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다문화교육, 선택이 아니라 필수

소통능력 향상위해 교과서 보완…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활용해야
   
▲ 정동권 (경인교육대학교 총장)
[경인일보=]우리나라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의 수는 지난 2007년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한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 중에는 단기체류자가 높은 비율을 차지하지만 장기체류자도 간과할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장기체류 외국인의 체류 목적을 보면 근로가 가장 많고, 다음이 결혼이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한국체류 외국인의 국적은 중국,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산업연수생 또는 비전문직 종사자로서 주로 저임금 노동에 종사하고 있으며, 결혼이민자의 경우는 대부분 농촌미혼남성의 배우자가 된다. 이들의 삶은 고달프다. 이들이 한국 사회에서 자리잡은 사회적 위치가 경제적ㆍ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인데다가 문화적 이질감에서 오는 고통까지 더하여 이중삼중의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삶이 힘든 만큼 그 자녀들 역시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다보니 가정에서 필요한 교육적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한국어 발달에 있어서도 일반 학생들보다 불리하다. 부모가 모두 외국인인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국제결혼가정 자녀의 경우 일상적인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는 것 같지만, 수업시간에 형식을 갖춘 질문에 답하거나, 읽기ㆍ쓰기 등의 활동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한국어에 미숙한 어머니가 자녀를 기르다보니 자녀의 한국어 발달이 더디고 그 사용도 서투를 수밖에 없다. 초등학생의 경우 부모가 자녀의 학습 준비물도 챙겨주고 숙제도 도와주레어야 하는데, 한국어가 서툰데다 한국의 학교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 자녀의 학교생활 도우미 역할을 제대로 해줄 수 없다. 부모가 제 역할을 못하니 자녀의 학교생활 적응도 그만큼 힘들다. 더욱이 외모의 차이 때문에 다른 학생들로부터 놀림이라도 받는 경우에는 학교생활이 훨씬 힘들어진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학교교육에 대한 성찰과 다문화교육이라는 새로운 교육방향의 정립이 요구된다. 먼저 단일민족주의와 서구문화중심주의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한국인과 한민족은 동일 범주였기 때문에 단일민족주의 이념이 우리 사회 구성원의 통합이념으로 기능해왔지만, 한국인과 한민족이 더 이상 동일범주로 간주되기 어려운 시대로 접어들면서 과연 이러한 이념이 한국사회 구성원들이 공유해야할 이념적 가치로 타당한가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동시에 현재 한국 사회의 다문화화를 이끄는 주역들이 아시아계 사람들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서구문화에 대한 편식의 모습을 보여주는 교과서 내용에 대해서도 일부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학생들이 문화적 다양성을 이해하고 소통하는데 필요한 능력을 길러줄 수 있도록 교과서 내용을 보완하고, 다문화교육프로그램들을 더 많이 개발하고 활용해야 한다. 또한 학교생활을 둘러싸고 다문화가정의 부모와 자녀들이 겪는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다양한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더욱 중요한 것은 일선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사들의 다문화교육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에 의해 좌우되는 만큼 다문화교육의 성공 여부도 교사의 실천 의지와 역량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우리 경인교육대학교에서는 예비교사들의 다문화교육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다문화 강좌를 신설하고, 다문화동아리 프로그램과 다문화멘토링 프로그램을 개발ㆍ운영하고 있으며, 현직 교사들의 다문화교육 능력 제고를 위해 다문화교육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이제 그 중요성과 전문성을 감안할 때 현직 및 예비교사들의 다문화교육 능력 함양을 위한 다각적 노력의 지속은 물론, 그 수요 급증과 어려움 때문에라도 이를 담당할 많은 교사의 증원이 불가피한 시점에 이르렀다고 본다. 이는 다문화사회에서 다문화교육이 선택 과제가 아닌 필수 과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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