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일 / 사회부 |
이런 모습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민선 이후 자치단체장들이 거의 하나같이 그랬다. 자신들의 치적을 내세워 '표'를 모으려는 정치적인 의도가 다분히 깔려있다. 그렇게 따지자면 취임 1주년을 맞아 준비하고 있는 온갖 이벤트들은 3년후를 노린 정치적 행보라고도 할 수 있다.
중앙의 행정력이 지방에까지 제대로 미치지 못했던 옛날, 지방의 고을을 다스렸던 관리들은 적지않은 권력을 누렸다. 중앙정부의 감시와 통제가 약하다보니, 관리들의 마음가짐과 다스림의 방법이 고을의 발전 여부를 결정했다. 주민들은 고을을 잘 다스렸던 관리가 떠날 때는 힘을 모아 송덕비(頌德碑)를 세웠다.
그런 옛날과 비교하자면, 지금 취임 1주년을 준비하는 모습은 송덕비를 스스로 세우려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스스로 치적을 내세우며 '내가 이렇게 잘했소'라고 알아달라고 사정하는 모습이 사실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취임 1년을 맞는 지금, 지자체의 수장들이 할 일은 진지하게 지난 1년을 되돌아보는 '반성'이 아닐까 싶다. 과연 지난 1년동안 정치적인 욕심을 버리고 주민들을 위해 노력해 왔는지, 혹시나 초심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잘못된 것들을 인정하고 고치려고 노력해 왔는지…. 스스로 하늘에 한점 부끄럼이 없다면, 아마도 취임 1주년 홍보는 필요가 없을듯 하다. 3년후에 주민들이 어떤 형태로든 '송덕비'를 세워드릴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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