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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주년, 호들갑보다 반성을

   
▲ 박상일 / 사회부
[경인일보=박상일기자]다음 달이면 민선 5기 자치단체장들이 취임 1년을 맞는다.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도가 지난 1991년 부활한 것으로 따지면, 지방자치 20주년과 함께 맞는 취임 1주년이기도 하다. 각 지자체들은 벌써부터 취임 1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이벤트들을 준비하느라 부산하다. 지난 1년간의 치적(治績)을 정리해 화려하게 포장하고, 주민들의 관심을 끌기위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달말께면 취임 1주년과 관련한 각종 보도요청 자료들도 쏟아져 나올 참이다.

이런 모습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민선 이후 자치단체장들이 거의 하나같이 그랬다. 자신들의 치적을 내세워 '표'를 모으려는 정치적인 의도가 다분히 깔려있다. 그렇게 따지자면 취임 1주년을 맞아 준비하고 있는 온갖 이벤트들은 3년후를 노린 정치적 행보라고도 할 수 있다.

중앙의 행정력이 지방에까지 제대로 미치지 못했던 옛날, 지방의 고을을 다스렸던 관리들은 적지않은 권력을 누렸다. 중앙정부의 감시와 통제가 약하다보니, 관리들의 마음가짐과 다스림의 방법이 고을의 발전 여부를 결정했다. 주민들은 고을을 잘 다스렸던 관리가 떠날 때는 힘을 모아 송덕비(頌德碑)를 세웠다.



그런 옛날과 비교하자면, 지금 취임 1주년을 준비하는 모습은 송덕비를 스스로 세우려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스스로 치적을 내세우며 '내가 이렇게 잘했소'라고 알아달라고 사정하는 모습이 사실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취임 1년을 맞는 지금, 지자체의 수장들이 할 일은 진지하게 지난 1년을 되돌아보는 '반성'이 아닐까 싶다. 과연 지난 1년동안 정치적인 욕심을 버리고 주민들을 위해 노력해 왔는지, 혹시나 초심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잘못된 것들을 인정하고 고치려고 노력해 왔는지…. 스스로 하늘에 한점 부끄럼이 없다면, 아마도 취임 1주년 홍보는 필요가 없을듯 하다. 3년후에 주민들이 어떤 형태로든 '송덕비'를 세워드릴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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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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