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를 수도권의 제주로!·4]수술도 못하는 병원 봤나요?

백령병원 군복무 공중보건의뿐… 안과 등 중요과목 제외 '형식적'…

정진오 기자

발행일 2008-11-25 제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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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악한 시설의 백령병원을 찾은 어린이들과 주민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백령도의 의료 현실은 참으로 열악하다.

두무진포구의 한 횟집 여주인 A씨의 얘기는 그 열악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A씨는 백령병원을 찾았다. 머리가 아파서 1주일이나 잠을 못잘 정도였다. A씨는 증상을 듣고 의사가 한 말을 잊을 수가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드릴까요." A씨는 더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냐면서 열을 올렸다. 의사의 도움이 필요해서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도리어 환자에게 처방을 묻는다는 게 말이 되냐는 것이다.

백령병원은 백령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병원이다. 인천시립의료원이 운영한다. 내과, 소아과, 산부인과, 마취과, 정형외과 등이 있다. 각 과마다 1명씩의 전문의가 있다. 이들은 군복무를 대신하는 공중보건의다. 마취과가 있는 병원이지만 이 곳에선 수술이 안된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산부인과에서 겨우 1년에 1~2회 분만수술을 할 뿐이다. 이 지역 사람들은 맹장수술도 못하고, 애도 제대로 못받는데 무슨 시립병원이냐고 하소연할 정도다. 심지어 군부대 병원에 조차 있는 안과 등 중요 과목이 빠져 있다.

백령도에선 갑작스럽게 맹장수술을 해야 할 환자도 뭍으로 나와 수술을 해야 한다. 헬기를 요청한다고 해도 날씨가 좋지 않으면 그나마 허사다.

백령도는 많을 때 하루 1천여명의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주민도 5천명이 다 된다. 여기에 대청도와 소청도 주민도 1천500명 가량 있다. 또 신항만공사 등 크고 작은 공사현장도 많다. 언제든지 긴급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이런 상황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백령병원은 늘 적자타령에 운다. 인천시가 매년 수억원씩의 예산을 투입하면서 경영상황을 따지기 때문이다. 외딴 섬에 병원을 지어놓고 손익구조를 얘기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주민들은 지적한다.

좋은 관광지의 조건 중엔 의료분야도 중요하게 들어간다.

주민 이규원씨는 "백령도가 처한 최악의 의료현실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주민 삶의 질 향상과 관광객 유치는 어려운 문제"라면서 "국가나 인천시가 백령을 특수지역으로 설정해 특별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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