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한국인의 저력

근면·성실한 자세는 발전의 원동력… FTA 발효시켜 성장 동력 확보해야
   
▲ 박영렬 (변호사)
[경인일보=]가끔 이른 새벽 지방에 일이 있어 고속도로를 들어서다보면 동이 트기 전인데도 고속도로는 이미 많은 차량들로 붐비고 있다. 또 전국을 다니다 보면 지방도 국도 고속국도 할 것 없이 매끈하게 정비된 도로가 사통팔달로 뻗어있다. 최근 착공한 모습을 본 듯한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미 완성된 건물의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은 이제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지난해 동남아의 어느 나라를 간 적이 있다. 도로공사 현장을 지나게 되었는데 공사장비들만 덩그러니 서있고 일하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늘 밑에서 누워있거나 담배를 피우며 잡담을 하고 있었다. 다른 현장도 마찬가지였다. 언제 저 도로가 완성될까 (쓸데없이) 속으로 걱정도 해 보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으로 부지런하고 성실하다. 특히 성공한 기업인들은 이른 새벽부터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호텔들은 각종 조찬모임들로 이른 새벽부터 북적인다. 이런 근면과 성실의 미덕이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경제적, 문화적 풍요의 원인인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전 세계에 인구 5천만명 이상, 국민소득 2만달러 이상인 나라가 7개국(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중국은 인구는 많으나 소득이 부족하고, 캐나다는 소득은 높으나 인구가 모자란다)이 있는데 대한민국이 그 중의 하나라고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4천600억 달러 이상을 수출하였는데 이것 또한 세계 7번째 규모이다. 반도체, 자동차, 건설, 휴대전화 등 각종 전자제품들은 전 세계시장을 누비고 있다. 기업 활동 뿐만 아니라 스포츠도 이미 세계강국이 된지 오래다.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일본을 제치고 종합 7위를 달성하였다.

그러나 우리 앞에는 새로운 도전이 놓여있는 것도 사실이다. 근면, 높은 교육열, 하면 된다는 투지와 끈기 등 지금까지의 우리나라 제반 사회를 이끌어 왔던 미덕들은 여러 가지 상황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세계가 경탄할 만한 경제성장의 그늘 속에서 자라고 있던 문제점들(수출과 내수의 불균형, 첨단 IT 부문과 비 IT 부문,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구조적 문제, 임금구조의 양극화 등)은 새로운 도약을 위해 그 해결책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전통적 요인들을 견지하면서도 환경변화를 고려한 새로운 차원의 성장이론과 전략이 필요하다.

최근 우리 사회에 화두가 되고 있는 '동반성장'이라는 개념도 이러한 차원에서 제시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추진방법에는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필자는 발전이라는 이름하에 성장을 우선시 하는 무한경쟁 사회에 '상생'이라는 아름다운 씨앗이 뿌려졌다는 데서 희망을 본다. 지금까지는 나라 전체가 양적인 충족이 행복의 필요조건이라 생각하고 달려왔다. 이제는 '상생'이라는 충분조건을 위해서도 애써야 한다.

작금의 언론매체를 통해 접하게 되는 세계 경제의 암울한 소식들은 우리의 통제를 벗어난 부분이 많고 그에 대한 효과적 대처는 일정 부분 시기를 기다려야만 하는 것도 사실이다. 길지 않은 인생을 살면서 필자가 배운 것이 하나 있다면 '내가 변화시킬 수 있는 것에는 최선을 다하고, 내가 변화시킬 수 없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수용하라'는 것이었다. 누구나 느끼는 것이지만 세상은 나를 위해 전적으로 호의적일 수 없다. 물론 그런 점이 때로는 삶을 힘들게도 하지만, 삶을 발전시키고 도전의식을 심어주며 나의 역량을 키우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문제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인 것이다. 눈앞의 어려움은 또 다른 축복으로 가는 출입문에 불과하다.

우리는 미국·EU와 FTA를 체결한 상태다. EU는 비준절차를 마무리했고, 미국도 금년 상반기 중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FTA 비준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FTA에 관한한 극동아시아 3개국 중 가장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후속조치가 지연되면서 아쉬움을 더해주고 있다. 국회에서 신속하게 논의가 이루어져 금년 1조 달러 교역 달성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국민 모두의 염원일 것이다. 다시 한 번 우리 민족의 저력으로 세계를 감탄케 할 내일을 기대해 본다. 몇 주 전만 하더라도 결코 끝날 것 같지 않던 추위도 자연의 섭리에는 겸손히 순응하듯 하루하루 햇살의 빛깔을 달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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