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

위안화 절상 2라운드

부산 G20재무장관회의서 미·중 논의… 유럽위기 해소 전엔 환율조정 안할듯
   
▲ 남상욱 (와세다대학 상학학술원 특별연구원)
[경인일보=]오늘부터 부산에서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 회의가 시작된다. 이 자리에서 세계 경제현안과 이달 26일에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릴 제4차 G20 정상회의의 안건이 논의될 것이다.

한 때 이번 G20 정상회의를 즈음해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올릴 것이라는 예측이 나돌았다.

그런데 요사이 유럽발(發) 경제 불안 증폭이라는 상황변화로 올해 안에 위안화 절상은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유로화가 계속 힘을 잃으면 중국이 수출력 유지를 위해 위안화 가치를 오히려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얘기도 하고 있다.



실제 그리스를 시발로 유럽국의 재정위기가 불거지면서 유로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급등했다. 이에 따라 중국 수출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여기에 유럽인들의 소비 위축이 겹치면서 중국의 유럽수출량이 주는 양상이 그려지고 있다.

중국에게 유럽은 미국 다음으로 중요한 수출대상지다. 전체 중국 수출품의 25%가 유럽으로 간다. 유럽 경기가 좋지 않으면 중국도 그만큼 어려워진다.

때문에 중국은 유럽지역 내 재정위기가 어느 정도 가시고 유로화 가치가 안정될 때까지 환율 조정에 나서지 않으리라는 데 동의한다.

그동안 중국은 어떤 대외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들의 환율 기조를 꿋꿋이 지켜왔다. 지난 1985년 플라자합의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엔화 가치를 올려 장기불황의 쓴맛을 톡톡히 치렀던 일본 사례를 중시하며 환율 조정에 무척이나 냉정한 자세를 취해 온 나라가 중국이다.

이러한 중국이 지금과 같이 세계 경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섣불리 환율 정책을 변경하지는 않을 것이 분명해 보여서다.

그렇게 보면 이제 코너에 몰린 쪽은 미국이다.

대내외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위안화 절상 시기가 늦춰질수록 미국의 체면은 구겨질 판이다.

그간 미 행정부는 중국을 향해 시시때때로 위안화 절상을 요구해 왔다. 그러면서도 내심 올 상반기 안에는 중국이 환율 조정에 나서리라 기대했다.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올려야 그나마 미국의 살림형편도 나아질 수 있다는 바람에서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런 기대를 안고 의회내 대중(對中) 강경파들을 달래 왔다. 의회 강경파들은 중국이 바로 행동에 나서게끔 미 정부가 강력히 대응할 것을 줄곧 주문해 온 터다.

하지만, 유럽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러한 미국의 희망이 물거품이 될 공산이 커졌다.

이로써 대중 강경파의 기세가 오르고, 앞으로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가 세질 가능성이 크다. 우선 지난 4월 우여곡절 속에 보류되었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이 다시 급물살을 탈 확률이 높다. 환율조작국 지정은 중국에게는 치명적이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모든 중국산 수출품에 고율의 특별관세가 부과돼 중국은 수출 가격경쟁력을 단번에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오는 11월 치를 중간선거를 겨냥해 미 의회 의원들이 더 적극적으로 중국 제재에 나설 가능성도 무시 못할 변수다. 그렇게 되면 미중(美中)관계는 급냉각될 것은 당연지사다.

다만, 양국이 최악의 대립상황으로 치닫는다 하더라도 서로가 완전히 등을 돌리기는 어렵다. 미국은 작금의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이 필요하고, 중국 또한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미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부산에서의 G20 재무장관 회의가 미중 간 접점(接點)을 찾을 자리가 될지 아니면 접전(接戰)의 자리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중국과 미국의 위안화 절상 타이틀매치 2라운드의 공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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