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연예인 중심사회

시청률 욕심 연예인 편중보도 '눈살'… 대중영합 자제 사회 빛과 소금 되길
   
▲ 홍창진 (신부)
[경인일보=]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계층이 있다. 정치계, 교육계, 노동계, 종교계 등등 무수히 많다. 그런데 이 많은 분야 중에 유독 한 분류의 계층만 한 주에 한 번 중계 방송을 한다.

그것도 한 방송국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방송 3사에서 일제히 거의 한 시간씩 한다. 바로 연예계이다. 우선 연예인들이 불쌍하다. 방송 3사의 제작진들의 먹잇감이 되어 있다는 현실이 그렇고 항상 누군가 감시하고 있다는 심리적 불안은 정신 건강에도 상당히 좋지 않을 것이다.

하도 정밀 묘사를 하다 보니까 정보가 고갈되고 그러다 보니 무익한 정보를 그 귀한 방송이 무의미하게 송출하고 있다.



대개 정보는 두 가지다. 연예인 누가 이혼했다. 혹은 누가 결혼했다. 그래서 그런지 한 연예인이 보통 두 번은 꼭 나온다. 보통 결혼 발표를 하면서 출연했다가 약 이 년이 지나면 이혼 발표하면서 또 한 번 나온다. 이런 방송 환경이 어쩌면 최근 줄줄이 터지고 있는 연예인 자살 사건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최근 박용하씨의 자살 사건을 방송으로 보면서 연예인 자살 보도가 마치 연속 방송극처럼 주기적으로 너무 자주 나온다는 생각에 끔찍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자살의 유혹을 느끼는 많은 삶들이 자주 그리고 장시간 보도하는 이 방송을 보면서 갖게 될 마음을 생각하니 너무 끔찍하다.

세상에는 긴급하게 알려할 정보가 참 많다. 좋은 일을 시작하면서 방송을 통해 알려서 많은 사람들을 참여시키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두운 사회의 한 구석에서 아름답게 피어나는 이야기도 있을 것이다. 정말 훌륭하여 이 사회에 꼭 부각시켜야 할 인물도 있을 것이다. 물론 현재의 방송이 이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유독 연예인들에게 지나치게 편중되는 것이 문제이다.

방송 제작진은 시청률이 생명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도 시청자가 안 보면 무슨 소용이냐고 외칠 수 있다. 그러나 방송은 시청률 이상의 사회적 문화 기능을 조정하는 책임이 있다. 예컨대 시청률 5%의 다큐멘터리 작품이 시청한 사람들 모두를 감동시켜 봉사활동에 나서게 했다거나, 욕심부리지 말고 이웃에게 기회만 있으면 베풀어야 하겠다라는 결심을 세우게 한 경우와 시청률 50%의 연예계 중계 프로그램을 비교해 보자. 많은 시청자들이 시청하지만 10초짜리 감동과 10초짜리 정보는 값 없는 것이다. 방송이 갖고 있는 문화의 조정 기능은 가공할 만한 것이다. 통일을 주제로 한 감동적 드라마 몇 편이 남북 간 민족 화해를 몇 년 앞당길 수도 있다.

아이들은 모방하면서 자란다. 연예인이 많이 나오면 연예인을 모방하고 지식인들이 많이 나오면 지식인을 모방한다. 요즘 성당에 나오는 청소년 중에 30%의 아이들이 연예인을 꿈꾼다. 그 나머지도 얼굴과 용모만 된다면 꿈꾸고 싶다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방송의 첫 번째 의무는 물론 공정 보도이다. 그런데 이 공정성의 문제는 많은 경우 편중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차례 경험했다. 따라서 요즘 국민들은 해당 방송이나 신문의 논조와 기조를 감안해서 알아듣는 것이 상식이 되었다. 어쩌면 연예와 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가 이런 단점을 감추기 위한 기교는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생기게 한다.

방송과 언론이 기사의 많은 부분을 인문학적이고 사회 과학적인 부분에 할애하지 않고 연예계와 스포츠 기사로 할애한다면 이 나라의 문화는 한없이 낮아질 것이고, 이런 언론의 환경 속에 자란 아이들은 지극히 즉흥적이고 이기적인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다.

이 나라의 미래에 희망을 주어야 할 방송과 언론이 대중 인기에만 영합하지 말고 좋은 사회를 만드는 빛과 소금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

경인일보

제보안내

경인일보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자 신분은 경인일보 보도 준칙에 의해 철저히 보호되며, 제공하신 개인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됩니다. 제보 방법은 홈페이지 외에도 이메일 및 카카오톡을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이메일 문의 : jebo@kyeongin.com
- 카카오톡 ID : @경인일보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에 대한 안내

  • 수집항목 : 회사명,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 수집목적 : 본인확인, 접수 및 결과 회신
  • 이용기간 :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기사제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익명 제보가 가능합니다.
단, 추가 취재가 필요한 제보자는 연락처를 정확히 입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최대 용량 10MB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