 식사를 하면서부터 마음을 상하게 된다. 식사가 형편없기 때문이다. 낯선 곳의 색다른 현지음식을 바랐던 사람이라면 분통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단다. 백령면사무소에는 "우리가 무슨 개나 돼지인 줄 아느냐"면서 질 낮은 식사를 불평하는 관광객들의 항의전화가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여행의 백미가 볼거리와 먹을거리에 있다고 한다면 백령도의 이미지는 여기서 반토막이 난 꼴이다.

작은 섬에 여행사가 많다 보니 저가 경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식사가 부실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행사에 의뢰해 2박3일을 여행할 경우 보통 경비는 25만원 정도 든다. 여기엔 여행자보험, 왕복여객선 요금, 식대(6식), 현지 교통비, 유람선 요금, 입장료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대청도 관광비용까지 들어가 있다. 왕복 뱃삯이 11만3천300원이다. 14만원도 안 되는 돈으로 이틀을 자고 먹고 움직이고, 마치 '돈 아끼는 체험'하듯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행사가 이렇게 싸게 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백령도에서 여행사는 만능이다. 관광버스는 기본이고 손님의 여객선 승선권 확보에서부터 숙박업, 음식업까지 겸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해상유람선까지 운항한다. 질 좋은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또 여행사 혼자서 다 하다 보니 주민들의 불만이 없을 수 없다.

또 관광지 식당이나 특산품 판매처는 여행사가 큰 '상전'이다. 여행사가 늘 가는 식당에선 밥그릇 수에 맞춰 웃돈을 줘야 한다고 한다. 밥값이 비싸지거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마치 예전의 제주도 여행이나 동남아 여행 방식이 지금 백령도에서 횡행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옹진군 관계자는 "여행사의 폐해를 듣고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여행사들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아직은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관광객과 주민들이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백령도/정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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