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선 대전차방호벽·5]지자체 예산낭비 논란

수백억 들여 허물고 세우고 '돈먹는 하마'

취재반 기자

발행일 2009-05-07 제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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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수억여원을 들여 재정비한 양주시~파주시 법원읍으로 이어지는 국지도 56호선 도로에 설치된 대전차 방호벽 사이로 전차들이 지나고 있다. /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지방자치단체가 도로를 확포장 할 때 대전차방호벽이 있으면 군 동의를 받아 철거한뒤 다시 설치해야하기 때문에 상당한 예산이 듭니다."

대다수 지역이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는 경기북부 시·군들에게 방호벽은 '돈 먹는 하마'로 통한다. 도로 확포장 외에 방호벽 재정비예산까지 시·군이 부담하면서 지금까지 수백억원을 쏟아 붓고 있기 때문이다.

6일 경기도 도로사업소에 따르면 도가 관할하는 국지도와 지방도에 설치된 방호벽은 모두 29곳으로 이중 20곳은 지난 2000년 이후 도로 확포장 공사를 하면서 철거한 뒤 재설치했다.

정비된 방호벽은 국지도 39호선상의 양주시 백석면 등 18곳과 지방도 367호선상의 파주시 법원읍 등 2곳으로 이들 방호벽 정비에 투입된 예산만 80억~1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 금액은 순수하게 방호벽 정비에만 사용된 예산으로 부대 막사와 울타리 정비 등 군의 요구에 따라 추가 설치한 군시설 설치비용까지 합치면 약 150억원에 육박한다는 것이 도로사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는 2009년 경기도 도로사업소 예산(2008년 이월 예산 포함) 1천196억원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다.

도는 또 교행이 불가능한 국지도 78호선 상의 파주시 주내면 향양리 등 나머지 9곳의 방호벽도 재정비를 위해서는 약 40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재정이 열악한 경기북부 시·군들은 방호벽정비 예산확보가 쉽지 않아 제때 시군도로 확장도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지난 2월 철거된 포천시와 의정부시의 경계지점인 축석고개 방호벽에는 철거비와 도로확장, 대체시설인 도로대화구에 사용될 폭약비용까지 25억원의 지자체 예산이 투입됐다. 2006년 철거된 의정부시 호원동의 방호벽과 회룡역 앞 방호벽에도 각각 42억9천만원과 28억8천만원의 예산이 소요됐고 경기북부 최초로 2005년 철거된 구리시 교문사거리 방호벽의 경우 철거에 13억원, 대체시설 설치에 15억원 등 모두 28억원이 투입됐다.

경기북부 A시 관계자는 "시·군들이 도시발전을 위해 방호벽 철거와 재정비를 원하지만, 수십억원에 이르는 예산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일선 시·군의 열악한 재정상태를 고려해 정부가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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