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박상일기자]고양 일산의 전원주택에 사는 양모(46)씨는 대기업 계열 보험회사에 다니고 있다. 그는 3년 전까지 서울 잠실에서 112㎡ 아파트에 살았다. 하지만 심한 아토피에 시달리는 가족들을 위해 아파트를 처분하고 대출을 더 받아 일산으로 옮겨왔다.
일산 집에서 여의도 회사까지 출퇴근하는 데 하루 네 시간 가까이 소모되지만, 양씨는 오히려 행복하다. 좋은 환경 덕분에 가족들의 아토피는 거의 치유됐고, 저녁 늦은 시간이나 주말에 주변을 한가롭게 산책하거나 운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도 훨씬 쉽게 풀려 출퇴근 피로를 거의 못 느끼기 때문이다.
양씨처럼 도심의 아파트를 탈출해 한적한 전원주택을 갖는 것은 도시민들의 가장 큰 꿈이 됐다. 특히 '콘크리트 덩어리'라고 불리는 아파트의 환경적 폐해가 널리 알려지면서 각종 질병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시 근교 전원주택이나 시골집을 찾는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를 탈출해 환경이 좋은 변두리로 옮겨가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여러모로 꼼꼼히 따져보고 발품을 팔지 않은채 섣부르게 아파트를 처분하고 변두리로 옮겼다가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돼 후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아파트를 탈출해 환경이 좋은 곳으로 옮겨가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고 어떤 것을 따져봐야 하는지 알아본다.
■ 생활형태를 결정하자
대부분의 직장인은 자신의 직장을 포기하고 아예 시골살이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최근 귀농 붐이 불고 있기는 하지만, 귀농에 성공하는 경우보다 오히려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귀농을 굳게 결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직장생활을 이어가면서 변두리지역이나 시골에서 지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좋다.
직장을 유지하면서 집을 옮긴다면 생활형태는 크게 '도시 출퇴근형'이나 '주말 전원생활형'이 될 가능성이 높다. 도시 출퇴근형은 집을 완전히 변두리나 시골로 옮기고, 그곳에서 직장으로 출퇴근하는 경우다. 주말 전원생활형은 시골에 두 번째 집을 구해 평일에는 도심에서 거주하며 직장을 다니고, 주말이나 휴일에만 시골에 머무는 형태다.
■ 집을 구하자
생활형태가 결정되면 다음으로는 집을 알아보아야 한다.
'도시 출퇴근형'의 경우에는 출퇴근이 가능한 거리 내에서 집을 구해야 한다. 거리를 계산할 때는 단순한 거리가 아닌 실제 출퇴근에 걸리는 시간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온 가족이 생활터전을 온전히 옮기는 만큼 충분한 공간과 생활에 불편함이 없는 집을 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까운 곳에 시장 등 생활 편의시설이 있는지, 학교나 병원 등을 오가는 데 불편함이 없는지, 도로 사정은 좋은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 외따로 독립된 집보다는 전원주택단지처럼 공동체 생활이 가능한 곳이 좋다.
'주말 전원생활형'의 경우에는 좀 더 먼 거리의 집을 구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의 집을 완전히 정리할 수 없는 만큼 시골집에는 투자를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좋다. 장기적으로 농촌에 정착할 생각을 갖고 있더라도 처음부터 큰 집을 구하기보다는, 시골 생활에 차근차근 적응해 가면서 주변에서 적당한 집을 알아보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주말형 소형 전원주택을 전세·월세로 얻거나 상태가 양호한 농가주택을 저렴하게 세를 내 조금만 리모델링해 살아보는 것이 좋다. 주말에만 사용하는 주택은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가구 및 생활용품만 갖추면 된다.
■ 전원생활에 적응하자
집을 구해 이사를 간 후에는 전원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변두리의 전원주택단지라도 아파트와는 생활패턴이 크게 달라진다. 폐쇄적인 아파트와 달리 시골에서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대단히 중요하다.
맞벌이 부부가 아니라면 집에 혼자 남게 되는 여성의 적응이 큰 관건이 된다. 하루종일 아무 일도 못하고 집에서 '감옥살이'를 하다보면 오히려 도시생활보다도 못한 결과를 만날 수 있다. 전원생활에 맞는 다양한 취미생활이나 부업, 소규모 농사 등에 재미를 붙여야 견딜 수 있다.
농사 욕심부리지 말고 자투리땅부터 시작
자녀교육 욕심은 일정부분 포기 감수해야
1가구2주택 중과세 여부도 꼼꼼히 체크를
■ 주의해야 할 점
폐쇄적인 아파트와 달리 변두리나 시골에서는 상당한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 시골로 내려간 사람들 중에는 토박이 주민들과의 마찰을 견디다 못해 다시 도시로 '쫓겨오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이 아파트 생활에 익숙해 공동체 개념이 부족한 경우다. 인근 주민들과 항상 밝게 인사를 나누고, 다른 집의 소소한 일에도 관심을 갖고, 여러 '핑계'를 만들어 주민들과 어울려야 한다.
변두리나 시골에 집을 마련한 사람들은 대개 농사에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농사는 도시민들이 꿈꾸는 즐거운 놀이가 아니라 상당한 노동력이 필요한 작업이다. 경험이 없는 도시민들 중에는 무리해서 넓은 땅을 마련하고 농사를 지으려다가, 재미는 고사하고 고생만 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집 주위의 9.9~13㎡ 조각 땅을 밭으로 만들거나 인근 주말농장을 13㎡ 정도 분양받아 경작이 쉬운 상추나 고추, 토마토 등을 심어본다. 여유가 생기면 주변의 도움을 받아 노는 땅을 조금 임대해 본다. 웬만한 곳에서는 가족들이 재미로 농사를 지을 33~66㎡ 정도는 쉽게 얻을 수 있다.
자녀들의 교육도 시골에서는 큰 문제다. 아예 도시의 집을 정리하고 '도시 출퇴근형' 전원생활을 할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자녀교육에 대한 욕심을 일정부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집을 구할 때는 학교와의 거리와 통학버스 운행 여부 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정규학교를 대신할 대안학교 등이 있는지도 알아본다. 가장 좋은 것은 30분 이내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학교가 있는 것이다.
시골에서는 겨울 난방비가 만만치 않다. 아파트처럼 단열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나무를 때는 화목보일러나 연탄보일러는 저렴한 대신 사용이 불편하고, 기름보일러는 비용이 많이 든다. 심야전력을 난방에 사용하는 집, 화목보일러(또는 구들)와 기름보일러를 함께 쓸 수 있는 집 등이 유리하다.
주말 전원생활형의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두 채의 집을 갖게 된다. 가장 문제는 세금과 집에 들어가는 각종 비용이다. 세금은 1가구 2주택 중과세에 해당하지 않는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수시로 집을 수리하고 생활패턴에 맞게 개조하는 것도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다. 도시의 집처럼 모든 것을 깨끗하고 편리하게 만들려고 하기보다는 시골 정서에 맞게 생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일산 집에서 여의도 회사까지 출퇴근하는 데 하루 네 시간 가까이 소모되지만, 양씨는 오히려 행복하다. 좋은 환경 덕분에 가족들의 아토피는 거의 치유됐고, 저녁 늦은 시간이나 주말에 주변을 한가롭게 산책하거나 운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도 훨씬 쉽게 풀려 출퇴근 피로를 거의 못 느끼기 때문이다.
양씨처럼 도심의 아파트를 탈출해 한적한 전원주택을 갖는 것은 도시민들의 가장 큰 꿈이 됐다. 특히 '콘크리트 덩어리'라고 불리는 아파트의 환경적 폐해가 널리 알려지면서 각종 질병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시 근교 전원주택이나 시골집을 찾는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를 탈출해 환경이 좋은 변두리로 옮겨가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여러모로 꼼꼼히 따져보고 발품을 팔지 않은채 섣부르게 아파트를 처분하고 변두리로 옮겼다가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돼 후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아파트를 탈출해 환경이 좋은 곳으로 옮겨가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고 어떤 것을 따져봐야 하는지 알아본다.
■ 생활형태를 결정하자
대부분의 직장인은 자신의 직장을 포기하고 아예 시골살이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최근 귀농 붐이 불고 있기는 하지만, 귀농에 성공하는 경우보다 오히려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귀농을 굳게 결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직장생활을 이어가면서 변두리지역이나 시골에서 지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좋다.
직장을 유지하면서 집을 옮긴다면 생활형태는 크게 '도시 출퇴근형'이나 '주말 전원생활형'이 될 가능성이 높다. 도시 출퇴근형은 집을 완전히 변두리나 시골로 옮기고, 그곳에서 직장으로 출퇴근하는 경우다. 주말 전원생활형은 시골에 두 번째 집을 구해 평일에는 도심에서 거주하며 직장을 다니고, 주말이나 휴일에만 시골에 머무는 형태다.
■ 집을 구하자
생활형태가 결정되면 다음으로는 집을 알아보아야 한다.
'도시 출퇴근형'의 경우에는 출퇴근이 가능한 거리 내에서 집을 구해야 한다. 거리를 계산할 때는 단순한 거리가 아닌 실제 출퇴근에 걸리는 시간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온 가족이 생활터전을 온전히 옮기는 만큼 충분한 공간과 생활에 불편함이 없는 집을 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까운 곳에 시장 등 생활 편의시설이 있는지, 학교나 병원 등을 오가는 데 불편함이 없는지, 도로 사정은 좋은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 외따로 독립된 집보다는 전원주택단지처럼 공동체 생활이 가능한 곳이 좋다.
'주말 전원생활형'의 경우에는 좀 더 먼 거리의 집을 구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의 집을 완전히 정리할 수 없는 만큼 시골집에는 투자를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좋다. 장기적으로 농촌에 정착할 생각을 갖고 있더라도 처음부터 큰 집을 구하기보다는, 시골 생활에 차근차근 적응해 가면서 주변에서 적당한 집을 알아보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주말형 소형 전원주택을 전세·월세로 얻거나 상태가 양호한 농가주택을 저렴하게 세를 내 조금만 리모델링해 살아보는 것이 좋다. 주말에만 사용하는 주택은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가구 및 생활용품만 갖추면 된다.
■ 전원생활에 적응하자
집을 구해 이사를 간 후에는 전원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변두리의 전원주택단지라도 아파트와는 생활패턴이 크게 달라진다. 폐쇄적인 아파트와 달리 시골에서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대단히 중요하다.
맞벌이 부부가 아니라면 집에 혼자 남게 되는 여성의 적응이 큰 관건이 된다. 하루종일 아무 일도 못하고 집에서 '감옥살이'를 하다보면 오히려 도시생활보다도 못한 결과를 만날 수 있다. 전원생활에 맞는 다양한 취미생활이나 부업, 소규모 농사 등에 재미를 붙여야 견딜 수 있다.
농사 욕심부리지 말고 자투리땅부터 시작
자녀교육 욕심은 일정부분 포기 감수해야
1가구2주택 중과세 여부도 꼼꼼히 체크를
■ 주의해야 할 점
폐쇄적인 아파트와 달리 변두리나 시골에서는 상당한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 시골로 내려간 사람들 중에는 토박이 주민들과의 마찰을 견디다 못해 다시 도시로 '쫓겨오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이 아파트 생활에 익숙해 공동체 개념이 부족한 경우다. 인근 주민들과 항상 밝게 인사를 나누고, 다른 집의 소소한 일에도 관심을 갖고, 여러 '핑계'를 만들어 주민들과 어울려야 한다.
변두리나 시골에 집을 마련한 사람들은 대개 농사에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농사는 도시민들이 꿈꾸는 즐거운 놀이가 아니라 상당한 노동력이 필요한 작업이다. 경험이 없는 도시민들 중에는 무리해서 넓은 땅을 마련하고 농사를 지으려다가, 재미는 고사하고 고생만 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집 주위의 9.9~13㎡ 조각 땅을 밭으로 만들거나 인근 주말농장을 13㎡ 정도 분양받아 경작이 쉬운 상추나 고추, 토마토 등을 심어본다. 여유가 생기면 주변의 도움을 받아 노는 땅을 조금 임대해 본다. 웬만한 곳에서는 가족들이 재미로 농사를 지을 33~66㎡ 정도는 쉽게 얻을 수 있다.
자녀들의 교육도 시골에서는 큰 문제다. 아예 도시의 집을 정리하고 '도시 출퇴근형' 전원생활을 할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자녀교육에 대한 욕심을 일정부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집을 구할 때는 학교와의 거리와 통학버스 운행 여부 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정규학교를 대신할 대안학교 등이 있는지도 알아본다. 가장 좋은 것은 30분 이내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학교가 있는 것이다.
시골에서는 겨울 난방비가 만만치 않다. 아파트처럼 단열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나무를 때는 화목보일러나 연탄보일러는 저렴한 대신 사용이 불편하고, 기름보일러는 비용이 많이 든다. 심야전력을 난방에 사용하는 집, 화목보일러(또는 구들)와 기름보일러를 함께 쓸 수 있는 집 등이 유리하다.
주말 전원생활형의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두 채의 집을 갖게 된다. 가장 문제는 세금과 집에 들어가는 각종 비용이다. 세금은 1가구 2주택 중과세에 해당하지 않는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수시로 집을 수리하고 생활패턴에 맞게 개조하는 것도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다. 도시의 집처럼 모든 것을 깨끗하고 편리하게 만들려고 하기보다는 시골 정서에 맞게 생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저작권자 ⓒ 경인일보 (www.kyeongin.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