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

기업명분과 여성친화경영 활성화

경영자의 철학·의지 정부 재정 지원… 나보다 우리 앞세우는게 돈버는 길
   
▲ 이경희(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경인일보=]서울 동작여성인력개발센터(관장·이현아)에서 동작구내 기업 중 여성친화적인 기업을 선정해서 인증을 하는 프로그램의 심사를 맡아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여성친화기업 인증제는 웬 만큼 규모가 되는 기업들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제도인 데다 전국적 규모도 아닌 지역 사회에 있는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그런 일을 한다고 해서 내심 놀랐다.

참여기업 수도 많은 데다 심사 항목 선정 내용이 알차고 꼼꼼해서 또 한 번 놀랐다. 며칠 전에는 선정된 기업을 초청해 수상식을 갖고 동시에 여성친화기업 확산을 위한 포럼도 개최해 성황리에 마쳤다. 지역 행사라고 하기에는 참석자 수도 많았고 반응도 뜨거웠다. 행사에 참석한 각계의 여성 기업가 여성단체 대표들은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관심을 보여줬다.

이번 심사에 참가했던 기업 중에는 영세한 중소기업이 많았다. 주최측에서도 관내 90% 이상 기업이 종업원 10인 이하의 영세기업이라는 사실을 심사과정을 통해서 알고는 놀랐다고 했다.



심사를 하면서 그리고 행사를 보면서 경기도 어렵고 경쟁이 치열해 기업들이 생존하기도 쉽지 않은 마당에 대기업도 아닌 중소기업, 더구나 영세한 소기업들이 여성 친화니 가족 친화니 하는 것에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이번 심사를 통해 깨달은 점은 기업활동에서 명분의 중요성이었다.

흔히 정치에서 패권을 잡기 위해서는 명분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요즘은 기업 활동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미디어의 발달로 기업 활동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착한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의적인 성향이 뚜렷하게 반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설령 기업에 당장 이익이 되지 않더라도 착한 기업 활동을 하려는 움직임이 소기업에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증거가 바로 이번에 서울 동작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시행한 여성친화기업 인증 관련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다.

현재 우리나라는 본격적으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고 출산율이 저하되고 있어 출산율을 높이고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는 게 중요한 이슈다.

창업컨설턴트라는 직업상 베이비붐 퇴직자들을 만나보면 베이비부머 세대의 2막 인생 설계에 아내의 역할이 중요함에도 상당수의 여성들이 자녀 교육을 위한 로드매니저로 헌신하다가 남편의 퇴직을 아무 준비 없이 맞아 가정에서 경제력이 완전히 붕괴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때문에 여러 가지 측면에서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고, 출산율을 높이는 전략이 중요한데 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이 바로 가족친화적 여성친화적 경영 문화의 확산이다. 기업들은 정부에서 뭔가 실질적인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그렇게 해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정부의 재정 여건도 좋지 않은 만큼 기업들 스스로 명분을 갖고 그것이 마케팅 및 기업 성과에 도움이 된다면 정부의 지원이 다소 부족해도 여성친화기업은 늘어날 것이다. 나 또한 소기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재정적인 문제 못지않게 여성친화기업을 만드는 데 중요한 게 경영자의 철학과 의지다. 당장 실리가 없더라도 명분이 올바르다면 내부 고객인 직원은 물론 외부 고객들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다는 걸 비즈니스 현장에서 많이 보게 된다.

누군가 나보다는 우리를 앞세우는 게 돈버는 지름길이라고 했는데 그것이야말로 명분의 출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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