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

중국 내수 진출 시급하다

中 분배정책에 저임금 매력 사라져… 현지가공 보다 시장전략을 세워야
   
▲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
[경인일보=]중동에서의 자스민 혁명, 중국의 '바오바(保八)' 성장정책 포기에 이어 일본 동북부지역의 강진 발생으로 세계경제는 물론이고 우리 경제에 대한 불안요인이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일본 강진이 발생한 동북부 지역은 일본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만, 원자력발전소 폭발로 세계경제에 대한 후폭풍이 적지 않다. 정유, 유화, 철강 등 업종에 따라 반사이익을 볼 수 있는 품목도 있을 수 있으나 복구비용 조달을 위해 보유중인 채권을 매각함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이 우려되고, 일본산 핵심부품 조달 차질로 인한 손실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수입에너지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산업 및 소비 구조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점을 최근 국제고유가로 다시 한 번 더 실감하게 된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오르내림에 따라 국제수지 관리는 물론이고 심각한 인플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진으로 인해 일본의 정유사의 조업이 일시 중단되어 원유 수요가 줄면 국제유가는 일부 하향조정될 수 있지만, 원자력 발전소의 지진피해로 가동이 중단되면 화석에너지를 사용하는 화력발전소의 전력생산 증가로 가스와 경유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여 결국은 에너지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4일 폐막된 중국 양회(兩會)는 중국이 당면한 정치·경제·사회적 해법을 국내외에 밝히는 계기가 되었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제12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8%대 성장정책을 7%로 하향조정하고 양적 성장정책의 후유증을 본격적으로 치유하겠다는 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투입한 사상 최대 규모인 6천억달러 경기부양정책으로 2009~2010년 중국 경제는 10%를 초과하는 높은 성장실적을 기록함에 따라 상하이, 충칭 등 대도시에 몰려 일용직 일자리를 전전하는 농민공들의 대량 실직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중국 당국은 성장률 약화 조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고, 지난 30년에 걸친 성장중시 정책으로 인해 악화된 소득격차, 부패, 지역간 갈등, 부동산 가격 폭등, 물가불안 등 사회경제적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기에다가 중동발 자스민 혁명의 영향이 중국에 미칠 수 있고, 이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성장보다는 분배를 강조함으로써 사회경제적 불만을 줄여나가는 것이 정치적 현안으로 부각되었다. 지난 2006년 시작된 제11차 경제계획에서도 분배구조 개선을 시도하면서도 고도 성장정책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 양회에서 성장을 다소 낮추더라도 분배구조 개선에 역점을 둘 것임을 천명한 것은 중동사태가 소득격차, 인플레, 소득감소 등 경제문제에서 촉발되어 민주화시위로 이어진 점을 크게 우려한 결과로 보인다. 특히 5% 내외로 예상되는 물가인상률보다 훨씬 높은 최소 13% 이상의 최저 임금 인상을 규정한 점은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이 성장정책보다는 분배우선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영업환경은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다. 국제적인 신용조사기관인 피치사는 중국 경제가 하락하게 되면 우리나라와 대만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2010년 기준 우리나라의 5대 수출지역은 중국, 아세안, 일본, 유럽(EU), 미국 순이고, 중국의 비중은 21%로 2~5위 지역에 대한 수출비중 42%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중국 진출 대부분의 기업들이 저임금을 바탕으로 단순 조립한 제품을 제3국에 수출하는 구조로 되어 있을 뿐,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한 기업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의 정책 변화로 우리 기업들은 현지가공보다는 내수시장 침투를 위한 전략 수립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또한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특성과 패턴을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현지 마케팅에 적합한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중국이 질적 성장으로 변경했듯이 우리 기업들의 대중국 진출 전략도 질적인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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