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임승재기자]"강화도 구제역 피해 농가들이 받을 정신적 충격은 더 심할 것입니다."
가천의대 길병원 외상심리지원센터의 조성진(45·정신과 전문의·사진) 교수는 "장기간 키워오던 가축들을 하루 아침에 살처분하고 매몰해야 했던 농민들이다"며 "먼 데도 아니고 자기 주변에서 똑같은 일이 발생했기 때문에 강화도 농민들이 겪고 있을 불안감과 상실감은 더욱 클 것이다"고 우려했다.
그는 "농민들에게 가축 살처분은 가족을 잃는 것과 같은 고통일 수 있다"며 "하지만 구제역 피해 농가들의 정신적 충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은 게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보통 불안해 하고 잠을 제대로 못자는 경미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심한 경우는 일상 생활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며 "가장은 일손을 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지 않고 주부는 집안 일을 돌보지 않는 등 트라우마로 인해 가정이 유지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트라우마는 개인을 벗어나 사회적 문제로도 대두될 수 있다"며 이번 구제역 파동을 계기로 피해 가축 농가들의 정신적 고통을 조기 치유할 수 있는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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